풍부한 오일 머니로 냉전 시절의 군사력을 되찾고 있는 러시아가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시작했는데 이번 훈련에는 북양함대에서 참가한 함정들이 북대서양에서 훈련을 한 뒤 지중해로 진입한 후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과 합류해 지중해에서 공동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항공모함 1척, 대잠함 2척과 미사일순양함, 연료보급선 등 모두 11척의 군함이 동원된 이 훈련은 2월까지 계속될 예정으로 전투기 47대, 헬기 10대도 참여해 해상과 공중에서 미사일 발사 등 실전훈련과 가상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함대는 또 6개국 11개 항구를 방문해 러시아 해군의 위용도 과시할 예정입니다
러시아가 최근 비공개 첨단무기들을 속속 선보이며, 일련의 대규모 '과시용'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10일 "러시아 해군이 쿠즈네초프 항공모함과 다목적 함재기(艦載機) Su(수호이)-33을 동원해 8~9일 지중해 중심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해, 전 세계 주요 해상에서 군사력을 과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훈련에서 선보인 쿠즈네초프 항공모함은 러시아의 유일한 항모로 2004년 항모 활주로에서 이륙한 전투기가 추락해 항모가 크게 부서진 뒤, 3년간 수리작업을 마치고 훈련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항모는 러시아 북단 무르만스크의 북양(北洋)함대 소속이지만, 이번 훈련을 위해 영국과 스페인을 돌아 지중해로 이동했으며 전장 302m에 28대의 전투기와 24대의 헬리콥터를 탑재합니다. 이 항모에 탑재된 12대의 Su-33은 마하(음속) 2.5의 속력에 적 잠수함의 어뢰를 탐지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나톨리 세르듀코프(Serdyukov) 러시아 국방장관은 "쿠즈네초프 항모와 Su-33의 등장은 전술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러시아 군사력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러시아 해군의 지중해 진출 훈련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철수한 지중해에 해군 기지를 다시 확보해 영구 주둔하려는 계획의 첫 단계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는데, 냉전 시절 소련 해군은 시리아의 타르투스 항구에 기지를 두고 지중해에 주둔하면서 막강한 힘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공군은 이미 해외로 작전 반경을 넓혀 왔습니다. 2007년 8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공군 폭격기들이 15년 만에 영토 밖 장거리 정찰 비행을 실시했으며 전략 폭격기가 동원된 정찰 비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공군은 이어 10월 말에는 폭격기와 정찰기를 동원해 블라디보스토크 연해부터 태평양 공해까지를 작전 반경으로 하는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사진은 지난 2008년1월 13일 터키 이스탄불항에 나타난 러시아 순양함 Moskva 121함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