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시위대, 경찰 차량도 검문… 석달째 '사드 무법지대'
입력 : 2017.07.07 03:11
[오늘의 세상] 北 ICBM 위협 속 성주는 지금
- 불법 검문소에 봉쇄된 사드
軍, 사드기지 2㎞ 코앞서 막혀… 헬기로 병력·물자 간신히 보급
기름 없어 北미사일 탐지 실패도
- 경찰은 "충돌 날라" 수수방관
세차례 철거 시도했지만 실패, 침묵하던 주민들도 불안감 표출
"마냥 반대만 하는게 맞는 건가"
경북 성주군 소성리 마을 어귀의 2차선 도로 절반은 테이블과 의자, 파라솔 등이 차지하고 있다. '협조해주세요, 탑차·적재물 꼭 확인 후 지나가 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도 펼쳐져 있다. 지난 5일 기자가 탄 차량이 이 도로를 지나려 하자 의자에 앉아 있던 평상복 차림의 사람이 다가왔다. 그는 '차를 멈추고 창문을 내리라'고 손짓하더니 4~5초간 차 안을 훑어본 다음 "가도 좋다"고 했다. 차량을 검문한 사람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드 배치 저지 전국행동' 등 반미(反美) 단체 회원과 성주 주민 일부다.
◇도로 2㎞ 막혀 헬기로 공수
이들은 지난 4월 26일 달마산에 사드 발사대 2기와 엑스(X)-밴드 레이더 등이 반입되자 마을을 관통해 기지로 향하는 도로 위에 허가 없이 간이 검문소를 설치했다. 군(軍)이 유류 등 사드 기지 운용에 필요한 물품 운송을 하지 못하도록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었다. 지난 5월 군 당국이 부식 차량에 휘발유와 경유 등 유류를 싣고 배치 지역으로 이동하다 이들의 검문에 걸려 운송에 실패했다.
사설 검문소에서 사드 기지까지 육상 거리는 2㎞. 몇몇 민간인의 제지에 막혀 군은 이 짧은 거리의 도로를 포기하고 사드 부대 운용을 위한 유류와 병력 대부분을 헬기를 통해 운송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엔 헬기가 난기류를 만나 칠곡군의 한 야산에 항공유 한 통(약 1892L)을 떨어뜨렸다. 야산에 쏟아진 기름을 수거하기 위해 군 병력 100명이 동원됐다. 경상도 방위를 관할하는 2군작전사령부 관계자는 "주민과 충돌하지 않으려고 헬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성주군청과 경찰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법행위에 속수무책
'불법 검문소'에선 두 사람씩 조를 짜 2시간 단위로 24시간 활동한다. 이들은 일반 차량은 물론 11인승 경찰 차량까지 검문한다. 사이렌이 달린 순찰차만 그냥 통과시킨다. 민간인이 도로를 점거한 채 검문을 벌이는 것은 불법행위다. 경찰은 마을에 경력 40명을 주둔시키고 간이 검문소 옆에도 경찰 2명을 상시 배치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법 검문 활동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월 검문검색을 위해 민간인들이 설치한 책상, 파라솔 등을 치우려고 200명을 투입했다. 앞선 5월 21일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쐈을 때 사드 가동을 위한 발전용 기름이 일시 바닥나 레이더를 작동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정치권 등에서 '경찰은 왜 손을 놓고 있는가'라는 비난이 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사드 반대 단체 회원과 주민 등 60여 명의 저항에 밀려 철거를 포기했다.
성주경찰서 관계자는 "지금까지 세 차례 검문소 철거 작업에 나섰지만 그때마다 사드 반대 세력이 원불교·천주교 등 종교 행사를 하는 바람에 실패했다"며 "'종교 탄압'이라는 주장이 나올까 봐 무리하게 진압에 나서기보다는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주(64) 소성리 이장은 "사드를 배치할 때 정부는 주민 의사를 묻지도 않았다"며 "도로를 점거한 것은 불법이지만 법이 없는 마을로 둔갑시킨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와 경찰에 있다"고 말했다.
◇외부 세력 20여 명이 주도
소성리에선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민노총·전교조 회원 등 수백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사드 반대 집회가 열린다. 지난달부터는 보수 단체 회원들이 이곳에서 사드 찬성 집회를 벌이고 있다. 서북청년단 정함철 구국결사대장은 "민간인의 불법 검문 활동은 국가 안보를 지역이기주의로 짓밟는 행위다. 이게 나라인가"라고 말했다.
성주군청 관계자는 "작년에 열렸던 사드 반대 집회엔 대개 성주·김천 주민들이 참여했다"면서 "지금은 외부 세력이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소성리에 머물며 불법 검문에 가담하는 외지인은 20명 정도다. 소성리 전체 주민 80명 중 불법 검문에 가담하고 있는 주민은 10
명 정도로 알려졌다. 성주 주민 중에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무한 반복'되는 듯한 사드 반대 행태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다. 이모(68)씨는 "북한이 저렇게 미사일을 쏴대는 데 마냥 반대만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내 주위 사람 중 상당수도 사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공감한다. 다만 대놓고 말을 하지 못할 뿐"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07/20170707002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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