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0-08-10 09:56:51
<윤석준 차밀, 2020년 8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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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미국 틈새전략: 무인기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팬도믹 이후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아주 공세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취약점을 파고 드는 틈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카드(Taiwan Card)’를 활용하여 중국을 압박하자,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COVID-19로 경제 위기에 접한 홍콩에 대해 전격적인 국가보안법(national security law)을 적용하는 ‘홍콩 카드(Hong Kong Card)’를 적용하였으며, 이에 대해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실제 미국이 해도 중국과 경쟁에서 먹히지 않으니, 미 마이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전(前) 리차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접근전략이 실패한 정책이고,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필요치 않으며, 중국 공산당을 패배시키고, 중국을 민주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주장은 무효이다”라고 선언까지 하였다. 이에 이안 부루마(Ian Buruma)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이를 그동안 양자간 관계가 전략적 협력 관계임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자,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국제법적 문제라고 제3자 입장에 서있던 미국의 입장과는 매우 다른 발언이라며 미국 정부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할 정도였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7월 9일 『포브스(Forbes)』는 “중국이 미국의 틈새 유럽 내 발칸반도 국가 세르비아(Serbia)에 CH(菜紅)-92A형 전술 무인기(UCAV) 6대를 판매하였으며, 이는 2019년 Wing Loong Ⅱ형 10대 도입설에 이은 세르비아에 대한 무인기 수출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최근 중국 지도부의 무인기에 대한 관심이 관영 매체를 통해 유난히 많이 보도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7월 24일 『China Daily』가 중국 공산당 당중앙군사위원회 시진핑 주석이 시진핑을 제외한 모두 군인인 위원들을 동반하고 중국 동북 3성 중 하나인 吉林省 長春의 중국인민해방군 공군대학을 방문하여 8월 1일 건군일을 축하하고 공군대학에 개발 중인 각종 무인기를 참관하였다고 보도한 기사였다.
당시 시진핑 주석의 복장은 인민복이 아닌, 중국인민해방군의 근무복(service uniform)이었다. 2015년 국방군대개혁을 현장 격려를 위해 연합참모부 연합지휘본부를 방문할 때는 중국인민해방군 전투복(combat uniform)과는 다른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특히 중국 당중앙위 주석이 베이징이 아닌, 지방성 군사대학에서 건군절을 축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 사례였다. 물론 공식 행사는 베이징 중난하이 또는 빠이(八一)해방군본부에서 실시되었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군 영도가 지방성 공군대학을 방문하여 무인기를 참관한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평가하였다.
첫째, 미국에 대한 경고였다. 최근 미 해군의 남중국해와 필리핀해에서의 군사적 압박과 미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남중국해의 구단선 무효 ‘직접’ 선언 등의 공세에 대한 대응이라는 평가이다. 특히 중국 해군은 Type 075 대형 강습상륙함(LHA)에 무인기를 탑재하기 위해 급히 3번함을 Type 076형으로 개조하였으며, 이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대해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미 해군 항모타격단(CSG)을 무인기로 격파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 것이라는 평가였다.
둘째, 중국산 무인기 우수성 홍보였다. 통상 건군절(八一節)에는 J-20 스텔스기 또는 최근 추력편향노즐(thrust vectoring nozzle)을 탑재한 J-11B 등이 동원되었으나, 이번엔 吉林省 長春 공군대학의 무인기 개발과 운용에 집중되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CH-92A형 무인기(UAV)를 통제하는 조종석에 직접 올라 설명을 들으며, “무인기 우수성을 직접 체험하고 무인기 개발이 신시대 강군꿈(强軍夢)과 군사전략(軍事思想) 핵심이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은 민간 무인기 생산량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최근 미 국방성이 금지령이 내리기 전까지 미 해병대는 중국산 상용 무인기를 소부대 전술용으로 사용할 정도였다.
셋째, 중국 무인기 해외판매 촉진 의도였다. 2000년부터 中國航天科技集團公司(CASC) 소속 中國航天空氣動力技術硏究院(CAAA)이 개발을 주도하는 CH형 무인기(UAV)는 12종의 개량된 무인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5개국, 중동 4개국, 동남아 2개국, 중앙아시아와 발칸반도 인접국 각각 1개국 등 총 13개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아울러 2011년부터 中國成都飛機工業集團公司(CAIG) 산하 成都飛機設計院(CADI)는 Wing Loong(翼龍) Ⅰ/Ⅱ형과 GJ(攻擊)-1형을 생산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3개국, 중동, 서남아시아 그리고 중앙아시아 각각 2개국 등 총 9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들 CH형 UAV와 Wing Loong형 UCAV는 미 공군 MQ-1, MQ-9 그리고 Global Hawk를 모방형으로 성능은 미국과 떨어지나, 단가가 낮고, 구매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제한점이 없으며, 무인기 관련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고 추가하여 경제적 지원까지도 가능하여 주로 미국과 경쟁 및 적대관계에 있는 국가들에게 주로 수출되고 있다. 아마도 시진핑 주석이 직접 중국제 무인기의 성능을 듣고 격려함으로써 향후 해외 판매에 촉진제 역할을 기대하였을 것이다.
지난 7월 9일 『포보스』는 지난 7월 1일에 중국 공군 Il-78 수송기가 6대의 CH-92A와 18발의 FT-8C 공대지 단거리 미사일을 싣고 세르비아 수도 벨그라드(Belgrade)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하면서, 세르비아 정부는 이들 CH-92A 형 UCAV를 구(舊)유고 파브리카(Fabrika) 자동차회사의 6X6 FAP-2228형 트럭에 탑재된 직접통신신호(direct radio signal) 교신에 의해 CH-92A형 UCAV를 운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하였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은 세르비아 정부가 추가로 3∼6대의 CH-92A가 금년 말까지 더 도입될 예정이라고 전망하였으나, 지난 7월 2일 중국 관영 『Global Times』는 “최대 24대의 CH-92A를 인도할 예정이다”라고 보도하여 추가 대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제 무인기 질적 성능 판정을 떠나 이번 세르비아 정부의 중국 CH-92A와 단거리 공대지 미사일 FT-8C 구매는 아직까지 미국의 유럽연합(EU)과 나토(NATO) 회원국이 아니며, 친(親)러시아 성향의 세르비아에 교두보를 확보한 의미라며, 이는 향후 유럽연합과 나토 국가들에 대해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특히 미국이 1999년 발칸반도 사태 시에 MQ/RQ-1을 투입하였으며, 당시 추락된 MQ/RQ-1 무인기가 세르비아 반군이 발사한 러시아제 Strela-1M 지대공 미사일에 추락하였으며, 세르비아 반군은 추락된 MQ-1 잔해를 러시아로 이송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후 세르비아는 미국 무인기 공격에 대한 원한(怨恨)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군사 전문가들은 친(親)러시아이고, 반(反)나토 성향이며 나토의 『개별국가 파트너십 프로그램(NATO Individual Partnership Action Plan program)』에 참가하여 나토의 작전과 전술을 공유하고 있으며, 2025년에 유럽연합(EU) 회원으로 가입할 예정인 세르비아가 중국산 Wing Loong-Ⅱ형 도입설에 이어 CH-92A 무인기를 도입하였다는 것은 매우 전략적이며, 군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첫째, 세르비아의 나토 견제이다. 세르비아는 1999년 유고에 대한 나토의 공군작전 피해국으로서 언젠가는 발칸반도의 인종적 종교적 통합을 이루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나토에 비협조적이며 친(親)러시아 성향을 보이고 있다. 나토는 이를 유럽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르비아의 중국제 CH-92A형 무인기 보유는 나토에 대한 간접적 위협이며, 이는 중국 CH-92A 제작사가 파격적 기술이전을 약속하면서 판매한 주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 나토는 미국과 러시아 위협 평가, 터키 문제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분담금 요구 등으로 갈등을 갖고 있어 중국은 값싼 무인기의 세르비아 판매로 전략적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을 것이다.
둘째, 세르비아의 독자형 무인기 개발 지원이다. 세르비아는 2019년 중국산 Wing Loong Ⅱ형 도입설에 이어 이번 CH-92A형의 구매를 통해 주변국보다 열세한 공군력을 보강하고, 값싼 가격으로 과거 나토로부터 당하였던 무인기 위협을 갚기 위해 세르비아 독자형 무인기 개발과 관련한 센서, 표적추적, 레이저 등의 분야에 대한 기술이전까지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이번에 세르비아 정부가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전술용 무인기들은 미국제 무인기들보다 질적으로 한 단계 낮은 수준이나, 『포브스(Forbes)』 군사 전문가 세바스티안 로빈(Sebastien Robin) 박사는 중국이 대폭적 무인기 관련 기술이전을 약속하였다면서 세르비아 정부는 이를 통해 2011년부터 개발하고 있는 Pegaz-011형 독자적 무인기 개발 속도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미 세르비안 과학자들이 중국에서 기술이전을 받고 있다고 전망하였다. 중국 입장에서는 서남아시아 파키스탄과 중동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은 세르비아 판매로 유럽에 교두보가 구축된 것이었다.
셋째, 가격 경쟁이었다. 세르비아가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 Wing Loong Ⅱ형의 경우 대당 약 1백만 불 수준으로서, 이는 2010년 기준으로 MQ-1 4백만 불과 2019년 기준 MQ-9의 1천6백만 불과 비교할 시 파격적 가격이다.
이러한 미국산 무인기들의 높은 단가는 미국 이외 서방 주요 국가만이 MQ-1/9을 운용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2017년 6월 인도가 중국의 인도양 진출과 파키스탄과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투입하기 위해 MQ-1 체계를 패키지 단가로 2억 불에 도입을 결정하였다. 반면, 세르비아는 CH-92A 도입 가격은 알져지지 않았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약 3천만 불로 전망하였다.
특히 중국은 이번 세르비아의 CH-92A형 도입에 값싼 가격 제시와 함께 FT-8C 레이저 유도 공대지 미사일과 약 8-12마일 거리의 주야간 열상감지 카메라, 레이저 표적추적기, 이동표적감시기(MTI)를 추가함으로써 세르비아의 구매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 중국산 무인기의 성능은 어떠할까?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무인기 개발과 작전투입에 있어 미국보다 한참 늦었으나, 중국제 무인기가 미국을 모방하고 무인기 관련 기술을 탑재하여 거의 미국제 무인기 MQ-1/9에 준(準)한 성능을 생산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미국은 1980년대 말부터 미 국방성(DoD)과 미 중앙정보부(CIA)가 1990년 초반부터 제너날 오토빅스(General Automics)사와 전술용 무인기 MQ-1 Predator를 개발하여 1995년 7월 1일부터 실전에 배치하였으며, 당시 카메라, 레이더, 광학센서, 밴드위스, 레이저 관련 첨단개념을 위한 과학기술개발(ACTD) 단계를 거쳐 MQ-1 Predator를 개발하였으며, 1990년대부터 대테러전에 투입하였으며, 2018년 MQ-9 Reaper로 대체되기까지 약 300대가 운용되었다.
MQ-9 Reaper는 2007년부터 생산되었으며, MQ-1 Predator가 주로 감시정찰용이었다면, MQ-9 Reaper는 MQ-1보다 크고, 무거우며 더 많은 무장을 탑재할 수 있도록 86kW의 MQ-1엔진보다 큰 712kW 터보프롭엔진을 사용하여 MQ-1보다 15배 무장탑재, 3배 속력을 내어 14시간 작전지속성을 갖추었다.
이들 MQ-1/9의 주요 무장은 GBU-12 Paveway Ⅱ 레이저유도폭탄과 GBU-38 합동직격탄(JADM) 그리고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과 AIM-9 사이드와인더 미사일 등으로 MQ-1은 C-130 허큘리스와 MQ-9은 C-17 그로브마스터 대형수송기에 탑재될 수 있어 전 세계 어느 분쟁지역이든 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원격통제방식을 초기 직접통신신호(direct radio signal)이 아닌 위성위치장치(GPS)와 지역별 동영상 및 주파수밴드 통제소 간 네트워크화시킨 소위 “원격 분리 작전(Remote-Split-Operation)”을 채택하여 미 본토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공군기지 지휘통제소에서 원격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9년의 Wing Loong Ⅱ형 도입설에 이어 이번에 세르비아가 도입한 CH-92A형은 미국제 MQ-1/9과 같이 ACTD 단계를 거치지 않았으나, 정찰 및 감시와 공격용으로 1시간 이내에 작전투입, 야전활주로에서 이착륙과 착륙시 낙하산 이용으로 활주로 길이를 단축시킬 수 있고, 적의 곡사포와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보다 높은 공중에서 비행하여 생존성이 보장되며, 사거리 6마일의 약 44파운드의 FT-8C 2발을 탑재하여 언제든지 공격용으로 투입할 수 있어 미국 MQ-1/9 성능을 유사하게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세르비아 정부는 이번 CH-92A형 도입으로 기존 독자형 Pegaz-011형 완성을 위한 기술이전을 받아 완성할 예정이며, 향후 CH-92A를 러시아 MiG-21형 또는 독자형 SOKO J-21 및 J-22 전투기와 유무인 혼합팀(MUM-T) 공중작전 개념으로 활용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세르비아 군사웹사이트 『Tango 6』의 평가자료를 통해 세르비아가 중동 사우디 아라비아 등으로부터 제기되는 중국제 무인기에 대한 작전적 신뢰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CH-92A형 도입을 결정한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들이 작용하였다면서, 특히 유럽연합과 나토에 의해 포위된 형국인 발칸반도 국가 세르비아가 미국의 틈새를 파고 드는 중국의 전략과 부합한 결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궁극적으로 중국과 반(反)나토 국가인 세르비아 간 전략적 협력에 있어 중국제 CH-92A형 무인기가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으며, 미래전은 무인기 간 전쟁일 것이라고 평가하는 군사 전문가들의 전망이 증명되는 증거일 것이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연구위원 및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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