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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용 기자  최아리 기자  조유진 기자 입력 2020.08.28 03:00

구청 "A라인 8명, B라인서 2명… 모두 같은 엘리베이터 사용"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10명이 잇따라 발생해 아파트 집단 감염에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는 모두 같은 동 주민이다.

먼저 A라인에서 5가구 8명이 확진된 데 이어 27일 바로 옆 B라인에서 추가로 2가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때 구로구에서는 A라인 환기구를 통한 바이러스 수직 전파 가능성을 크게 봤으나 B라인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엘리베이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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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아파트 환기구에서 채취한 검체 14건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추가로 아파트 주민 2명이 확진됐으며 이들은 전날 확진된 주민들의 바로 옆 라인에 산다. 다만 위치는 고층과 저층으로 떨어져 있다. 구로구는 "추가 확진자가 나온 두 집을 포함해 확진된 일곱 집은 모두 같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 구조"라며 "엘리베이터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감염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파트 한 동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 유형 중 아파트의 비율은 50.1%였고, 수도권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은 50.7%였다. 해당 아파트는 1988년에 완공된 15층 복도식으로 20가구가 같은 층에 거주한다. 확진자가 발생한 동에는 268가구, 5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지난 23일 A라인 주민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이튿날인 24일 가족 2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그런데 같은 날 이 가족과 같은 라인에 사는 다른 주민이 확진됐으며 25~27일 같은 라인 4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27일 바로 옆 B라인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아파트 주민 중 최초로 판정을 받은 주민이 다니는 금천구 육가공업체에서도 이날 추가로 확진자 2명이 나와 육가공업체 확진자는 총 22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이 아파트 관련 확진자는 32명이 됐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아파트와 회사에서 발생한 감염의 선후 관계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아파트 내 최초 감염자가 누군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방역 수칙을 더욱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마스크를 끼고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특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때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베이 터 내 감염을 피하기 위해 계단을 이용하거나 버튼에 항균필름을 붙이는 등의 방법은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가 구리 성분으로 된 항균필름 위에서 4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며 "필름을 교체한 지 오래됐다면 더 지저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이용 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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