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 앞두고 공세 수위 높여
조선.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입력 2020.09.05 00:00
지난달 31일 캄보디아 프놈펜을 관통하는 메콩강에서 사람들이 고기를 낚고 있다./EPA 연합뉴스
남중국해 이어 동남아의 젖줄 메콩강이 미·중 갈등 무대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3일 중국이 메콩강 흐름을 조작(manipulate)해 동남아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판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양국 모두 메콩강을 매개로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미국 평화연구소(USIP)와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이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동남아 지역에서) 특별히 긴급한 위협은 (중국의) 메콩강 흐름 조작”이라며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하류 국가들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이 지난 25년간 댐 건설, 운영을 통해 메콩강의 자연적인 흐름을 극도로 악화시켰다”고 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발언은 9~11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ARF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이 여는 지역 안보 회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외교장관도 관련 회의에 참석해왔다. 올해 ARF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아세안 메콩강 유역 국가들과 화상회의를 열 예정이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 고원 빙하 지역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길이 4300㎞의 강이다. 중국에서는 란창(澜沧)강이라고 부른다. 메콩강 하류의 삼각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지역으로 6000만명 이상이 생계를 의지하고 있다. 메콩강으로 유입되는 물 가운데 중국에서 흘러드는 수량은 우기(雨期)에는 16%지만, 건기(乾期)에는 70% 이상이라고 한다.
동남아 국가와 미국은 중국이 메콩강 상류 지역에 11개의 댐을 건설하면서 하류 지역이 물 부족 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 메콩강 유역에 비가 덜 내리면서 메콩강 수위는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태국, 캄보디아 등 중하류 지역은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겪었지만 상류인 중국 지역은 댐으로 물을 가둬 물이 풍부했다는 것이다.
미 정부와 싱크탱크들은 최근 중국의 메콩강 통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미국 수자원 컨설팅회사인 아이즈온어스(Eyes on Earth)는 지난 4월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상류의 댐으로 메콩강 하류로 가는 물 가운데 470억㎥을 막고 있다고 했다. 미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는 “중국이 메콩강의 수도꼭지를 잠그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며 메콩강 국가들을 달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 칭화대 등 중국 연구진은 메콩강 상류의 중국 댐이 우기의 물을 가뒀다가 건기에 방류해 하류 지역 물 공급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8월 23일 메콩 유역 국가 정상들과 화상 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메콩강 상류 지역의 수문(水門) 정보 등을 메콩강 하류 국가들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메콩강 유역 국가에 대해 막대한 인프라 투자를 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은 2010~2019년 메콩강 하류 5개국에 인프라 건설 등으로 총 753억달러(약 89조6000억원)를 투자했다. 반면 미국의 메콩 지역 국가에 대한 직접 투자액(누계)은 최근 10년 간 100억달러(약 12조원)에서 170억달러(약 20조)로 70억달러(약 8조달러) 증가했다.
직접적인 경제 지원에서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메콩 유역 주민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수자원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콩강 하류 국가 가운데 가장 친중(親中) 성향으로 평가되는 캄보디아 훈센 정부도 지난해 여름 메콩강 유역의 가뭄이 극심해지고 여론이 나빠지자 중국이 지원한 댐 건설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수력발전용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메콩강 일대를 개발하고 앞으로도 20여 개의 댐을 더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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