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사상 최고'라 불리는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미래 전쟁을 준비하는 미 육군의 정예조직

 

2018년 8월 24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미래사령부 부대창설기념식에서 부대기를 펼치는 모습 <출처: 美 국방부> * 좌에서 우로 크로스비(Michael A. Crosby) 미래사령부 주임원사, 밀리(Mark Milley) 육군참모총장, 에스퍼(Mark T. Esper) 육군성장관, 머레이(John M. Murray) 미래사령관.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미국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등 중동 일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를 상대로 비정규전을 수행해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 기간을 틈타 무기체계 첨단화, 군 구조 개편 등 군사력의 현대화를 추진하였다. 자신들의 영향력을 주변으로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으며(좌),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인도를 군사기지화하는 등(우)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면서 국제적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출처: (좌) Anton Holoborodko / Wikipedia, (우) 미 해군>

실제로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一對一路) 전략을 공포한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시작했고,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에 이어 돈바스(Donbass) 지역을 침공함으로써 동부 유럽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활동이 본격화되자 미국은 이슬람 무장단체와의 비정규전뿐만 아니라, 경쟁국과의 정규전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였다.


21세기 전쟁을 준비한다

미 국방부가 2018년에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에는 이러한 미국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기에는 미국이 테러나 각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비국가조직 뿐만 아니라, 강대국들과의 경쟁도 직면해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저강도(Low-Intensity) 위협부터 고강도(High-Intensity) 위협까지 다양한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보다 완전한 구조를 갖추고, 동맹국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국방개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018년, 미 국방부가 발표한 『Summary of the 2018 National Defense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Sharpening the American Military Competitive Edge』 <출처: 미 국방부>

미 육군은 『국가방위전략』의 전략환경평가를 기초로 美 육군이 승리하기 위해 나가야 할 방향을 『육군비전(The Army Vision)』에 담아 2018년 6월에 발표하였다. 이 비전은 2028년을 목표 연도로 美 육군이 미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전쟁 억제, △비정규전 수행능력 유지, △합동·다영역·고강도 분쟁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태세 구비 등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러한 능력은 미래 전장 환경에 걸맞은 첨단 전력, 싸우는 방법, 구조, 리더십 등의 개발을 통해 발휘될 수 있다고 보았다.

2018년 6월, 美 육군이 발표한 『육군비전(The Army Vision)』 <출처: 미 육군>

 


비전 실현의 장애물은 무엇일까?

미 육군이 다음과 같은 문제로 비전을 실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턱없이 짧은 일정이다. 미 육군비전의 목표 연도는 2028년으로 구현 기간이 짧다. 하지만 미 육군은 미래 전장에서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 해상, 우주, 사이버·전자기 영역 등 다영역(Multi-Domain)을 활용하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첨단무기체계가 필요하다. 필요한 첨단무기로는 유·무인 복합 지상전투차량, 항공기, 작전지속지원체계 등이 제안되었는데, 이런 첨단무기체계는 소요제기부터 최종 전력화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불과 10년이라는 기간 내에 미 육군이 비전을 구현하고 다영역작전 능력까지 모두 갖추기는 빠듯하다.

지상, 공중, 해상, 우주 및 사이버·전자기 영역에서 운용되는 타군의 전투플랫폼과 초연결되어 전투를 수행하는 美 육군의 다영역전투(Multi-Domain Battle) 개념 <출처: 미 육군>

두번째 장애물은 현재 미 육군의 체질이다. 미 육군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지금까지 대반란전(Counter-insurgency)을 수행해왔기에 전력, 교리, 구조 등은 대부분 비정규전에 최적화되어 있다. 미 육군비전 구현을 위해서는 세계 곳곳의 게릴라들과의 비정규전뿐만 아니라, 최근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과의 정규전까지 모든 유형의 군사적 충돌에 대비할 수 있는 태세로 전환해야 한다.

미 육군은 거의 20년간 테러범과 게릴라들을 소탕하는 비정규전에 집중해왔기에 그 체질을 바꾸기 쉽지 않다. <출처: 미 육군>

그렇지만 20년에 걸쳐 비정규전에 최적화된 거대한 美 육군의 체질을 변경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존 틀에서 벗어나 교리(Doctrine), 편성(Organization), 훈련(Training), 장비·물자(Materiel), 리더십(Leadership), 인적자원(Personnel), 시설(Facilities), 정책(Policy) 등 전투발전요소를 군사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차원에서 동시·통합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기존 전투발전체계(Capabilities Integration and Development System)가 지향하는 목표와 비전에 제시된 목표 간의 격차는 적지 않은 내·외부의 마찰을 일으켜 체질 변경 기간을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비싼 개발비용으로 취소되었던 RAH-66 코만치 정찰헬기(좌)와 XM2001 크루세이더 자주포 <출처: 미 육군>

마지막으로, 첨단 무기체계일수록 엄청난 개발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미 육군은 고비용 획득프로그램을 실패한 경험이 있어 국방예산의 안정적 지원이 불투명할 수 있다. 실제로 미 육군은 1996년부터 차세대 정찰용 스텔스 헬리콥터로 코만치 헬기를 개발하였으나, 개발비만 약 31억 달러가 소요된다는 이유로 2004년에 취소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1999년 팔라딘(Paladin, M109A6) 자주포를 대체하기 위해 차세대 자주포인 크루세이더(Crusader, XM2001) 개발에 착수했으나,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2003년 럼스펠드(Donald Rumsfeld) 국방장관이 취소한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은 선례로 미루어 볼 때 미 육군이 미래 전쟁에 부합한 명확한 요구사항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정부 차원의 승인은 지체되거나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장애물을 넘기 위한 조직, 미래사령부

이렇듯 비정규전에 최적화된 미 육군의 현재 모습과 육군비전에 제시된 미래 모습은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미 육군은 이 격차를 상쇄하기 위해서 앞서 언급한 도전요소를 극복해야만 했다. 이를 위해, 미 육군은 미래 전장을 체계적으로 예측하여 적합한 전투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 발전을 동시에 진행하며, 이것들을 총괄할 수 있는 전문조직의 창설을 2017년 11월부터 구상하였다.

미 육군 미래사령부 전경 <출처: GOVERNMENT MATTERS>

미 육군은 이 과정에서 육군 예하에 산재되어 있던 전력, 교리, 구조 등과 관련된 연구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고,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였다. 또한 미 육군 단독으로 수행하기가 제한되는 부분은 민군융합 개념을 적용하기로 하였다. 미래 전장을 예측하거나 떠오르는 과학기술을 무기체계에 접목하는 등의 분야는 육군 홀로 추진할 수 없으며, 민·관·군·산·학·연의 전문가들이 미 육군의 미래 전쟁수행과 체질 변경에 필요한 집단지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고민의 결과 2018년 7월 1일 텍사스 오스틴에 창설된 미 육군의 전문조직이 바로 미래사령부(Army Futures Command)이다.

미 육군 일반명령 2018-10호 <출처: Mark T. Esper, Secretary of the Army, “Establishment of United States Army Futures Command,” General Order No. 2018-10, 4 June 2018.>

미 육군 일반명령 2018-10호에는 “미래사령부는 미래전력의 현대화 사업을 선도하고, 미래 작전환경을 평가하여 새로운 위협을 식별하고, 떠오르는 기술을 통합한다. 이를 위한 개념을 개발하여 요구사항 및 미래 부대구조를 구상하고 발전시켜 육군의 현대화에 필요한 방안을 지원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미래사령부의 역할은 앞서 언급한 美 육군의 비전구현 방향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미 육군은 미래사령부를 통해 현대화에 필요한 전력, 싸우는 방법, 구조 등을 순차적이 아닌 동시에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미 육군은 최단기간 내에 테러와 같은 저강도 분쟁부터 러시아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래사령부는 美 육군의 비전구현을 주도하는 싱크탱크로써 美 육군의 미래 전쟁 준비하고, 변화무쌍(變化無雙)한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나가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저자 소개

조상근 | 정치학 박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사단법인 미래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육군혁신학교에서 비전설계 및 군사혁신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고, ‘한국NGO신문’에 「메가시티와 신흥안보위협」 관련 글을 연재 중이다. 역·저서로는 『소부대 전투: 독소전역에서의 독일군』, 『Fog of War: 인천상륙작전 vs 중공군』 등이 있다. 2016년 美 합동참모대학에서 합동기획자상을 수상했고, ‘2020년 대한민국 지속가능 혁신리더대상’에서 국방교육 분야 혁신리더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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