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km 저격에는 부족한 중국판 '바렛' 대물저격소총
QBU-10 12.7mm 대물저격소총 <출처: Public Domain>
개발의 역사
미국의 바렛 M82 등 50구경 탄환을 사용하는 대물소총은 세계의 수많은 국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소총은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대전에서 전차가 등장하자 대전차 소총(Anti-tank rifle)이라는 이름으로 13.2mm 마우저 1918 T-게베어 등 대구경탄을 사용하는 소총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전간기에 전차는 기동력 향상과 장갑 강화 등으로 그 능력이 높아졌다. 더이상 대전차소총은 대전차 무기로서 유효한 화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그 이외에도 별다른 역할을 찾지 못했다. 한국전쟁에서는 PTRS-41이나 PTRD 등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자취를 감추었다.
PTRS-41(좌)과 PTRD(우) 등 대전차소총은 한국전쟁까지도 쓰였으나 커다란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 <출처: Public Domain>
한편 걸프전 이후 M82 바렛 12.7mm 저격소총이 대활약을 하면서 대물저격소총(anti-material sniper rifle)이라는 용도로 현대전장에서 유용성이 확인되었다. 그러자 세계 각국은 다시 이러한 무기체계의 개발에 집중했다. 현대화를 추구하던 중국 인민해방군은 특히 미군의 무기체계와 운용교리를 복제하는데 집중해왔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미군이 애용하던 50구경 저격총도 그 대상이 되었다.
중국 남방공업이 만든 AMR-2 저격소총 <출처: Real Tson / Wikipedia>
이에 따라 다양한 회사들이 1990년대부터 50구경 소총을 개발에 나섰다. 징쉐그룹의 JS05, 중국남방공업그룹의 AMR-2 등이 개발되었지만 인민해방군에 의해 채용되지는 못했다. 한편 후난쯔장 기기유한책임공사(湖南省资江机器有限责任公司, 舊 제9656 조병창)에서는 99식 반자동저격보총(半自动狙击步枪)을 선보였다. M99라는 모델명으로 더욱 널리 알려진 99식 저격총은 외양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영국의 어큐러시 인터내셔널 사의 AS50 저격소총의 영향을 받아 개발되었으나, 작동구조는 가스직결식을 채택하여 약간의 독자성을 추가하고자 했다.
미얀마 정부에 대항하는 카친 독립군 소속이 저격수가 M99 대물저격총을 사격중인 모습이다. <출처: Public Domain>
M99는 2005년부터 발매되었으며, 불펍형인 M99B도 M06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다. M99는 인민해방군 해군에 의해 채용되어 아덴만 해적소탕 임무 등에 투입되기도 했으며, 일부가 자유시리아군(free Syrian Army)과 ISIS 등 시리아 반군에 흘러들어가 활용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져 파키스탄군이 M99를 시험평가한 바 있는데, 2006년 평가에서 M99는 1.6MOA의 정밀도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M99는 해군과 해병대가 잠시 사용한 이외에는 본격적으로 채용되지 않고 있는데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제단계의 QBU-09 저격총의 시험평가 장면 <출처: Public Domain>
한편 1999년부터 쓰촨화칭 기계유한책임공사(四川华庆机械有限责任公司, Sichuan Huaqing Machinery Co., Ltd.)에 의해 또 다른 대구경 저격소총이 개발되고 있었는데, 이 사업은 2006년 5월에서야 정식으로 개발의 허가가 나게 되었다. 이는 인민해방군이 M99의 성능상 한계를 깨닫고 새로운 대물저격소총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업은 2006년 12월부터 시작되어 2007년 11월에 시제소총에 대한 상세설계검토가 마무리되었다. 설계에 따른 시제총기의 성능평가는 2009년 12월부터 시작되었는데, 이에 따라 새로운 대물저격소총은 최초에는 QBU-09로 불리기도 했다.
QBU-10은 2010년 최종개량형이 완성되어 개발부터 완성까지 10년이 걸렸다. <출처: Public Domain>
집중적인 시험평가를 마친 인민해방군 육군은 그 결과를 반영하여 2010년 5월 설계수정안을 도출했다. 새로운 수정설계안은 2010년 8월에 최종확정됨에 따라 드디어 인민해방군이 원하는 총기가 등장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총기는 10식저격소총(10式狙击步枪)으로 인민해방군에 의해 제식채용되었으며, QBU-10으로 해외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렇듯 QBU-10 저격소총은 개발시작에서부터 실전배치까지 약 10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특징
QBU-10은 12.7mm탄의 엄청난 반동을 제어하면서 사격이 가능하다. <출처: Public Domain>
QBU-10은 M82 바렛 저격소총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선 격발과 동시에 총열이 동시에 후퇴하는 점, 그리고 회전노리쇠를 사용하여 약실을 잠그고 개방한다는 점에서 M82와 유사하다. 한편 QBU-10만의 특징으로는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M82를 참조했다기 보다는 이미 89식중기관총(89式重机枪, QJZ-89)에서 채용한 방식이었다.
QBU-10 저격소총의 분해 모습 <출처: Public Domain>
QBU-10은 총열부, 총몸부, 노리쇠부, 개머리판 등으로 구성된다. 총열부는 총열과 반동 스프링으로 구성되며, 총몸은 윗총몸은 철제, 아랫총몸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으며, 윗총몸에는 가늠자와 가늠쇠, 조준경 장착을 위한 레일 장착대, 운반손잡이 그리고 접철식 양각대가 결합되어 있다. 노리쇠뭉치는 리코일스프링과 결합되며,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방식이므로 가스활대가 노리쇠 윗부분을 밀어내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또한 회전식 노리쇠를 채택하여 잠길 때에는 노리쇠가 뭉치와 완전히 결합되지만, 약실 개방시에는 노리쇠뭉치에서 약간 이격된 상태로 유지된다.
QBU-10 12.7mm 저격소총의 사격장면 <출처: 유튜브>
QBU-10를 개발하면서 개발진이 마주한 가장 큰 난제는 거대한 12.7x108mm 탄의 반동을 완충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하여 격발시 총열 자체가 후퇴할 수 있도록 했으며, 거대한 머즐 브레이크를 장착하여 양갈래로 발사가스를 내보냄으로써 안정성을 추구했다. 개머리판은 40mm 두께의 고무패드를 장착하여 반동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탄창은 복렬로 장전되며, 12.7mm 탄을 장전하므로 5발이 한계이다. 탄창의 측면에는 5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잔탄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탄창의 아래 부분에는 커다란 구멍이 3개가 뚫려 있어 모래 등 이물질이 배출될 수 있도록 했다. QBU-10에는 통상 3개의 탄창이 지급된다.
조준경의 내부의 레티클 <출처: Public Domain>
총기 사격시의 반동과 발사가스 분출 장면 <출처: Public Domain>
QBU-10는 매우 독특한 복합조준경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레이저거리측정기와 탄도컴퓨터를 조준경에 결합한 복합장치로, 사거리 측정은 물론 탄도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복합조준경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우선 YMA-09 주간조준경은 배율이 낮은 편으로 6~9배율이며, 무게는 1.6kg이다. YMH-10 적외선조준경은 비냉각식 야시조준경으로 2.5kg에 이르며 600m내의 인간 크기 표적이나 1.5km의 차량 크기의 이동표적을 식별할 수 있다. 두가지 조준경 모두 조준방식은 매우 간편하여 사수가 탄종을 지정하고 레이저거리측정기로 표적을 지정하면 탄도컴퓨터가 자동적으로 기온과 총기의 각도 등을 감안하여 자동적으로 조준점과 사격제원을 제공한다. 조준경의 정밀도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YMA-09 주간조준경을 장착한 QBU-10(맨왼쪽)과 YMH-10 야간조준경을 장착한 총기(중간) <출처: Public Domain>
조준경은 총기 상부에 장착된 레일에 결합된다. QBU-10에 장착된 레일은 일견 MIL-STD-1913 피카티니 레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피카티니 레일보다 폭이 넓어 호환되지 않는다. 일설에 따르면 애초에 피카티니 레일과 동일규격으로 만들었지만, 사격시 반동으로 인하여 조준경이 흔들리는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결합면을 넓힘으로써 안정을 취한 것이라고 한다.
QBU-10은 2MOA를 넘는 정밀도로 <출처: Public Domain>
12.7x108mm 탄을 사용하므로 사거리는 유효사거리는 1.5km, 최대사거리는 2.0km에 이른다. 중국 측 자료에 따르면 다목적탄의 사용시 총기의 정밀도는 2.4~2.6 MOA로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또한 총기의 수명은 짧은 편으로, 3천 발 정도가 한계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총기의 불량률은 0.2% 이하라고 한다.
UN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공군 대원들의 QBU-1의 사격훈련 모습 <출처: 유튜브>
운용 현황
2014 해상훈련에 QBU-10을 들고 참가한 선박검색 대원 <출처: Public Domain>
QBU-10은 2010년 이후 인민해방군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뿐만 아니라 무경 등에 의해 채용되었다. 장거리 저격용이라고는 하지만 2 MOA를 넘는 정밀도로 인하여 초장거리 저격에서 성능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12.7mm 89식 다목적탄(DBT10)과 54식 철갑탄(DBJ10)을 사용하면 소프트스킨 차량이나 엄폐물 뒤의 적을 공격하는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들 탄환을 사용할 경우 정밀도는 더 떨어지게 된다.
DBJ10 다목적탄(좌)과 DBT10 철갑탄(우) <출처: Public Domain>
DBT10 철갑탄의 피탄 장면 <출처: Public Domain>
철갑탄인 DBT10탄은 구리 자켓으로 덥힌 강철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자켓과 강철심 사이에 납을 포함하지 않았다. 탄환 전체의 무게는 130g이며, 탄자의 무게는 46g에 이르고, 총구초속은 820m/s 정도이다. 정밀도는 크게 떨어져 200m에서 3발사격시 집탄군은 직경 13cm 정도이며, 1,000m에서는 62cm로 알려진다. 한편 DBJ10탄은 폭발물을 탄두에 포함하고 있지는 않으나 소이제를 포함하여 표적에 명중시 파쇄하면서 폭발과 유사한 효과를 이루도록 설계된 고폭소이철갑탄이다. 역시 정밀도는 높지 않아 1,500m에서 3발 집탄군은 1.5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QBU-10으로 사격 훈련 중인 인민해방군 육군 특수부대원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파생형
QBU-10에는 별도의 파생형은 존재하지 않으나, YMA-09 주간조준경과 YMH-10 야간조준경을 바꿔가면서 장착할 수 있다. 한편 2019년 경에는 신형 주야간 통합조준경이 공개되었으나 상세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YMA-09 주간조준경을 장착한 QBU-10 <출처: Public Domain>
YMH-10 야간조준경을 장착한 QBU-10 <출처: Public Domain>
신형 주야간 통합조준경을 장착한 QBU-10의 사격장면 <출처: Public Domain>
제원
구경: 12.7x108 mm
작동 방식: 쇼트 스트로크 가스피스톤, 반자동
전체 길이: 1,380mm
총열 길이: 800mm (31.5인치)
전체 중량: 13.3 kg
장탄수: 5발 (상자형 탄창)
총구 초속: 825 m/s (2,707 ft/s)
유효 사거리: 1,500 m
저자소개
양욱 | National Security Consultant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으로 연구하며,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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