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이착륙전투기의 대명사 AV-8B 해리어 II 전투기, 미 해병대 AV-8B 해리어 II와 F-35B 수직이착륙전투기의 공중폭격훈련 영상
해리어 전투기 이야기 그리고 KF-X
작성자: 기상관측병
조회: 13087 추천: 7
작성일: 2021-03-03 19:39:36
미 공군 4.5세대 전투기를 원한다?
최근 찰스 브라운 미공군 참모총장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가 발언한 내용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1. 고강도 임무와 저강도 임무가 있는데 비싼 스텔스 전투기로 이를 모두 수행할 이유가 없다. 2023년 부터 예산을 절약할 수 있게끔 하이로우믹스 전략 개발이 더 효율적이다. 2. 우리는 그래서 어떤 혼합이 더 좋은지를 내부 검토중이다. 3. F-16의 업그레이드도 한가지 방법이지만 완전 새로운 기체에 대한 검토도 병행하고있다. 4. 그러나 70년대 개발이 시작된 F-16은 한계가 분명하다. 최근 우리는 보잉이 단지 몇년만에 T-7A 훈련기를 개발해내는 놀라운 디지털 기술력의 진보를 경험한바 있다. 만약 새로운 플랫폼을 단기간내에 완성 시킬수 있다면 F-16보다는 새로운 신세대 4세대 기체를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물론 이 모든것들은 예산이 소요됨으로 국방부와 의회의 의견수렴을 거쳐 결정되어야 한다.
미공군 참모총장의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는 T-7A의 빠른 개발실적으로 저비용으로 단기간내에 개발을 성공한 점을 통해 느낀점도 있고, 나아가 최근 그가 미공군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소인 케셀런을 방문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거기서 그는 연구진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미션컴퓨터나 기타 항전장비의 업데이트를 몇분만에 실시하는걸 목격하고 예전 전투기들은 업그레이 한번 하려면 몇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했는데 라며 감탄했다고 하는 후문입니다. 따라서 그런걸 해내기 힘든 구형기술 기반의 전투기 보다는 디지털 기술이 반영된 신세대 기체를 저렴하게 구현해 내자 하는것이 그의 발언의 핵심이라고 볼수 있겠습니다. 이양반이 흑인출신의 참모총장이라 기존발상의 틀을깨는 것에 흥미가 있으며 스스로 3000여 비행시간에 가까운 베터랑 조종사 출신이라 전투기에 대한 식견이 상당히 높고 뭔가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자 한다고 사료됩니다.
이에 더해 이미 미 공군의 내부 미래 전투 연구팀은 기존 미공군이 구매하기로 한 1763여대의 F-35를 1050대로 축소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검토중이라는 내용도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이런것들을 종합해 볼때 F-35와 F-22의 높은 운용비용이 꽤나 미공군에게 불만족스런 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찰스 브라운 총장이 말한 마지막 내용이 중요한데요, "내가 곧바로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제안 할 수 있지만, 결국 내가 아닌 국방부장관과 의회가 최종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들과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을 이어가는 점이 중요하다"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군사전문가들은 과연 의회와 국방부에서 이미 F-35의 개발과 다른 기체들의 신규 연구개발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4세대 기체의 백지상태로부터의 신규 개발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해선 많은 의구심이 든다라고 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중 상당수가 오홍? 하시면서 그럼 KF-X가 딱인데? 하는 국뽕스런 느낌이 팍팍 오실겁니다. 그래서 지금 많은 국뽕튜브들이 이와 관련된 영상을 양산해 내고 있고요. 그런데 뭔소리냐 하다가도 진지모드로 조금 살펴보면 보면 사실 그렇습니다. 저렴해야한다, 5세대가 아니라도 좋다. 하지만 예전 기술 기반의 기체는 싫다, 첨단 소프트웨어등 신기술이 반영되어야한다, 빨리 개발 가능한 신규기체개발이 좋은데 돈쓸 여유가 없다. 4.5세대 기체면 좋겠다. 오잉? 정말 딱이네요.
물론 미국은 군수용품은 미제를 쓰게끔 법으로 규정한 바이 어메리카 법이 있고 자존심 높고 기술력 세계 최강인 미국에서 후발주자이며 검증조차 안된 KF-X를 도입한다는 일은 사실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것이 정상적인 생각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부턴 전적으로 재미를 위해 치사량에 가까운 국뽕과 수퍼컴퓨터급 희망회로가 첨가된 글이오니 그냥 재미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뭐 따지고 보면 회망회로 막 돌리고 상상력동원해서 혼자서 씨익 하고 미소짓는게 밀덕이고 밀매지 팩트에 기반한 현실적인 말만 해야한다면 그건 방사청직원이지 밀덕이 아니지 않을까요? ㅋㅋ
===== 여기서 부터 진지한 분들 입장금지 =====
해리어 점프젯의 탄생 그리고 해리어1 AV8A 이야기
아니 그런데 KF-X 얘기가 아니고 해리어형이 여기서 왜나와?
제가 해리어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과연 전투기 제작 우주 원탑인 미군에서 해외개발 기체를 도입한 성공적인 사례가 과연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합니다. 제가 보기엔 해리어야 말로 해외에서 개발된 기체를 미군이 도입하여 아직까지 미 해병대가 잘 활용하고 있는 가장 성공적인 사업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Buy American Act 라는 심지어 미군이 신는 운동화까지 미제를 사야하게끔 강제할 수 있는, 관납품시 자국생산품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법규를 토대로한 바이 어메리카 정책이 버티고 있기에 해외에서 개발된 전투기를 미군이 도입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상키 어려운 일이기기에 말입니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면 미국에서 최종 생산이라는 방법을 통해 미국 방산업체가 자국에서 최종 생산 한다면 이를 우회할 수 있고 미국업체가 주체가 되도록 계약조건만 잘 조정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걸 해리어 사업이 잘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한국전쟁이 끝나자 많은 국가들은 전쟁중 망가진 활주로때문에 고생한점을 들어 활주로가 필요없이 아무곳에서나 뜨고 내릴 수 있는 수직이착륙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경쟁적으로 연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가볍고 이륙거리가 짧은 프로펠러기체들이 활약한 2차대전당시 공병들이 포탄에 구멍뚫린 활주로를 몇시간만에 불도저와 매트로 대충 복구하고 울퉁불퉁한 활주로면에서 다시 전투기를 날릴수 있던 프로펠러기들과 달리 더 빠른 속도로 이착륙하는 제트기들은 까다로운 조건을 갖춘 활주로가 요구되었기 때문이겠죠. 제트엔진을 정착한 전투기의 서막을 연 전쟁이 한국전쟁이었기에 비로서 각국들은 제트기 시대에 걸맞는 수직이착륙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 볼수 있겠습니다.
세상 흉폭하고 괴랄한것은 모두 영국인들 머리속에서 나온다는 우스게 소리도 있듯이 각국이 여기에 도전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영국인들이 이걸 해냅니다. 영국의 호커 시들리사에서 5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되었고 초기적인 TVC 추력편향이라는 신박한 방식을 채택한 P.1127이라는 프로토타입이 결국 세계 최초로 1960년에 수직이착륙을 성공시켜 세상을 놀라게 합니다. 이후 약한 엔진출력을 보강하기 위해 롤스로이스엔진이 나중에 인수하게되는 브리스톨사에서 개발한 페가수스 5 엔진을 탑재해 출력을 높였으며 여기에 날개를 약간 키운 이것이 해리어의 전신인 케스트렐입니다. (케스트렐 황조롱이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살아서 요거 케스트렐 우리가 추후 전투기 개발하면 명칭으로 한번 쓰면 좋겠다 싶었는데 영국에서 낼름 프로토타입에 써먹었네요. 이것들이! ㅋㅋ)
수직이착륙 공격기를 해병대에 주고싶었던 미군은 급히 조종사 2명을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영국에 파견해 성능을 알아보기로 했고 대단히 만족스러워 합니다. 케스트렐 프로토타입은 1964년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결국 영국공군은 60여대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는데 이것이 우리가 잘아는 1세대 해리어 즉 해리어 점프젯으로 통칭하는 호커시들리 해리어 GR.1입니다. 포클랜드 전투하면 떠올려지는 당시 맹활약한 영국로열해군의 시해리어도 바로 이녀석의 해상버전인 셈이죠. 레이다도 없는 까막눈에 무장도 변변찮고 항속거리도 조루지만 1960년대 이후 샤타내린 2003년까지 무려 40여년에 걸처 824여대의 해리어1과 해리어2를 생산해내었으니 매우 성공적이며 전설적인 수직이착륙 전투기의 시작인 알리게 된것이죠.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역시 매우 갈망하던 미국이 이를 지켜보고 가만히 있을리가 없죠. 어짜피 자체개발 노력도 지지부진 하던차에 최고 동맹국인 영국이 개발한 전투기가 탐이 많이 났겠죠. 핵폭탄, 레이다, VT신관등 흉폭하고 신박한 영국의 발명품을 가져다 완성시켜 재미본게 한두개였어야 말이죠. 영국도 미국에 팔아먹기 위해 멋진 마케팅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요, 마침 존 알콕과 아더 브라운에 의해 1919년 이뤄진 최초의 무급유 대서양 횡단 비행기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영국의 데일리 메일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민간/군용기가 참여하는 대서양 비행횡단 경주대회 이벤트가 1969년 펼쳐질 예정이었고 영국은 이를 해리어기를 세일즈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활용하기로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런던역앞 광장에서 수직이륙한 해리어기는 공중급유를 통해 6시간 11분만에 뉴욕 맨하튼 한복판을 지나 뉴욕인근에 수직착륙에 성공했고 대대적인 홍보효과를 얻게 되었죠.
미국은 영국과 발빠르게 협의하여 이 해리어1을 관련 Buy American Act 법규에 따라 자국에서 생산하기로 하고 맥도넬 더글라스사와 영국의 호커시들리사가 생산제휴를 맺고 100여기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여기서 재밌는 일이 발생합니다. 어짜피 공군과 해군에서 사용하는 영국과 달리 해병대용이라 그리 많이 살것도 아닌데 미국에서 생산하려고 하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큰 결과가 나온거죠. 계산기 두드려대고 나서 미의회의 예결위원회는 그냥 영국에서 만든걸 직도입하라는 결론을 내려줍니다. 이것은 미군 전투기 도입시 1933년 제정된 바이 아메리칸 법이 예외로 전투기 도입에 적용된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하며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짜피 법은 의회가 제정하니 예외 적용결정도 의회가 결정하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첫사례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부분 관련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아쉽게도 제가 관련 자료를 찾기가 힘들어서 여기까지 밖엔 그 과정을 말씀 못드려 아쉽습니다.
어쨋든 100여대의 해리어1을 영국으로 부터 도입한 미해병대는 AV-8A라는 근사한 제식명칭을 부여하고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출력부족과 그로인한 부족한 무장탑재량, 사이드와인더 밖에 탑재하지 못하는 대공능력, 레이더 부재등 부족한 점이 분명한 해리어였지만 정작 해병대는 야전 아무곳에서나 뜨고 내리며 의외로 단순한 기계적 구조로 인해 문제점도 별로 안일으키던 이녀석에 매우 만족스러워 합니다. 미 해병대 자체 분석결과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 최대한 가까운 20마일 코앞에 간단한 정비시설만을 갖추고 분대가 작전에 출격가능하기까지 모두 24시간내에 가능하다는 점에서 여기에 비해 활주로가 우선 깔려야하고 정비시설을 갖추는데 며칠이 걸리며 그러므로 전장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배치해야 했던 기존 기체들은 이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으며 실전 경험이라면 세계 최고인 미 해병대가 해리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해리어는 영국에서 공군기로 출발했지만 수직이착륙기의 특성상 정작 빛을 보기 시작한건 해군용 기체였죠. 영국왕립해군이 활용하기 위해 해리어의 해상형인 시해리어를 개발하자 세계 각국 해군들이 엄청난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 영국은 한번더 특유의 마케팅 쇼를 펼칩니다. 1976년 영국해군은 오래된 목재 갑판을 가진 구형 항모에서 해리어를 이륙시켜 제트엔진으로 부터 수직이륙시 발생하는 열에 목재갑판도 충분히 견딜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다시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죠. 각국 해군을 향해 외칩니다 드루와 드루와! ㅋㅋ
스페인 스위스, 호주, 브라질, 인도, 일본은 물론 심지어 당시 미국과 관계 개선통해 서방에 존재감을 막 알리기 시작하던 중국까지 엄청난 구애공세를 펼치며 해리어에 군침을 흘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재밌는건 중국에 해리어를 팔지 못하도록 가장 극심히 반대하고 영국에 압력을 행사한 국가가 정작 미국이 아닌 중국의 팽창을 두려워한 소련이었다는 점이죠. 소련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중국 해리어 도입은 계약 성사단계 까지 갔지만 뭐 결국 중국이 1979년 베트남을 침공하며 없던 일이 되어버렸지만 말이죠.
결국 스페인과 인도등이 해리어1을 도입하게 됩니다. 태국은 스페인으로 부터 중고기체를 나중에 인수하죠.
해리어2 AV8B 이야기
왕립 해/공군과 미해병대가 해리어1을 잘 활용하고 있었지만 늘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마음이 걸리던 옥에티는 페가수스 5 엔진의 뭔가 아쉬운 출력이었습니다. 따라서 호커 시들리사는 70년대 초반들어 신형 페가수스 15형 엔진을 탑재한 해리어를 연구하기 시작했지만 재정지출을 줄이려는 영국정부의 결정에 의해 해리어에 대한 추가 개발계획은 예산부족으로 1975년 폐기되며 없던 일이 되버립니다.
결국 아쉬운 넘이 우물판다고 해병대가 잘써먹는걸 잘 아는 미국정부의 주도로 이후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맥도넬 더글라스 사와 영국간의 공조로 차세대 해리어 사업이 다시 시작됩니다. 그러나 영국이 완전히 손땐 마당에 이제 해리어 개발은 미국인들의 손에 완전히 굴러들어온 셈이죠. 즉 해리어2는 이제는 더이상 영국의 전투기가 아니라 미국의 전투기가 되어버리는 주객이 전도된 흥미로운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중단된 해리어2 개발의 총대를 맨 것은 영국이 아닌 미국의 맥도넬 더글라스였으니까요.
해리어의 개발주체인 시들리를 통합한 영국의 BAE는 맥도넬 더글라스와 협정을 맺어 해리어에 대한 권리를 넘겨주는 대신 차기 개발비는 모두 미국이 내고 자신들은 40퍼센트의 생산지분을 남겨달라고 제안하여 해리어2의 개발이 성사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미해병대가 사용중이고 2025년 퇴역 예정인 AV8B 해리어2의 시작입니다. 해외에서 개발된 기체가 미군에서 아주 오랬 동안 활약한 매우 성공적이고 드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해리어2는 똥송한 기체를 항공역학적으로 좀 늘씬하게 빼고 황조롱이는 커녕 이름값도 못하고 참새마냥 짜리몽땅했던 날개를 좀 키우고 날개 재질에 좀더 가벼운 컴포지트 재질을 사용했으며 좀더 강력한 롤스로이스 페가수스 15 신형 엔진을 장착해 출력을 대폭 개선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 복병이 나타났으니 다름아닌 미 해병대의 큰형님 미해군이었죠. 해군의 입장은 돈타쓰는 주제에 없는 살림에 뭔 수직이착륙기냐, 어짜피 니들 원하는 CAS는 F-18 호넷이 더 잘하니 돈절약하게 잔말말고 해병대도 호넷을 도입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미해군은 무장탑재량도 별로고 항속거리도 조루인 해리어를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질 않았죠. 자신들이 대거 구매중인 래거시 호넷을 해병대도 써주면 도입단가도 떨어질테니 이득이고 해리어2에 들어가야할 개발비도 아낄수 있었으니 더더욱 고집피우는 해병대가 얄미웠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미 해병대도 상기한 해리어만의 장점을 들어 주장을 결코 굽히지 않았으며 결국 미 국방성은 해병대의 손을 들어 주어 우여곡절 끝에 1981년부터 해리어 2의 개발사업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제 영국은 더이상 주인이 아닌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개발비를 미국에서 전액 부담하는 판에 영국의 BAE는 계약상 해리어2의 공동개발 파트너가 아닌 협력사로 전락 하게되었고 동체납품생산 40퍼센트를 얻고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바꿔말하면 실행가능성 거의 제로이지만 국뽕회로 풀가동해서 만에하나 미공군이 KF-X를 도입할 경우 KAI가 이와 비슷한 계약으로 납품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죠)
그러나 엔진의 경우 브리스톨사를 인수한 롤스로이스가 75퍼센트 지분을 가지고 생산하고 미국의 프랫앤휘트니가 25퍼센트의 생산을 하게 되는 조건이었으므로 영국으로서는 그리 서운한 계약조건은 아니었습니다.
미해병대용 340여기 그리고 영국공군이 추가 60여대를 도입등 총 400여대 생산이라는 다소 야심찬 계획하에 1981년 해리어2 사업이 시작되었으며 1983년 부터 초도생산분이 미해병대에 납품됩니다. 이후 디지털 칵핏도입, 엔진배기부 디자인변경 그리고 이후 야간작전수행능력 부여등 여기저기 개선을 통해 해리어 2는 완성되게 됩니다. 브라질과 일본 이태리등에서 러브콜을 보내오자 이에 고무된 맥도넬 더글라스는 87번째 생산기체 부터 야간투시경내장형 고글, HUD, 적외선카메라등이 장착된 아간작전형 AV8B(NA)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를 1989년부터 미해병대가 인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해리어플러스 버전부터 도플러 레이더를 장착한 미행병대의 AV8B와 달리 돈이 없던 영국공군의 해리어2 GR5/7/9 버전은 자잘한 엔진과 항전장비의 업그레이는 지속하되 해리어2가 퇴역할때까지 돈아끼려 레이더를 안달아줘서 까막눈 기체를 잘 활용해 먹고 퇴역후 이들 중고기체를 미해병대에 부품전환용으로 팔아먹게 됩니다. (돈 한푼 안들이고 개발부터 끝까지 뽕뽑아먹는 대영제국 만세!)
80년대 중후반 포클랜드 전쟁에서 맹활약한 씨해리어 덕분에 해리어2 역시 이번에도 해리어 시즌1때 처럼 많은 국가들이 해리어2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리지널 해리어1을 사갔던 스페인은 물론 이탈리아해군이 참여를 결정했고 미해군이 들러리를 서서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3개국 공동프로젝트로 레이더, 항전장비 개선, 무장포드 추가, 암람미사일 인티그레이션, 엔진출력 향상등으로 기능이 개선된 해리어2 플러스라는 개발사업이 1991년 시작됩니다. 해리어2 플러스는 미해병대가 30여기를 신규로 추가구매하고 기존 해리어2 72기를 플러스기체로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합니다. 스페인해군은 8대, 이탈리아 해군은 16여대를 도입하게 되고 각국에서 할당받아 스페인은 CASA사에서 그리고 이탈리아는 알레니아 에어로노티카사가 최종 조립생산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주니어 파트너 영국도 물론 엔진과 동체등 다양한 부품납품에 참여하게되어 여기에 빨대를 꼽아 먹습니다. 어 이거 어디서 본듯한 장면아닐까 싶은데요 어찌 보면 F-35의 국제공동개발 방식의 원형이 이 3개국 해리어2사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살짝들게 되는 상황이 아닐까 합니다.
포클랜드전쟁에서 맹활약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해리어1 시해리어 만큼은 아니지만 해리어2역시 미해병대, 영국RAF, 이탈리아 해군과 스페인공군등에 의해 걸프전, 아프간전, 유고내전 이라크전등 수많은 전투와 고강도 분쟁지역 작전에 투입되어 많은 전공을 올렸으며 특히 걸프전당시 85퍼센트라는 높은 출격율을 달성하며 다양한 미군 전투기중 1위에 등극하며 실전 능력을 널리 인정받게 됩니다. 걸프전 당시 미군 사령관이었던 노먼 스워츠코프대장은 이후 F-117, 아파치공격헬기등과 더블어 걸프전을 승리로 이끈 7대주역중 하나로 AV8B 해리어를 꼽을 정도로 그 활약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월앞에 장사없다고 21세기 현대전장에서 해리어가 우뚝 서기엔 해리어2의 고질적인 문제들, 짧은 항속거리, 빈약한 무장, 아음속 전투기의 낮은 생존성등 태생적 한계가 더이상 극복하기 힘든 큰 벽으로 다가왔고 이후 등장한 F-35B에게 수직이착륙 전투기의 열쇠를 넘겨주고 2025년 화려한 역사에서 퇴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네가 하고 싶었던 말이 뭐냐? 뭔데 누구나 다알고 있는 해리어 얘기는 왜하며 이딴 똥글을 이리도 길게 써놨냐 물으신다면 그냥 KF-X 지상공개를 앞두고 있어 신나는 마당에 시간도 생기고 해서 해리어 사례를 통해 재미삼아 뻘글 한번 써보고 싶어서 국뽕이 첨가된 희망회로를 한번 불살라 볼겸 떠나는 해리어 얘기도 해볼겸 해서 적어 봤다 정도로 답변 드리고 싶습니다. ㅋ
포클랜드전 당시 제 중학교 절친중 한명이 필리핀 녀석이었는데 일요일에 공교롭게도 당시 영국대사님과 아르헨티나 대사님이 같은 성당에서 매주 미사를 드리곤 했었죠. 두분의 어색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요. ㅋㅋ 그런데 이녀석이 일요일 미사시간만 되면 영국대사님이 벤츠차량에서 내려 성당으로 걸어들어올때마다 용감하게(?) 뛰어나가 대사님 앞에서 말비나스 아르헨티나! 하며 외쳐대는 거였습니다. 꼬맹이 한테 욕도 못하고 얼굴만 붉히던 영국대사님의 표정과 저 멀리서 흐믓하게 아빠 미소로 바라보는 아르헨티나 대사님의 표정은 보너스 였고요. ㅋ 포클랜드는 커녕 말비나스는 더더욱 금시초문이던 저는 그녀석의 그런 태도가 의아했는데요, 생각컨대 아마도 스페인의 식민지 지배를 오래 받은 필리핀인들이 같은 스페인 문화권으로 태어난 아르헨티나에 대해 보이지 않는 동질감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아무튼 아무것도 모르고 멀리 대서양의 외딴섬에서 벌어지던 전쟁에 관심조차 없던 제가 이 일을 계기로 용돈으로 뉴스위크나 타임지를 서점에서 사다가 포클랜드 전쟁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게 되었고 엑소세 미사일과 해리어 전투기등에 대해 알게되었으니 아마도 이때부터 밀리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무튼 영어로 Devil's advocate라고도 하나요? 그냥 제가 반대의견에대한 의도적 반대의견으로 KF-X 미군 도입은 수학적으로 절대적인 0퍼센트 가능성은 아니다 란 말이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미국이 KF-X 도입할 일은 제가 오늘 로또 구입해서 1등에 당첨될 확률보다 낮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뻘글 읽어주신건 감사합니다만 노잼글 여기까지 뒤로가기 안하시고 다 읽은 비밀 회원님이 계시다면 역시 찐으로 인정합니다! ㅋㅋ
5줄 요약
1. 천조국에서 4.5세대 기체를 도입한대. 그럼 우리의 KF-X를 도입 할수도 있겠네?
2. 응 아냐 그없. 가능성 제로에 수렴함. ㅅㄱ
3. 그러나 그렇다고 완전 불가능이요 제로확률이라고 장담도 못하는게 막상 그렇게 결정한다면 킹왕짱 해리어 도입사례를 보면 절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님.
4. 똥글쓴 글쓴이 병신
5. 똥글 끝까지 읽은분 역시 찐으로 인정
'위인.교육.기타 > 군대 . 무기. 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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