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출신 미국의 의학박사인 라우니 리나 루카넨 킬데(Rauni-Leena Luukanen-Kilde)는 1969년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면서 급성복막염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게 됩니다. 그는 전신마취로 의식을 잃을 상태에서 임사체험을 하게 됩니다.
“전신마취를 했기 때문에 의식을 잃었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천장부근에 떠다니면서 내가 수술받는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것은 수술을 하고 있던 의사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메스를 들고 자르려고 하고 있구나, 그런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자르려는 부분에 작은 동맥이 감춰져 있었다는 것도 어찌된 일인지 알았어요. 그러나 의사는 그것을 몰랐는지 그 동맥을 잘라버리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중지시키려고 소리를 쳤습니다. ‘거길 자르면 안돼! 거기에 동맥이 있어!’ 그러나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예상한 대로 그는 동맥을 잘라버렸지요. 피가 분출해 천장까지 솟아오르는 게 보였습니다. 그 순간 나는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터널 속은 캄캄했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저편에 밝게 빛나는 빛이 보였고 나는 거기로 들어갔지요. 그곳은 자유의 여신상만큼 거대하고 강한 빛을 품고 있었습니다. 빛은 따뜻하고 사랑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 빛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나는 직접 볼 수 없었어요.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 앞에 꿇어 앉았습니다.”(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임사체험 상)
킬데씨는 임사체험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수술 중이었습니다. 그 후 진료기록부를 확인한 결과 임사체험 중에서 본대로 수술이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체외이탈과 초현실적 현상= 킬데씨는 “임사체험이란 일상세계를 성립하는 차원과는 다른 차원의 세계로 건너가기 위한 다리 같은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죽음의 실체는, 3차원의 세계에서 우리들이 입고있는 육체라는 옷을 벗어던지고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합니다. 차원을 달리하는 세계로 들어간다고 하면 아주 어려운 것처럼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것은 텔레비전 채널을 지상파에서 위성방송으로 전환하는 것과 같아요. 텔레비전을 지상시스템에서 우주시스템으로, 그 시스템의 차원을 바꾸더라도 당신의 존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처럼, 3차원 세계에서 고차원으로 존재 시스템을 이동시켜도 육체를 떠난 당신의 본질적 존재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요. 다른 차원에서 당신은 계속 존재하고, 계속 생각하고, 계속 감각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어요. 의사들도 빨리 그 사실을 깨달아 마지막 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플라톤이 “인간의 혼은 육체라는 감옥에 사로잡혀 있는 수인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 것처럼, “육체는 혼 혹은 에너지체가 살고 있는 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것처럼 에너지는 불멸이고 다만 모습이 바뀔 뿐이라는 것입니다. 혼을 에너지체라고 한다면 에너지불멸의 법칙을 적용할 수 있고, 그래서 영혼이 영원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킬데씨는 손발 등 말초혈관의 혈류를 점점 감소시켜 혈류가 심장과 뇌에 집중되도록 자기체면을 걸어 체외이탈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체외이탈을 통해 침대 위에 누워있는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게 됐고 자유롭게 생각대로 움직이게 된 것입니다. 그녀는 마음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 육체 곁으로 내려가 열심히 관찰하기로 마음먹고 호흡수를 헤아려 보기도 했습니다. 마취의사도 겸하고 있는 그녀는 정상치의 절반인 1분에 10회 정도 호흡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헬싱키의 부모님 집 거실로 날아가는 체험도 했습니다. 다음날 집으로 전화를 해보니 임사체험을 통해 보았던 것과 똑같은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킬데씨는 이 경험을 통해 체외이탈이 초현실적 현상임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글을 쓰고= 킬데씨의 저서인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도 초현실적 체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절반이 킬데씨가 자신의 임사체험을 쓴 것이지만, 나머지 절반은 51세에 죽은 종형에 의해 씌어진 것입니다. 그 부분은 사람이 왜 죽는가, 왜 인간은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불행과 고통은 왜 존재하는가 등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고있는 의문에 대해 답하는 내용입니다.
잡념을 제거하고 정신을 집중시키는 모임에 나가면서 그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원인 모를 강한 힘이 오른 손을 공중에 꽉 잡아두었고, 그후 ‘솔베이지’라는 종형의 이름이 씌어진 뒤에야 손을 아래로 내릴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솔베이지는 자기의 이름을 쓰고 난 뒤 또 ‘나는 살아있다’고 쓰는 것이었습니다. 솔베이지는 ‘1981년에 너는 책을 쓰게 될 것이다. 그것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세계 각국에서 번역될 것이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1981년이 되자 갑자기 ‘쓰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통틀어 24시간 만에 이 책 의 일부를 쓴 것입니다. 물론 그녀는 무엇을 쓰고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떤 때는 아주 캄캄한 어둠 속에서 쓴 적도 있다는 것입니다.
킬데씨는 트랜스상태에 빠져 있어서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무엇을 쓰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내 손이 보이지 않는 장갑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이 되어 그 장갑이 마음대로 움직이며 내 손을 조종하는 것이다. 자신의 손이 무엇을 쓰려고 하고 있는가는 자신도 전혀 알 수 없었다. 쓰고 난 다음 그것을 읽고 나서 ‘아, 이런 걸 쓰고 있었구나’하고 깨닫게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즉 스스로 쓰고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영적 존재에 의해 글이 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실례는 여러 사람에게서 목격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로즈마리 브라운이라는 여성은 베토벤, 바흐, 쇼팽, 슈베르트, 슈만, 라흐마니노프 등 유명작곡가의 영이 차례로 자신의 몸에 들어왔다고 말하며 6년 동안 400여곡을 작곡했습니다. 그 가운데는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라는 것도 들어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과학적으로 볼 때는 허무맹랑할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상하고 초현실적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현상이 존재한다면 과학은 그것을 고찰의 대상으로 삼아 보편적 원리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과학은 비정상적인 것을 배제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 왔지만, 그러한 태도는 동시에 가장 창조성 넘치는 부분을 배제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고차원적인 의식의 세계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됐습니다.
출처: 종교신문
권오문 omkw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