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지지고 뽁고
   늘 그렇게 분주한  일상에서 
   놓아주고 내려놓고 느림의 법칙을 배우고
   불가에서 말하는 해탈의 의미를 찾아가려 노력해본다.
   나이가 가져다주는 여유로움일까 배짱일까?
   아님 가도 가도 끝이없는 삶 고뇌에 찬 내려놓음의 법칙을
   이제사 깨닳음일까?

   흩어지는 커피향에 뿌연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리움이 녹아내리고 잔잔하게 들려오는 선율에 
  그리움도있고 지나간 추억속에도 갖혀본다.

   하교길 책보따라 허리춤에 불끈짜매고
   필통속 친구들이 요리조리 신나게 춤추도록
   숨가쁘게 뛰었던 신작로길....
   집에오면 엄~마 하고 불러보지만 메아리되어돌아온다.  
   책보따리 풀어 휙 집어던져 정확하게 골인하고
   이리저리 집안을 휘휘 돌아본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다.
   나의 주린배를 채워줄 어떤것도 ....
   부엌 실겅에 메달린 얼기 설기 엮어진
   소쿠리를 내려놓고 삶아논 딱딱한 보리쌀 한줌입에넣고
   장독대 항아리를 다 디져본다.
   우리엄마 제사때 쓸 오징어며 이것저것 숨겨놓은것 발견하고
   간이작아 오징어통째로 도둑질못해 제일 긴 다리하나 툭떼어
   입에물고 내 간식창고가 있는 회천강을 유유히 건넌다.

   수박에 꿀밤한대 멕이고
   탕탕 맑은 소리나는 녀석을 하나 툭 따다가
   원두막에 올라앉아 유유히 흐른는 회천강줄기를 바라보며
   수박을 쪼개 먹던 그맛을 나는 추억한다.
   먹고난 수박껍데기는 강을향해 팔매질하고
   내가 그러고보면 낙동강을 많이 오염시켰나.
   그때 팔매실력인지 체력장할때 던지기는 만점받았네 ....후후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지고지순한 사랑얘기 
   그런 사랑얘기가 있네 나두 ..그게 사랑이었나
   그아이 철이의 일기장속에 등장하던 숙이도 이제는
   세월을 이길수없다네...

   어느새 내몸이 기상대보다 더 정확하고
   찌푸둥한 몸둥아리가 하늘에서 한줄기 비라도 선물하면
   금방 저 나무들처럼 내 몸도 물을 만난듯 살아난다.
   
   철이는 고향땅에서 고향지킴이를한다.
   고향어르신들을 섬기며 트렉타에 몸을싣고
   파아란 들판을 누비며 검게탄 얼굴을 자랑한다.
   언제 친구랑 탁배기한잔을 부딪치며
   알록 달록 자식들 이야기 안주삼아
   진한 우정을 나눠봐야겠다.
   그때 그게 사랑이었냐고 물어도 봐야겠다.

   산에가면 깨똥이있었고
   한손에 삐삐가 또 한손엔 찔레가 있었다.
   얼마전 뒷산에올라 찔레를 꺽어 먹어보니 맛은 그대로다.
   산대놀이는 또 얼마나 재미있었던가?
   아카시아 잎 콧김으로 날리기도하고
   남은 줄기로 서로 서로 머리를 돌돌말아 파마를하고
   도랑물에 발 담그고 밀살이하던 그때 그시절 그친구들이
   오늘 보고싶다고 전화가왔다.

   친구야 너는 기억력도좋타 나는 도대체 기억이없네
   고향떠난지 오래라 그렇겠지 .....
   생각은 자꾸 무디어가고 신호등은 자꾸 깜박거리고
   이제 정신차려야지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지
   메모는 지대로 했건만 메모한 종이를 찾을수없네
   오전 내내 쓰레기통을뒤져 찾아냈다.
   내 건망증 어찌하오리이까 ~~~

   흐린 장마철 잠깐만이라도
   알록 달록 일곱색깔 무지개를 볼수있음 좋겠다.
   오늘 이러 저러한 사연들이 또 하나의 추억으로
   아름답게 자리매김하기를 ....
   삶의 언저리에서 묻어나는 소소한 것들에게도
   의미부여를하며 나의 삶에  풍요를 선물하고싶다.



꿈의 요정 / T.S.Nam
출처 : 행복 에너지
글쓴이 : 고향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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