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엔 어떤 종류의 잠수함이 있나 ?

 

추진 동력·크기·탑재 무기 등이 ‘種의 기원’

 

 

미국의 LA급 잠수함(원자력 잠수함).

독일 7C형 잠수함(디젤 잠수함).

 

디젤 엔진으로 전기 발전시켜 가동  디젤 잠수함

 

 

핵 분열에서 얻어지는 에너지 사용  원자력 잠수함

문근식 해군 대령

통상 잠수함은 추진방식, 함정크기, 탑재무장 및 사용 목적에 따라 구별한다.

 독자들에게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잠수함은 종류가 너무 많아 구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어떤 것을 잠수함이라고 부르고 어떤 것을 잠수정이라 하는지, 또 원자력 잠수함이 맞는지 핵잠수함이 맞는지, 재래식 잠수함인지, 디젤 잠수함이 맞는지,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인지 등등, 물론 필자같이 잠수함을 오래 탄 사람들은 전혀 어렵지 않게 구별하지만, 가끔 듣는 독자들은 많이 혼란스럽다고 한다. 잠수함 이야기를 하려면 우선 종류별로 부르는 명칭부터 정리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분류하는 방식은 주로 미국식, 독일식을 바탕으로 구분하는바 이를 정리해 보면, 우선 가장 중요한 분류는 추진 방식에 의한 분류이고 그다음이 크기, 탑재무장 및 사용 목적 등에 따른 분류다.

 추진 방식으로 분류할 때는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이냐 원자력추진 잠수함이냐로 구분한다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을 재래식잠수함,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핵잠수함으로 호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추진 방식에 의한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성능상 너무나 차이가 크기 때문이며, 즉 성능이 월등한 원자력추진 잠수함은 어느 국가나 보유할 수 없게 강대국에 의해 통제돼 오기 때문에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만 보유한 국가는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갖는 것이 꿈이다. 먼저 추진 방식에 의한 분류로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이후 약칭 디젤잠수함으로 표현)에 대해 알아보면, 이는 디젤엔진을 가동해 발전기를 구동시키고, 발전기에서 생성되는 전기로 추진모터를 작동시키고, 모터는 프로펠러를 회전시킴으로써 잠수함이 전진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을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 약칭 디젤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물론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은 발전기에서 생성되는 전기를 곧바로 추진에 사용하기도 하지만, 물속에서 장기간 항해하기 위해서는 축전지에 충전을 시켜서 사용한다. 왜냐하면 물 속으로 들어가면 디젤엔진을 작동시킬 공기가 없기 때문이며, 물속에서 이미 충전된 전기를 다 사용하면 물 위로 올라와서 엔진을 다시 작동해야 하고, 잠수함은 이때가 적에게 선체를 노출시키는 가장 취약한 순간이다.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가 선체는 물 아래에 두고 공기흡기 통만 물 위로 내놓고 수면 아래에서 엔진을 가동시켜 추진하고, 전기를 충전하는 스노클 장치다. 이 모습은 마치 해녀가 몸은 물속에 두고 빨대로 수면상의 공기를 흡입하면서 수영하는 원리와 같다. 이러한 추진 방식을 일반적으로 재래식(전통적인) 추진방식이라 하여 디젤 전기추진 잠수함을 재래식 잠수함이라 부르는데, 이를 혹자들은 구식 잠수함이라고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즉 추진 방식이 재래식, 전통적인 방식이라는 뜻이지 잠수함 장비가 구식, 재래식이라는 뜻은 아님을 밝혀둔다.

 다음은 수중 지속시간이 향상된 디젤 잠수함인데 이는 통상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system: 공기 불요 추진 체계, 또는 무급기 추진체계로 번역됨) 탑재 잠수함으로 호칭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디젤 잠수함과 차이점이 있다면, 전통적인 디젤 잠수함 대부분은 수상에서 축전지를 완전히 충전한 후 물속에서 경제속력으로 항해할 때 부상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약 3~4일이지만, 이 추진 체계를 탑재함으로써 수중 지속시간을 2~3 주 정도 연장시켰다는 것이다. 정확한 표현은 AIP를 탑재한 디젤 잠수함이나 통상 우리는 약칭 AIP 잠수함으로 부른다. 

 다음은 잠수함의 추진에 핵분열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잠수함인데, 통상 원자력추진 잠수함 또는 핵 추진 잠수함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혹자는 핵잠수함이라고도 표현함으로써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가끔 신문지상에 미국의 원자력추진 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고 하면 마치 핵무기를 싣고 다니는 잠수함으로 오해해 환경 운동가들의 시위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어 필자는 이 기회에 독자들에게 원자력추진 잠수함, 약칭 원자력잠수함으로 통칭하기를 제언한다. 아직도 핵이라는 말은 한반도에서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니 말이다. 원자력 잠수함의 추진 원리는 원자로에서 고농축 우라늄 U-235를 핵분열시켜 고온에 의한 증기를 발생시키고, 이 고압 증기로 터빈을 회전시키며 터빈이 추진 전동기를 회전시키고 최종적으로 프로펠러를 회전시켜 함이 전진한다. 그러나 원자력추진 잠수함도 비상시에 대비해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다니며 이는 원자로에 이상이 있을 시 사용한다.

문근식 대령 프로필
▲ 해사 35기
▲독일해군 잠수함전술 및 운용과정 유학( 1990 ~ 1992)
▲ 해외(독일) 장보고함 인수 작전관(1993)
▲박위함 인수부장(1995)
▲네덜란드 잠수함 함장과정 국내 유일 유학(1998)
▲ 나대용함 인수함장(1999)
▲해군본부 중잠수함(SSX)사업처장(2004)
▲93잠수함전대장(2005)
▲방사청 잠수함 사업팀장(2007)
▲한미연합사령부 해상작전과장(2008)
▲잠수함 국외(독일) 사업관리실장(2009~ 2012 )
▲논문 및 저서 : ‘모티베이션에 관한 실증적 고찰’(경영석사)ㆍ ‘U-BOAT의 비밀일기’ (번역서 2003.2)

 

<mksnavy@naver.com>

출처 : 해군 병기사 모임
글쓴이 : 송상교(하128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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