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70년 역사 해양주권 수호 쉼표 없다
- <3> 함정 건조
- 2017. 02. 23 17:42 입력 | 2017. 02. 23 17:47 수정
1947년 충무공정에서 2010년대 3천톤급 잠수함까지
항해 중인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함정은 착수부터 건조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걸린다. 세종대왕함도 1996년 사업에 착수해 2007년 5월 진수됐다. 국방일보 DB |
우리나라는 무역의 98%가 바다를 통해서 이뤄진다. 해양무역국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해군력은 대북 억제력임과 동시에 국가 생존의 열쇠가 된다. 따라서 그 기반이 되는 함정 건조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해군의 함 건조 능력과 절차에 대해 알아본다.
학생호, 울산함, 세종대왕함… 10년 단위로 함 건조 능력 크게 도약
우리 손으로 최초의 함정을 만든 때는 언제일까? 1950년대, 아니면 1960년대, 1970년대? 모두 아니다. 시기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47년 2월 명명식을 가진 충무공정(PG313)이 그 주인공이다. 충무공정은 1944년 9월에 일본 해군이 비행기 구조 겸 어뢰 발사를 위한 함정으로 기공(起工)한 것이 그 시초였다. 일본의 패전으로 공사가 중단된 것을 우리 해군 조함창이 1946년 2월에 경비정으로 설계를 변경, 건조했다. 건조 당시 골격만 설치돼 있어서 사실상 새로운 함정을 만든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1972년을 계기로 함 건조 능력은 다시 변모한다. 이때 건조된 함정이 최초의 고속정인 학생호다. 당시 국민이 낸 방위성금 중 초등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모금한 성금을 설계·건조 비용으로 배정한 이유로 명칭이 정해졌다. 1972년 11월 18일 2척이 건조돼 학생1호(PK151), 학생2호(PK152)로 명명됐다. 해군 자체의 기술과 설계 능력으로 학생호를 만들며 100~300톤급 함정을 설계 건조할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할 수 있었기에 이는 해군 함정 건조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학생호 도면. 학생들의 방위성금으로 설계 건조됨으로써 학생호란 별칭이 붙었다. 해군역사기록관리단 제공 |
대형수송함 독도함의 설계도가 있는 자료실. 함정이 건조되기까지는 이러한 설계도와 도면이 수백에서 수천건이 필요하다. 해군 제공 |
이후 해군의 함 건조 능력은 10년 단위로 크게 도약한다.
1980년대는 고속정 설계 및 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국외 기술 도입 및 내재화를 통해 수상함정의 설계 및 건조 기술을 실질적으로 확보한 시기였다. 2000톤급 호위함(FF)을 비롯해 초계함, 기뢰탐색함, 고속상륙정, 군수지원함, 상륙함 등을 건조했다. 대표적인 함정이 최초의 국산전투함이라는 울산함(FF-951)이다. 울산함은 당시 해군의 주력이던 미국제 중고 구축함과 달리 자동화된 사격통제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함정과 지상 레이더기지의 실시간 정보교환을 담당하는 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KNTDS)을 탑재해 초계함과 고속정들을 지휘 통제하는 기함 역할을 맡아 함대의 해상 전투능력을 끌어올렸다. 울산급 호위함은 서울함, 충남함, 마산함, 경북함, 전남함, 제주함, 부산함, 청주함을 포함해 총 9척이 제작됐다.
1990년대는 축적된 기술력과 연관 인프라를 기반으로 여러 함정이 건조됐다. 광개토대왕함급(KD-Ⅰ)을 비롯한 3000톤급 헬기탑재 구축함을 순수 국내 기술로 건조하고 독일에서 기술도입을 통해 209급 잠수함이 국내 건조되는 시기다. 충무공이순신함(KD-Ⅱ) 등 대형구축함과 청해진함 등 구조함과 소해함, 기뢰부설함도 선을 보였다.
세계 첨단 수준의 함정 건조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 건조가 활발해진 시기가 2000년대이다. 꿈의 구축함이라는 이지스 세종대왕함급(KD-Ⅲ)과 214급 잠수함이 건조되기 시작했다. 대형수송함 독도함(LPH)과 유도탄 고속함, 고속상륙정이 뒤를 이어 건조되며 해군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2010년대는 대양해군 건설 계획에 따라 3000톤급 잠수함의 독자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차기 호위함(인천함 FFX-Ⅰ), 차기 수상함, 차기 상륙함, 차기 군수지원함 등의 설계 건조뿐만 아니라 해외기술에 의존했던 전투체계, 레이더, 함포 등 탑재 장비의 국산화율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고 있다.
울산함 기공식 당시 모습. 사진의 571함은 율곡 사업에서의 명칭.황완기 예비역 제독 제공 |
최초 국산 전투함 울산함의 진수식 모습. 국방일보 DB |
함정 획득은 장기간 소요… 10년 이상을 내다보고 건조해야
함정 획득 절차는 건조 가능성 검토-선행연구(개념설계)-탐색개발(기본설계)-체계개발(상세설계 및 건조)-후속함 양산의 단계로 이뤄진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세부절차는 복잡하다. 선행연구에서는 중기소요 전환 및 예산을 반영하고 ROC(작전요구성능)를 결정하며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세운 뒤 사업타당성 조사가 진행된다. 탐색개발 단계에서는 체계기능·기본설계를 검토하고 기본설계에 대한 시험평가 등을 거쳐야 한다. 체계개발은 상세설계검토와 잠정형상결정, 생산준비 검토와 국방규격 제정, 개발/운용시험평가를 가지는 단계. 전투용 적합 판정도 이 단계에서 정한다. 만약에 이러한 과정 중 부적합하다는 결정이 나오면 사업은 연기 또는 중단하게 된다. 또한 함정 획득과정의 특징은 기간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이다. 시제함의 경우 사업 착수 시부터 건조 완료까지 10~15년이, 시제함 이후 양산함 건조는 5년 이상이 추가로 소요된다.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을 예로 들어 보자. 세종대왕함은 1996년부터 사업 착수에 들어갔다. 이어 탐색개발(2001.6~2003.12)과 체계개발(2004.11~2008.12)은 각각 31개월, 49개월이 걸렸다. 설계에서 건조까지 만들어진 보고서와 도면의 수도 총 1802건(기본설계 840건, 상세설계 및 함 건조 962건)에 이른다.
조함 병과
해군에는 조함이라는 병과가 있다. 1985년 창설된 것으로 유일하게 해군에만 존재한다. 함정 소요기획 단계부터 획득, 운영 및 도태 시까지 함정의 전 수명주기 동안 함정 기술업무 및 획득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함정은 복합무기체계로서 선체기술, 기계장치기술, 체계통합기술, 지휘통제기술 등 다양하고 복잡한 고도의 전문기술이 요구되며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에 조함병과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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