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국은 열세인 항모를 고집하나?
윤석준의_차밀 작성자: 윤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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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06-15 13:55:39
<윤석준 차밀, 2020년 6월 15일>
왜 중국은 열세인 항모를 고집하나?
향후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충돌은 공중에서의 항모 함재기 간 충돌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우선 해상에서 수상함 간 충돌은 함정의 자체 방어 능력, 기동속력 그리고 교전을 위한 지휘결심의 신중성을 고려할 시 일종의 능력 시현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미국과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십 국가가 중국과 전면적 지상 교전 시에 방위조약과 안보공약에 따른 개입이 예상되나, 이 역시 1989년 중국의 베트남 남부지역 공격 이후에 국경에서의 대규모 충돌은 없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모든 도메인에서 비물리적 대결을 선호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해상과 공역에서의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 권리를 행사하려 하고, 중국은 미국의 기존 군사력 배치를 제1도련선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그리고 한반도 주변 해양에서 미국의 항행/비행의 자유작전을 저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그리고 한반도 주변 공해와 공역에서 중국과 미국 항모 함재기 간 조우 또는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다음과 같은 양국 해군 함재기 간 비교는 향후 누가 더 우세한가를 판단해 줄 기준이 될 것이다.
우선 대수이다. 현재 미 해군 항모타격단에 탑재하기 위해 태평양에 배치된 항모타격전투대대(VFA)만 21개이며, 이들이 보유한 F/A-18E/F Super Hornet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약 600대 규모이다. 반면, 중국 해군 J-15는 구소련 Su-33 시제기 T-10K-3을 2001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비밀리 구매하여 역설계해 2009년부터 생산을 시작하여 2019년 기준으로 이제 50대가 생산되었다. 그나마 사고로 4대가 손실되어 현재 약 20대만이 항모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성능이다. 첫째, F/A-18E/F는 안정적 GE-400 터보팬엔진을 탑재한 반면, J-15는 러시아 AL-31F 터보팬 엔진과 독자형 WS-10을 탑재하나, 여전히 신뢰성이 낮아 추락사고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이륙시의 중량이 F/A18E/F가 J-15가 F/A-18E/F보다 3톤 정도 무거워 J-15 엔진출력이 F/A-18E/F보다 높아 열추적 미사일에 취약하다. 셋째, F/A-18E/F는 20㎜ 기관포와 무장패드가 11개로서 다양한 공-대-공 및 공-대-함 미사일과 합동직격탄과 레이저 추적 폭탄을 탑재하며, 곧 장거리 대함 미사일(LRASM)을 탑재할 예정이다. 하지만 J-15는 30㎜ 기관포와 2발의 YJ-83K 공-대-함과 2발의 PL-8 그리고 500㎏ 폭탄으로 제한되어 있다. 넷째, F/A-18E/F는 첨단 능동디지탈레이더에 의해 대공과 대함 표적으로 동시에 헬멧전시기(HUD)에 제공하나 J-15은 아직도 LCD 전시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F/A-18E/F는 MQ-25 Stingray 무인기 등으로부터 공중급유를 받아 작전반경이 넓다.
마지막으로 조종사 능력이다. 첫째, 추락사고로서 미 해군의 F/A-18E/F는 2011년 4월 6일 이후는 없으나, J-15는 2012년 11월 25일에 처음으로 랴오닝(遙寧)에 이착륙한 이후 2016년 2017년 2회 등의 사고가 발생하였다. 둘째, 실전훈련이다. 랴오닝 항모는 2017년 1월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항모공중작전을 실시하였으며, 이후 대부분 훈련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산둥 항모는 2018년 5월 최초 해상 시운전이후 작년 11월까지 9회의 해상 시운전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는 함재기의 기본적 이착륙훈련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지난 6월 1일 『미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미 해군 제널드 포드급 1번함 포드 항모(CVN-78)가 지난 3년간의 검증을 통해 이제 함재기 조종사의 비행갑판 이착륙 자격(FDC)과 항모의 공중통제자격(CATCC)을 받았으며 이는 포드 항모에 처음으로 적용된 첨단착륙기어(AAG), 전자기이륙장(EMALS) 및 디지털 방식의 무장엘레베이터(AWE)에 의한 항모 내 무장과 F/A-18E/F간 통합이 완벽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추가하여 향후 3년에 걸친 임무수행 및 임무전환 검증(CVW)이 실시될 것이다”라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5월 27일 『Global Times』와 6월 1일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산둥 항모가 남부전구사령부 산야기지에서 배치되었으나, 5월 20일부터 보하이만에서 항모 장병들의 장비 적응과 J-15 조종사의 기본적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항공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을 미 해군 포드 항모 자격부여와 비교시, 항모와 함재기 간 융합인 전술입문과정(LIFT) 그리고 임무수행능력과 다른 임무로의 전환을 위한 전환 및 작전가능훈련(CRT)에 이르기까지는 아직도 “한참”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3월 17일 중국 앤타이 중국해군항공대학은 JL-9 고등훈련기를 함재기 고등훈련기로 개선시킨 JL-9 개선형을 인도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총 50대 생산된 J-15 함재기가 왜 20대만 항모에 배치된 주된 이유로서, 그동안 중국 해군이 함재기용 고등훈련기가 없이 J-15를 갖고 지상 조종사 훈련을 실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실전경험이다. 통상 항모는 전 세계 어느 해양과 내륙에서 전천후 공중작전을 전제로 공중타격작전을 실시한다. 이 점에서 F/A-18E/F와 J-15 조종사의 실전 경험과 역량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J-15는 여전히 해상적응 수준인 반면, F/A-18E/F는 2002년 11월부터 처음으로 리비아, 이라크 및 아프간의 대테러전(WOR)에 투입된 이후 2017년 6월 18일에 시리아 공역에서 지상발진 러시아 Su-22를 AIM-9X 공-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등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해군은 2001년 5월에 지상발진 J-8Ⅱ 2대가 남중국해 공역에서 미 해군 EP-3 전자전 정찰기와 조우하여 EP-3를 비상착륙시킨 경험만을 갖고 있으며, 언제 중국 해군이 항모 함재기의 공중전술 교리를 정립하고 이를 함재기에 적용할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특히 실전 경험이 없는 상황 하에서는 함재기와 항모 간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평가는 중국 항모가 미국 항모와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그리고 한반도 주변에서 조우하여 함재기 간 교전을 해 봐야 중국 함재기의 패배가 거의 확실시 되는 이유이다.
그런데도 왜 중국 해군은 열세인 항모와 함재기에 집착하는가?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 성과 만족이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항모와 함재기 운용에 대해 대부분 만족스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중국 해군에게 항모와 함재기는 1946년 3월 1일 창춘(長春)에 동북민주연군항공학교(東北民主聯軍航空學校) 창설을 모태로 1949년 11월 11일 공군사령부가 운용된 이래 항공 분야에서 미국 등 서방을 따라잡기 위한 마지막 목표였다. 예를 들면 전략폭격기, 무인기 그리고 스텔스기 등은 다 모방을 했으나, 함재기는 2006년까지 거의 “Zero” 상태였다. J-15는 2006년부터 개발하여 2012년 5월 6일 랴오닝 항모에서 이착륙을 처음으로 하여 불과 6년 만의 성과를 내었으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는 마치 625전쟁에서 중국이 참전한 상황과 같을 것이다.
둘째, 남중국해 남사군도는 중국 본토로부터 약 1,000마일 정도 떨어져 있어 J-11B 등의 지상발진 전투기가 공중급유를 받지 않는 한, 여유있는 공중작전이 어렵다. 이에 전문가들이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를 고려 중이라고 평가하나, 미국 등 동맹국들이 이를 무시하고 진입할 경우 공중표적에 대한 식별, 호위 및 퇴거 조치를 위한 엄청난 공중전력 소요를 고려하고 ADIZ 자체가 유명무실해 주는 것을 우려해 선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중국 지도부는 만일 남중국해에 항모전투군(航母戰鬪群)을 배치하면 남사군도의 공역통제가 용이하고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권리를 기정사실화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서 청경채 채소를 재배하였다면서 거주민에 의한 경제생활이 가능하여 정식 섬(島)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중국은 항모전투군을 200마일 배타적 경제수역을 놓고 논쟁할 약소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그리고 브루나이에게 물리적 ‘힘’으로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비록 미국과 현존 함재기 능력은 열세하나, 미래 함재기는 경쟁할만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미 해군은 보잉사가 2006년에 개발한 무인함재기 UAV를 2012년에 감시 및 타격 무인함재기(UCLASS)으로 결정하였다가 2016년에 다시 공중급유기(CBARS)로 결정하여 F/A-18E/F용 공중급유기로 투입할 계획이다. 이유는 F/A-18E/F 대체기종으로 제5세대 F-35C기로 결정되었으며, MQ-25 Stingray 단가가 너무 고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 해군은 전력 개발과 생산에 있어 단가 부담이 없어, 2040년에 무인 함재기를 항모에 탑재할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2018년 중국 군사잡지 『현대함선(現代艦船)』 10주년 특집은 쉬훼이(徐輝)의 논단을 통해 “2025-30년까지 J-15와 J-20 또는 J-31 스텔스기를 동시에 탑재하고, 2035년부터 무인 함재기 투입을 시작하여 2040년에 완전 무인 함재기 체제로 발전할 계획이다”라고 보도하였다. 이는 미 해군 포드 항모(CVN078)가 F/A-18E/F를 탑재하고 2023∼2024년에 작전배치될 시기와 비교할 시, 중국의 무인 함재기 개발 능력 여부를 떠나 급진적 발상이다. 비록 현재는 중국이 열세지만, 향후 무인 함재기에서 승부를 두겠다는 복안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중국 내 무인기 개발 현황과 추세를 고려할 시, 향후 20년 이후 무인기 개발현황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으며, 심지어 일부 중국 군사 전문가는 재활용 무인 함재기가 아닌, 1회용 무인 함재기 탑재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넷째, 항모 소요이다. 비록 중국 항모가 동아시아 태평양 전구에서는 미 해군 항모와 비교시 열세이나, 중남미, 아프리카, 남태평양 그리고 인도양에서의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투자에 따른 중국 해외 거류민과 투자시설 보호를 위한 항모전투군 소요에 대비한다는 평가이다. 특히 이들 해역들은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선언에 의해 “힘의 공백”이 발생된 해역으로서 중국은 일대일로에 의한 경제적 영향력을 중국 해군의 항모전투군 투입으로 보장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중국 해군의 지부티 해군기지 확보를 고려할 시 이는 그리 어려운 시나리오만은 아니다.
결국 중국 지도부는 J-15 함재기가 미 해군 항모 F/A-18E/F와 비교하여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항모를 지상발진 전투기의 공중작전 제한성을 극복하고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과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공역통제를 위한 핵심전력으로 기대하면서 지속적인 항모 건조계획을 승인하고 있다. 특히 중국 해군은 이를 통해 미 해군 항모타격단이 제1도련 밖으로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에 한국 해군은 한반도 주변해역이 중국이 주장하는 제1도련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향후 중국 해군이 항모전투군의 운용 개념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를 작전적이며, 전술적으로 분석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미중 간 항모 톤수와 탑재 함재기 대수만을 비교하던 단순한 평가에서 벗어나야 하는 근본적 이유이기도 하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KIMA)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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