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희정
조회: 1073 추천: 1 작성일: 2020-09-17 10:12:10
코로나-19 사례로 본 신종 생물무기의 개발 및 생산 가능성
김희정 육군사관학교 화학 강사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COVID-19)을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 질병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최초로 COVID-19가 발생한 뒤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그림 1] 참조).
[그림 1]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한 발표(2020년 3월 11일)
COVID-19에 감염된 환자의 경우,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겪고 호전되는 사람도 있지만 중증의 경우 림프구 감소증 및 중증 폐렴에 의해 사망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COVID-19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질병으로서의 의학적 측면 이상으로, 사회·경제·정치적 측면 등 그 범위와 깊이를 한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실로 대단하다. 아직 정확한 치료 대책이 나오지 않은 채 COVID-19의 영향력을 체감하게 됨으로써 이를 둘러싸고 COVID-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사실상 인류에 의해 만들어진 생물무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다.
2002년 사망률 9.6%를 기록한 사스SARS 및 2012년 사망률 36%를 기록한 메르스MERS와 같이 과거 유행 질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마다 이를 자연 발생 바이러스가 아닌 인공적으로 개발된 생물무기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COVID-19 사태도 마찬가지로 수개 월간 지속되어 오고 있는 국제적 마비의 현 상황이 생물무기 및 생물학전에 대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며, 그에 대한 우려와 대비의 필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대 생명공학·분자생물학·유전공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며, 차세대 생물학전에는 과거의 생물학전이나 생물테러에 사용되었던 고전적인 병원체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신종 병원체들이 이용될 것이라는 다수의 논문이 최근까지도 지속적으로 학계에 보고되어 왔다. 현재 유전자 변이와 조작을 통한 병원체 합성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 수준이 갖추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이 글에서는 역사적 사례와 우리 군이 직면한 현실을 바탕으로 생물학전과 생물테러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이유를 논의하고, 나아가 신종 생물무기의 개발 및 생산과 생물방어에 적용 가능한 현 생물 분야 공학 기술들을 살펴보겠다.
• 생물학전의 과거와 현재
◆ 과거의 생물학전 및 생물테러리즘 사례
기원전 1400년이라는 이른 시점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 사례에서 오물, 시체, 동물 사체 등을 이용한 생물학전의 양상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중세 시대 군의 수장들은 전염병의 희생자들이 무기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346년 타타르족(몽골군)이 카파 지역을 침입했을 때, 이들은 성을 포위하고 전염병에 감염된 시체들을 투석기로 성벽 내에 던져 넣는 공격을 시도했고 후에 이것은 유럽 전역을 휩쓴 흑사병의 시작이 된다.
1710년 러시아군과 스웨덴군이 전투를 벌이는 과정에도 전염병 희생자 시체를 사용하는 비슷한 전략이 사용되었고, 1763년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영토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 쟁탈전이 벌어지던 프렌치 인디언 전쟁 당시에는 영국군 장교 제프리 애머스트Jeffery Amherst가 천연두 바이러스에 오염된 담요를 원주민에게 제공하여 그들을 멸절시키려 했다는 기록이 있다.
20세기 이후의 생물학전의 대표적 사례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비저균과 탄저균을 사용한 사실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페스트균, 탄저균, 파라티푸스균을 포함한 생물학작용제를 사용한 사례가 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 러시아,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을 포함한 일부 국가가 생물학전을 위한 실험을 시작했다. 1960년대까지 지속되어 오던 생물학전에 대한 연구는, 1960년대 후반에 와서 생물무기에 대한 역학적 통제수단의 부재, 예측불가능성과 그 위험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높아지며 1972년 생물무기금지협약이 발효됨에 따라 예방, 보호 및 기타 평화적 목적에 대한 정당성 없는 생물무기의 개발과 생산, 비축이 사실상 불법화되었다.
하지만 생물무기금지협약 준수에 대한 확고한 지침과 위반 시 처리지침 등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에서 해당 법령을 집행하는 데에는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의 생물학전 사례 이후로는 생물테러 공격, 암살 시도 등의 사례들이 세계를 다시 한 번 공포에 떨게 했다. 1978년 구소련에서는 반체제인사이자 작가인 조지 마르코프Georgi Markov가 소련 정부의 테러조직에 의해 생물무기로 암살된 이른바 ‘우산 암살’과 더불어, 1970년 후반 라오스와 캄보디아 지역을 지나던 소련 및 위성 국가들의 비행기와 헬리콥터에 실려 있던 다양한 색상의 에어로졸이 사실상 독소를 포함하는 ‘황색 비(황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였다([그림 2] 참조).
[그림 2] 생물테러에 사용된 생물무기
1979년 러시아에서는 소비에트 군사 미생물 시설(Compound 19) 근처에 거주하던 민간인들 사이에서 탄저병이 발생하여 주목을 받았는데, 최초 오염된 육류 섭취로 인한 것으로 해명하였으나 1992년 해당 미생물 시설에서 생물무기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탄저균 포자의 우발적 방출로 인해 전염병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국가적, 군사적 생물무기 프로그램 외에도 민간단체에 의한 생물무기의 개발 및 사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1984년 미국 오리건 주에서는 한 샐러드 바에서 살모넬라균에 의한 중증 장염 환자가 45명 발생하였는데 이 또한 컬트의 한 구성원에 의한 고의적인 생물테러로 확인되었다.
1993년 일본의 옴진리교 단체는 도쿄 거리에 탄저균을 살포한 바 있으며, 2001년 미국에서는 우편물로 탄저균이 배달되는 등 현대에 와서도 생물무기에 대한 우려는 내려놓을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그림 2] 참조).
[표 1] 연도별로 살펴본 생물학전 및 생물테러의 사례
• 생물학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비단 전쟁과 테러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으로 인한 전염병은 인류 역사에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남겼다.
1350년 무렵에는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사망자를 낳았던 흑사병(페스트·Pest)이 있었고, 15세기 말에는 매년 약 5천만 건의 발생률을 나타내며 20세기 동안 약 3~5억 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두Smallpox가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독감Spanish Flu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감염시켜 20세기의 팬데믹 질병으로 평가되는데, 스페인 독감에 의해 사망한 인구는 5천만 명 이상으로 이는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사망한 인원의 3배 이상이 되는 수치이다.
가장 최근 WHO에 의해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팬데믹 질병으로 선언된 질병으로는 2009년 전 세계의 74개국, 3만 명의 환자를 발생시킨 신종 인플루엔자 A(H1N1)가 있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4가지의 유형으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주기적으로 대량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주범이다.
이처럼 세균은 역사상 모든 전쟁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뿐 아니라, 저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고 발원지를 추정하기가 쉽지 않으며 단순 접촉이나 공기를 통해서도 손쉽게 전염되고 자가 번식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생물무기로 활용될 경우 매우 치명적이다.
생물무기가 가지는 특성이 대량 살상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국제적으로는 생물무기금지 협약BWC Biological Weapons Convention을 통해 개발·생산·비축을 금지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도 사이버 공격이나 레이저 미사일과 함께 신개념 3대 전쟁 무기로 중요성이 인식되어 왔다.
우리 군이 생물무기에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는 북한이 총 13종의 생물무기용 병원체와 약 17개소의 생물무기 관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기화 또는 무기화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 ▲둘째로는 생물무기가 핵무기와 더불어 전략적·전술적 으로 동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과 더불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통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생물무기가 미칠 수 있는 장기적이며 치명적인 영향력 때문이다. 특히 생물무기의 사용은 대량 살상자를 초래한다는 점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공황과 교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이번 COVID-19 사태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
2020년 4월 미 국무부는 ‘2020 군비통제·비확산 군축 협정·이행 보고서’에서 최소 1960년대 이후부터 북한은 지속적으로 생물무기 프로그램을 유지하여 생물무기금지협약의 조항을 어기는 공격적인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였다.
1970년대에 송천군에는 대규모 세균연구소가 설립되었고 1980년에는 중앙생물연구소(25호 공장)를 설립했다. 이미 국내외 다수의 보고서에 의해 북한이 1977년 마지막 발병을 끝으로 종식을 알린 천연두에 대한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른 천연두의 군사무기화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
CSIS에서는 2016년과 2018년에 걸쳐 생물무기를 언제든 생산할 수 있는 북한의 다양한 생명공학 인프라와 기술적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보고했고, ‘살아있는 무기’인 생물무기 프로그램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시사된 바 있다.
[그림 3] 북한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생물무기용 병원체
2016년 한국국방연구원의 공식자료는 북한이 7종의 세균작용제(탄저균, 브루셀라, 야토균, 장티푸스 등), 1종의 리켓치아(발진티푸스), 3종의 바이러스(천연두, 황열병, 유행성 출혈열), 2종의 독소(보툴리눔, 황우) 등 총 13종의 생물무기용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그림 3] 참조).
[그림 4] 인민군 제810부대 산하 농약연구소인 평양생물기술연구원
동일 자료에서는 이 13종 중에서도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약 17개소 정도의 생물무기 생산 및 연구 시설을 운영중이라고 분석하였으며 미국 NTI Nuclear Threat Initiative 보고에 의하면 민간 시설도 이중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표 2] 참조).
[표 2] 북한의 생물무기 관련시설 및 민간 생물연구기관 현황
◆ 생물무기의 사용 가능 시나리오
생물무기가 사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생물무기의 보유가 표면적으로 드러나 직·간접적으로 정치 및 군사적 활용이 되는 경우, ▲전염병으로 위장이 가능한 은밀한 공격을 통해 생물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생물무기 또는 자체 기술을 외부에 제공·판매·양도하는 경우이다.
첫 번째 경우, 핵무기를 통제 및 감시하는 것에 비해 생물무기에 대한 검증, 추적 및 통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어렵기 때문에 생물무기가 핵무기와 함께 이중 위협의 수단 및 차선책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는 핵무기로 확전되기 이전의 수단으로써 경고를 위한 생물무기의 활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번째의 경우, 생물무기가 실제로 사용된다 하더라도 그 방법과 경로가 은밀하다면 발원지를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생물테러에 활용된 것처럼 병원체가 담긴 우편물, 오염된 음식물 및 동·식물, 감염된 사람, UAV 등 소량으로도 ‘전염’이라는 경로를 통해 단기간에 병원체의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한 은밀한 사용 경로와 방법은 실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위협의 수단으로 생물무기가 직접 사용되지 않더라도 병원체를 이용한 생물무기화를 시도했거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국제적으로는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생물무기 고유의 저비용 고효율 특성 때문에 많은 국가, 또는 비국가적 차원의 집단들에 의한 생물무기 개발 및 비축 욕구가 언제든 고조될 수 있다.
중동과 파키스탄에 대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제공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문서화된 바 있으며, 이스라엘이 2007년 시리아 동부의 데이알조르Dair al-Zor 지역 알쿠바 핵시설을 공습으로 파괴시키기 전까지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돕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근거하여 생물무기의 은폐된 이동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옵션이다.
생물무기 개발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 온 만큼 이미 무기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어떤 시나리오로든 생물무기가 활용되게 된다면 국제적으로 대규모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COVID-19 사태를 토대로 예측하는 생물무기의 잠재적 영향력
COVID-19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SARS-CoV-2)라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가 비말, 접촉을 통해 전염되어 각종 호흡기 감염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2020년 1월 30일, COVID-19를 두고 이미 WHO에서는 대규모 질병 중 국제적인 대응이 특히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포한 바 있다. 선포 당시 전 세계적으로는 COVID-19 발생 국가가 22개국, 총 확진자 수는 7,812명, 사망자 수는 170명의 수준이었다.
이후 확진자 수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더니 불과 약 40여 일만에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의 수가 126,093명, 사망자 수는 4,630명으로 집계됨으로써, WHO가 COVID-19로 인한 현 상황이 팬데믹에 가깝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하게 된 것이다. 4월 중순이 지나서는 총 확진자 수가 무려 약 260만 명에 달하였고, WHO의 보고서에서 밝힌 WHO 지역의 확진자 수 커브만 보더라도 최초 발생 시점과 비교하여 몇 개월 동안 얼마나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 수가 증가했는지를 알 수 있다([그림 5] 참조).
[그림 5] COVID-19 확진자 수 커브
SARS-CoV-2가 자연 발생 바이러스이고 현재까지 공식적으로는 치사율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인 혼란과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현실로서 마주하고 있다. 게다가 COVID-19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 FDA에서는 올 겨울 COVID-19의 2차 유행을 예고했고 미국 CDC 또한 인플루엔자 시즌과 겹쳐 2차 유행은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의 역사적 사례를 토대로 감염 질병은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꽤나 장기적으로 인류에 영향을 미쳐왔으며, 이는 만일의 경우 생물무기가 사용되는 경우에도 유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서울에 생물학 공격이 성공할 경우 한국이 이를 회복하는데 10년은 소요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국제 시장에서의 무역 및 회복 능력을 철저히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COVID-19처럼 명확한 발원지를 밝혀내지 못한 채 생물무기는 은밀하게 인체 내로 침투하여 자연 발생의 감염 질병과 마찬가지로 기하급수적으로 감염자 수를 증가시킬 것이며, 더욱이 감염 질병을 훨씬 뛰어넘는 엄청난 치사율로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가능한 가정이다.
특히 최근 뉴욕타임스는 1갤런(3.785L) 정도의 탄저균이면 지구상 인구 종말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며 핵무기에 비해 더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생물무기의 위력을 비유적으로 설명함과 동시에 이에 대한 즉각적인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 차세대 생물학전과 그에 대한 대응
과학은 꾸준히 발전되어 왔고, 특히 생명공학·분자 생물학·유전공학 분야에 대해서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여러 가지 응용 기술들의 적용이 다방면에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과학 기술의 발전이 생물학전과 생물테러 및 생물방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으며 학계에서는 현재 거의 모든 국가에서 대량의 병원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잠재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연구들을 소개함으로써 현재의 기술 수준이 차세대 생물학전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신종 생물무기 개발 및 생산의 측면과 ▲그에 대한 생물방어 기술에 대해 각각 살펴보겠다.
◆ 신종무기 개발 및 생산 기술
유전공학 및 합성 생물학의 발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원하는 유형의 미생물을 생산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2002년 백시니아바이러스Vaccinia Virus의 유전자 변이를 통해 현재는 공식적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철통같은 보안이 지켜지는 실험실 내에서만 저장되어 있는 천연두의 유전자 서열로 변형하는데 성공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
엘리트 과학자들로 구성된 미 정부 자문단체인 JASON에서는 신 유형의 생물 무기를 6가지 그룹으로 분류하였는데, 여기에는 이항 생물 무기, 유전자 조작을 통해 생산된 새로운 질병 유발 유전자, 숙주 스와핑 질병 등이 있다.
유전공학 기반의 생물무기에 대해 대표적인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자면, 먼저 이항 생물무기의 경우 병원성 숙주 균주와 플라스미드를 가지는 독성 유전자의 두 가지 성분이 배합되어 각각이 독자적으로 전파될 수 있는 유형의 무기로 탄저병과 같은 전염병을 유발하는 생체 병원균의 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러시아에서 연구된 바 있다. 게놈 서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데이터의 해독과 이용이 증대되었고 이에 따라 현존하는 미생물계에 원하는 독성 성분을 주입하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유전자 생산이 실현 가능해졌다.
코로나 질병과 비슷하게 운반체 동물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아 자연적으로 해당 동물이 병원성 바이러스의 저장소가 되고, 특히 이러한 동물들이 사람과 밀접한 접촉을 하는 가축이 될 경우 사람에게로의 전이가 쉽다. 동물에서 사람으로 옮겨온 바이러스는 인체 내에서 유전자 변형을 통해 인간에게 보다 적합한 형태의 바이러스로 진화할 수 있으며 이것을 숙주 스와핑 질병이라고 한다.
유전공학 뿐 아니라 합성 생물학을 통해 박테리아의 클론도 가능해졌다. 앞서 언급된 천연두 유전자의 생산처럼 과거부터 2010년에 걸쳐 꾸준히 감염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생산하는 연구에 합성 생물학이 일조해 왔다.
1918년의 스페인독감도 1997년에 8개의 RNA 조각의 합성을 통해 재구성된 바 있고, 2002년에는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합성한 사례도 보고되었으며, 2005년과 2008년에는 사스를 유행시켰던 SARSCoV와 유사한 인간 적합 코로나바이러스도 합성에 성공했다.
이렇듯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을 감염시키는 주요 병원성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의 게놈 지도가 꾸준히 해독되어 왔기에 그것들의 인공적 생산이 가능해지고 자연 발생의 미생물계에 원하는 성분을 배합해 맞춤식의 생물무기를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가능하며, 이것이 또 다른 무기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우려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 차세대 생물학전에 대비하는 생물방어 기술
신종 생물무기에 대해 대비하기 위해서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뿐 아니라 인간 게놈 지도에 대한 완전한 해독과 이해, 생물무기에 대한 빠른 식별 능력과 탐지 장비의 개발, 새로운 백신 및 항생제의 개발 및 다양한 보유 등 여러 가지 측면의 기술적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생물무기 탐지 및 식별을 위해서는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 기법, 차세대 시퀀싱NGS Next-Generation Sequencing, 바이오센서 Biosensor, 생물검출기Biodetector 등 다양한 미생물 감지 기술이 발전되어 왔기에 차세대 생물학전 대비를 위해 적용 및 연구 가치가 높은 몇 가지 기술을 소개하겠다.
먼저, 코로나 감염여부를 밝혀내는 진단키트에도 적용되는 PCR 기법은 1985년에 개발된 이후 유기체의 특정 표적 DNA를 증폭하는 것으로 생명공학 대부분의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어 온 기술이다.
특히 실시간 중합효소 연쇄반응(Real-Time PCR, RT-PCR)은 PCR이 진행되는 동안 DNA 증폭량에 대한 정량적 관찰이 가능해 특히 COVID-19와 같은 감염성 질병 진단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RT-PCR은 인체 내에 침투한 생물무기용 병원체들에 대해 그것의 종류와 감염 여부를 가장 효율적이고 신속한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있는 기법이다([그림 6] 참조).
[그림 6] RT-PCR 방식을 적용한 COVID-19 진단키트
2010년 이후로는 NGS 기술이 등장하여 기존에 없던 새로운 유형의 병원체들을 식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새로운 생물학전 방어의 전략으로 부상하였다. 이 기술을 적용하여 탄저균, 페스트균의 정확하고 신속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되었고 미국 분자병리학 협회 보고서에서는 해당 기술의 추가적인 발전이 신종 바이러스와 균에 대한 성공적 연구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 언급하였다.
현 시점에도 생물학전 개시에 대한 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바이오센서 및 나노센서가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센서는 생물무기에 사용된 병원체와 상호 작용하여 발생한 반응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여 분석하는 기술로 생체감지물질Bioreceptor과 신호변환기Signal Transducer의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물탐지기능만으로는 생물학전의 위협을 단순 감지할 뿐 해당 상황에 사용된 병원체의 성질과 유형에 대한 식별은 다소 제한된다.
반면 생체 인식을 통해 표적 분석물이 인체 내에서 일으키는 특이적 반응을 물리화학적 변화로서 측정해 내는 생물검출기를 함께 활용한다면 위협의 감지와 더불어 사용된 병원체의 성질을 현장에서 식별할 수 있다.
생물학전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는 무엇보다도 신속한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한 적절한 통제 조치의 즉각 이행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기술을 생물무기 탐지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은 필수적일 것이다.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검출기로는 공기 중 대기에 떠도는 미세한 생물입자를 감지할 수 있는 검출기BARDetBio-Aerosol Detector가 있다.
BARDet는 레이저를 사용하여 다양한 파장의 스펙트럼에서 입자의 산란 신호 강도를 측정하고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위해 내부에 장착된 컴퓨터와 SSD를 통해 원격으로 시스템 운영자에게 측정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림 7] 로봇에 탑재가 가능한 소형 생물검출기
현재 개발된 BARDet는 그 크기가 42×30×25cm로 소형이고 원격으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며, 이러한 장점은 로봇에 검출기를 탑재하여 활용할 경우 생물무기가 사용된 현장에서 무인 정찰이 가능해짐을 의미한다([그림 7] 참조).
• 맺 는 말
이번 코로나 사태를 둘러싸고 정말 많은 의혹과 주장이 전문가들을 통해 제기되고 또 국제적 차원에서 해명되는 해프닝들이 반복되고 있다. 바이러스 하나가 세계에 불러온 파장이 얼마나 거대한지 그 영향력을 체감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현 상황을 둘러싼 주장들이 과연 현실적인 기술 수준에서 얼마나 타당성이 있으며, 우리는 생물학전에 왜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사항들을 기술적 측면에 집중하여 언급하였다.
▲북한의 생물무기 프로그램과 사용 가능 시나리오, ▲과거 역사적 사례 및 현 COVID-19 사례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생물무기의 막대한 영향력, 끝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신종 생물무기 등장의 가능성을 토대로 우리가 직면한 생물무기의 위협을 살펴보았다.
이러한 차세대 생물학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적 측면으로는 ▲감염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RTPCR 기법, ▲신종 생물무기를 탐지할 수 있는 NGS, ▲바이오센서와 함께 활용되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생물무기 사용에 대한 식별 및 성질을 파악할 수 있는 Biodetector 및 로봇에 탑재해 원격 탐지가 가능한 BARDet가 있다.
현존하는 생물무기 탐지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채택하여 탐지 장비에 대한 개선 및 생물무기 노출 시의 적절하고도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야 할 부분이다.
국제적 협약과 상호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사실상 직접적인 생물무기의 개발·생산·비축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생물무기 자체가 가지는 여러 가지 특성들로 인해 명확하고 효과적인 통제와 감시가 어려울 뿐 아니라, 과학 기술 성장의 관점에서 생물무기의 위협은 이전보다 증대되었다고 평가된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핵심 원료에 대한 접근이 쉬우면서도 그 효과까지 절대적인 생물 무기에 많은 국가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생물무기에 대한 위협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생물학전 방어 프로그램 구축과 더불어 국제적인 협조 및 협력을 위해 지금과 같이, 또 그 이상으로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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