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0.11.07 18:53 수정 2020.11.07 19:01   배재성 기자

 

트럼프, 미 대선 사실상 불복.. "선거 조작돼, 대법원서 결판 날 것"

6일(현지시간) 선거 개표 요원이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에서 우편투표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선거 승자가 개표 시작 나흘째인 6일(현지시간)까지도 확정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준 아직 승부가 가려지지 않은 주(州)는 5곳에 달한다. 특히 네바다와 펜실베니아 주의 개표율이 이미 90%를 넘어섰는데도 정작 마지막 남은 몇%를 세는 데 며칠씩 걸리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AP 통신은 이날 현재 승부가 가려지지 않은 주는 5곳이며 특히 네바다가 지나친 개표 지연으로 비판과 조롱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네바다 개표율은 93%로, 나머지 주 중에서 가장 낮은 데다 앞으로도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네바다 국무장관 대변인인 제니퍼 러셀은 “애당초 우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열흘이 걸릴 수 있다고 모두에게 말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투표결과가 늦으면 12일이 돼야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개표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은 우편투표 때문이다. 네바다에서는 이날 밤 현재 12만4500표가 아직 개표되지 않았는데, 이중 절반이 우편투표고, 나머지는 잠정투표(추후 유효 여부를 따지는 표)다.

네바다에서는 우편투표 도착 시한을 대선일부터 7일 뒤인 11월 10일로 정했다. 개표 절차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미개표 분량 중 90%는 클라크카운티 것인데, 이 구역은 라스베이거스 등 인구 밀집지를 포함하고 있는 데다 개표 절차를 이중, 삼중으로 진행한다.

우선 처리되지 않은 표를 여러 항목으로 나눈 뒤 각각의 항목을 단계별로 검증한다는 게 클라크카운티 당국의 설명이다. 우편투표의 경우에는 가장 먼저 서명을 검증해야 하는데, 일단 표를 기계에 통과시켜 검증하고, 기계로 안되면 개표 요원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확인한다.

이어 검증된 표가 당초 도착한 표와 같은 개수인지 확인한 다음 어느 후보의 표인지 세는 작업을 한다. 실제로 지난 5일 현재 서명 확인이 필요한 표가 4만4000장에 이르고, 개수 확인이 필요한 표가 2100장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특히 개표 요원은 이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일일이 연락해 유효표 여부를 재차 검증하는데, 여기에서 시간이 지체된다고 AP는 분석했다.

6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미 대선 투표 용지를 집계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막판 표가 몰린 필라델피아에서 지연을 빚고 있다. 당초 필라델피아 당국은 지난 5일 밤까지 최종 집계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하루가 지난 6일까지 개표율이 96%를 기록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현재 우편투표 중 2만장, 잠정투표 중 1만5000∼2만장이 서명 또는 훼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분류돼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 이런 투표는 모두 2차 검토를 거쳐야 하며, 심지어 단 한장의 표를 검토하는 데 3명의 개표 요원이 투입되기도 해 개표 지연이 발생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트럼프, 미 대선 사실상 불복.. "선거 조작돼, 대법원서 결판 날 것"

김민혁 기자 입력 2020.11.06. 11:26 수정 2020.11.06. 12:27 댓글 0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가까워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을 예고했다.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고 당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불복을 공식적으로 기정사실화하며 맞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1ㆍ3 대선 결과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면서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고 주장했다./AP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가까워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가 조작되고 있다”며 사실상 불복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법적 투표만 계산하면 내가 쉽게 이긴다. 불법적 투표를 계산하면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 할 것”이라며 “그들은 선거를 조작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이 많이 있을 것이고 많은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아마도 최고법원에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막판 역전극을 연출하는 상황에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더라도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늦게 접수된 투표”의 개표 중단을 요구하면서 “나는 이미 대규모 승리를 포함해 많은 중요한 주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바이든 후보가 자신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하며 개표가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자고 당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불복을 공식적으로 기정사실화하며 맞대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일(현지시간) 거주지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함께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개표가 끝나면 나와 카멀라 해리스가 승자로 선언될 거라는 걸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 전략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캠프가 미시간주와 조지아주에서 제기한 소송이 이날 벌써 기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증거가 많다고 했지만 이날 회견에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향후 소송의 향방은 트럼프 캠프가 확보해 법원에 제시할 수 있는 증거의 규모와 수준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불법 투표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CNN은 “트럼프의 언급은 현재 그가 앞서 있는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아에서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2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상태다. 270명을 확보하면 당선인데 현재 접전이 벌어지는 4곳 중 한 곳만 이겨도 승리다. /김민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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