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가장 위험한 60일 남았다”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입력 2020.11.18 03:00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백악관 상황실(The Situation Room)에서 지난 2018년 6월 7일, 1차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6월 12일)을 앞두고 논의하고 있다. / 댄 스커비노 미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트위터 캡처
임기를 60여 일 남겨 놓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미사일 공격 등 군사 행동을 검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막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추가 철수를 명령할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날 “트럼프 임기 중 가장 위험한 65일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패배 이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 때문에 국제 질서가 막판까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날 트럼프가 지난 1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국가안보 담당 고위 참모진과 내부 회의에서 “향후 몇 주 내 이란 주요 핵 시설에 대해 (미군이) 취할 수 있는 (군사)조치가 있는지를 물었다”고 4명의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날 이란이 2015년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과 체결한 ‘이란 핵합의’에서 약속했던 것보다 12배가 넘는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다고 회원국들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018년 “이란이 거짓말하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이란 핵합의’ 탈퇴를 발표했다. NYT는 이 IAEA 보고가 트럼프가 밝혀온 ‘이란 거짓말’ 주장을 뒷받침하는 첫 ‘부분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공격하려한 곳은 여기? - 지난달 21일 미국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포착된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 단지.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묻는 트럼프의 질문에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은 임기 말 ‘광범위한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격을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이 군사 개입이 확대됐을 때 잠재적 위험을 설명한 후, 참석자들은 미사일로 이란을 공격하는 선택지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느끼고 회의장을 떠났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는 여전히 이란의 다른 목표물이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의 대리 세력을 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군부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지 1년(1월 3일)이 돼 가면서, 이란이 보복 움직임을 보일 경우 미국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이란 핵합의에 재가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트럼프 입장에선 이란을 공격해 양국 관계를 악화시켜 핵 합의 복귀를 불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인 지난 9일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국방부 고위직들을 해임하면서, 미 국방부 등에선 트럼프가 군사작전을 개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또 CNN은 이날 트럼프가 내년 1월 퇴임 전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추가 철군을 개시하는 공식 명령을 이르면 이번 주에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CNN은 익명의 군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해당 사령관들에게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각각 2500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계획을 내년 1월 15일까지는 시작하도록 ‘준비명령’을 통지했다고 전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약 4500명, 이라크에는 약 30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프간에는 약 1만4000명, 이라크에는 약 5000명의 미군이 배치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계속 줄어들었다. CNN 보도대로라면 트럼프는 퇴임 닷새 전에 또 추가로 미군 철수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정권 교체기에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대선 직후 전격적으로 해임된 것도 아프간 등에서 미군 조기 철군에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에스퍼는 군 사령부가 만장일치로 아프간 추가 철군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기밀 메모를 작성해 이달 초 백악관에 보냈다. CNN은 “이 메모가 에스퍼 해임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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