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FC-31이 기술적 혁신을 했나?

윤석준의_차밀 작성자: 윤석준

조회: 5707 추천: 1

작성일: 2021-04-12 09:48:13

<윤석준 차밀, 2021년 4월 12일>

 

중국 FC-31

선양 FC-31은 개발중인 중국의 5세대 전투기이다. 정식 명칭이 공개되지 않았을 때에는 J-20 다음으로 공개된 기종이기에 J-21이라는 호칭과 기체번호에서 유추된 J-31로 혼용되었으며 언론도 역시 혼용하여 보도하고 있었다. 2014년 주하이 에어쇼에서 FC-31이라는 정식 명칭이 공개됐다.

 

 

중국 FC-31이 기술적 혁신을 했나?

 

현대전과 미래전은 첨단 군사과학기술 경쟁이며, 특히 이는 제6세대 전투기 개발에 있어 핵심이다.

지난 3월 29일 중국 『Global Times』는 중국 국영 항공공업집단유한공사(AVIC)가 항공관련 군사과학기술 돌파(technological breakthrough)에 성공하였다며, 이를 AVIC 산하 선양(瀋陽)항공공사(Shenyang Aircraft Co. Ltd)가 개발하고 있는 FC-31 스텔스기라고 보도하였다.

 

 

 

 

특히 부가적 공정 방식 채택, 동체 표면 전자기 노출 결함 보완, 특수 섬유재질 적용 등의 군사과학기술 혁신에 성공하여 FC-31 스텔스기가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으며, 선양항공공사 관계자는 FC-31이 정두항공공사의 J-20, 록히드 마틴사의 F-22 그리고 러시아 수호이항공개발사의 Su-57 스텔스기와 유사한 성능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동안 AVIC 산하 정두항공개발사와 선양항공공사는 스텔스기 개발 경쟁을 하였으며, 정두항공개발사가 러시아 Saturn AL-31 엔진을 사용한 J-20 개발로 초기생산(LIRIP)에 성공하였고, 선양항공공사는 공군용이 아닌, 러시아 Su-33 MKK 모방형 J-15 함재기 후속기로 러시아 Klimov RD-93 엔진을 탑재한 FC-31를 개발 중에 있다.

 

2020년까지 중국 독자형 WS-10 TVC를 탑재한 J-20 약 50대가 생산되었으며, FC-31은 2012년 10월 31일 번호 31001 시제기(粽子機) 처녀 시험비행과 2013년 2월 2차 시험비행을 하였으며, 2014년부터 J-31로 개명한 모형을 각종 에어쇼에 공개하고 있다.

 

중국 『航空知識(Aerospace Knowledge)』 편집장 왕이에난(王業楠)은 2015년까지 만든 2대의 시제기를 항모 함재기 성능요구사항(ROC)에 부합하도록 FC-31 개량형으로 개발하고 있다면서, 미 공군 F-35 스텔스기 도입에 부담을 갖는 국가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며 해외수출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또한 한술 더떠서 엔진출력, 공기흡입구 개선, 동체 열처리, 동체구조와 센서 기능간 조합, 후미 수직안정기, 전자영상 표적장비 등의 기술적 혁신을 하였다며, 이를 근간으로 불명의 『차세대 전투기(next-generation aircraft)』를 연구개발 중이라며, 미국의 차세대 공중우세기(NGAD), 영국, 스웨덴과 이탈리아 공동의 템파스트(Tempest) 또는 프랑스, 독일과 스페인 공동의 FCAS 등의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특히 정두항공개발사 왕하이펑(王海峰) 박사는 2020년부터 인공지능 등의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빠르면 2035년에 제6세대 시제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언급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Global Times』 보도를 ‘과장된 보도’라며, 중국이 동체, 엔진, 탑재 레이더, 스텔스 효과 등의 고질적 문제들을 독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직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제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밖의 보도’라고 평가하였다.

 

특히 미 해군 연구소 『프로시딩스(USNI Proceeding)』 3월호는 대부분의 중국군 신형 무기와 장비들이 러시아 무기와 장비를 그대로 모방형이라며, 이는 1989년 텐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의 대(對)중국 무기 관련 군사과학기술 수출 금지 조치에 따라 중국군이 러시아에 의존하는 주된 이유였으며, 1990년 미국 방산업체가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무기수출제재에 대한 ‘유예(waiver)’를 받아 약 2억불의 평화진주(Peace Pearl) 판매 제안을 중국이거부한 이유이기도 하였다.

 

『프로시딩스(Proceedings)』는 중국군이 Su-27로 J-11을, Su-30으로 J-16을, Su-33으로 J-15을 개발한 사례에서 식별되듯이, 첨단 무기와 장비보다 1단계 늦은 2급 수준의 러시아 항공 군사과학기술로 모방형 전투기를 생산하면서 갑자기 1급 항공군사과학기술을 개발하여 차세대 전투기를 생산한다는 자체가 ‘무리’라고 평가하였다.

 

 

 

 

그동안 미 해군대학 『NWC 리뷰(US Naval War Collge Review)』와 함께 중국군 위협론을 주로 대변하던 『프로시딩스』가 중국 항공기 무기와 장비의 후진성을 다룬 논문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현재 FC-31기는 우선 중국 해군이 요구하는 J-15 함재기 대체용 스텔스 함재기로 개발하고 이어 미 공군 F-35 라이트닝 스텔스기 도입에 정치적이며 경제적 부담을 갖는 개도국과 함께 공동개발하여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만일 FC-31이 『Global Times』가 언급한 기술적 혁신들을 이루었다면 다음과 같은 항공 군사과학기술들이 적용되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첫째, 스텔스 동체이다. 2009년 4월 21일 『월스트리트 저널(The Wall Street Journal)』와 2015년 1월 27일 『The Diplomat』는 중국이 F-35 동체 스텔스 기술을 은밀히 입수하여 이를 바탕으로 FC-31 동체 스텔스 효과를 생산하려 하였다고 보도하였다.

 

하지만 2013년 11월 2일 『China Daily』는 FC-31 동체가 미국 F-22와 F-35에 적용한 구운 섬유질 재질을 사용한 스텔스 효과가 아닌, 단순한 고무질 동체 코팅으로 스텔스 효과를 내어 주기적으로 코팅을 다시 해야 하는 것으로 보도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섬유질 재질은 영하온도에 성에 방지, 동체가 받은 전자파를 표면에서 미세한 열에너지를 젼환시켜 스텔스 효과를 높이는 기능이나, 고무질 코팅은 전자파를 흡수하여 내부로 유입시켜 각종 전자장비에 영향을 준다고 평가하였으며, 전자파 전도율은 항공기의 스텔스 효과의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엔진이다. 이는 탑재무장, 작전반경, 스텔스 효과에 직접적으로 연계된다. 2012년 11월 23일 『Aviatin News』는 러시아 미얀코-구레비치 항공설계사 블라디미르 바츠코스스키 박사와의 인터뷰에 의해 러시아가 FC-31용 독자형 궤이조우(貴州) WS-13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하도록 러시아 Klimov RD-93 엔진을 판매하였다며 이를 바탕으로 WS-13B를 생산하였으나, 여전히 스텔스기에 요구되는 133-156kN 출력을 만족시키고 못하고 100kN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보도하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J-20에 탑재된 독자형 WS-10 엔진을 FC-31에 탑재할 수 있으나, FC-31의 동체 크기가 작아 탑재 어렵다면서 결국 WS-13B로 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평가하며, 특히 에프터번 초음속 속력을 내기 위해서는 공기흡입구를 개선하여 출력을 높혀야 하나, 이는 스텔스에 치명적 영향을 주는 역효과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FC-31이 아직도 엔진과 스텔스 효과 간 완성체를 이루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 해군 F/A-18E/F는 같은 엔진에 공기흡입구를 개선하여 레이더표면접촉율(RCS)을 50% 감소시키고 캇핏을 첨단 섬유질로 금속 이음새없이 제작하여 RCS를 30% 줄인 것과 비교되었다.

 

 

 

셋째, 레이더와 무장이다. J-20은 J–16에 탑재한 1,856개의 흡출력 트런스미터 모듈을 갖춘 Type 1475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AESA)를 개선한 2,000-2,200 흡출력 모듈형을 탑재하나, FC-31은 아직까지 알려진바가 없다. 아마도 동일한 AESA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나, 문제는 레이더가 공대공과 공대지 미사일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미 해군 함재기들은 최대 600㎞ 사거리의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으나, FC-31는 J-20의 내장형 6발의 PL-15 공대공 미사일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사거리는 350㎞로서 Type 1475형 AESA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또한 이는 FC-31이 소요자에 맞는 탑재무장 포트폴리오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중국은 JF-17 제4세대 전투기의 무장 포트폴리오를 170여 회 이상 수정하여, 겨우 파키스탄, 나이지리아와 미얀마에 수출할 수 있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FC-31이 중국 해군이 미 해군 F/A-18E/F와 동일하게 약 8,000㎏의 미사일과 폭탄 ROC를 충족하는 엔진, 내외장 무장패드 그리고 작전반경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서는 향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며, 그때는 제6세대 전투기가 나오는 시기이라며 FC-31 생산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넷째, 동체와 각종 센서간 통합이다. 미 해군이 F/A-18C.D 호넷트와 F-35C 스텔스기간 중간형인 4.5세대 F/A-18 E/F 슈퍼 호넷트기는 11개의 각종 센서를 동체에 통합시키고 있으며, 호넷트기보다 RCS를 50% 이상 감소시킨 스텔스 효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면 방어용 전파교란, 전자파 대응, 적 레이더 경보, 플레어 사출기, 합동전술정보 분배, 공중급유포드 등으로 제5세대 F-35C는 이들 대부분을 표적 적외선 수색 및 추적(ISRT)로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FC-31은 여전히 동체, 엔진 그리고 스텔스 효과에 머무르고 있으며, ISRT와 같은 통합센서 체계가 식별되지 않아, 향후 FC-31의 작전 완전성에 의문을 갖도록 한다. 특히 캇핏 내 조종사가 접하는 『산소공급부족 문제(OBOGS)』 문제는 FC-31 작전완전성에 있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나 전혀 알려진바가 없다.

 

특히 전 지구항법장비와 연동도 문제이다, 예를 들면, 러시아 제5세대 Su-57 스텔스기는 러시아 전 지구항법장비 GLONASS와 연동시키는데만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였으며, 지난 3월 24일 영국 『JDW』는 2000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59개 위성으로 바이도우(北斗) 전 지구항법장치(GPS)와 지안빙(煎餠)-8 성좌 계획에 의한 야오간(遙感)-31의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 등 신호정보(SIGINT) 감시위성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군사 전문가들은 이들 체계가 FC-31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국 군사 전문가들은 미중 간 군사경쟁이 군사과학기술 선도 개발로 집중되고 있다며, 중국이 FC-31을 들어 미국을 근접히 따라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도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린다.

 

이는 지난 3월 8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잠정안』은 군사과학기술의 우세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해 스마트(smart)하고 성숙(disciplined)한 리더십을 보이고, 만일 중국이 거부하면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접목한 군사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반면, 중국은 여전히 민군융합전략과 Made-in-China를 위해 민간방위산업체들의 참가를 확대시키겠다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대비에서도 찾을 수 있는 사례였다.

 

2014년 중국 시진핑 주석은 그동안 유명무실하던 『민군 융합발전 전략(MCF, 軍民融合發展戰略)』을 국가발전전략로 격상시키어, 민군겸용 과학기술을 중국군 차세대 전투기 개발과 연결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에 2019년 11월 6일 『JDW』는 중국 정부가 민간항공기업들이 중국항천과공집단유한공사(CASIC),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 공개입찰에 참가하도록 제도를 개선하였으며, 약 400여 개의 민간항공회사들이 참가하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중국 5개년 경제개발 계획(FYP, 五規劃), 국가 중장기 과학기술 개발 계획(MLP 또는 NSTDP, 國家中長期科學技術發展規劃)과 군민 융합발전 전략(MCF) 3가지 계획이 중국군 현대화와 국방개혁을 위한 재정 투자와 연구개발 내용을 담고 있어 2049년 세계 일류급 군대를 지향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번 『Global Times』의 군사과학기술 혁신 기사에 대한 평가는 다음과 같이 엇갈렀다. 우선 민군 융합전략, 제13차 FYP와 제2단계 MLP 추진에도 불구하고, AVIC의 구조적 비효율성과 경쟁에 따른 혁신적 기술 개발 미흡 등의 문제가 상존한다며 앞에서 제시한 상세한 FC-31 기술적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이다.

 

 

 

반면, 지난 2월 10일 『JDW』는 이스라엘 라비(Lavi) 전투기를 모방한 J-10 전투기에 이어 J-20 스텔스기로 혁신한 사례와 달리, FC-31 스텔스기는 러시아로부터의 벤치마킹 없이 독자형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미국 등 서방국가의 중국에 대한 마이크로적 과학기술 수출 규제를 피해 우회적으로 민군겸용 항공 군사과학기술를 도입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한편, 중국은 미 공군의 F-35 라이트닝 스텔스기 교훈을 고려하여 FC-31 개발에 많은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3월 15일 『뉴욕타임스(NYT)(국제판)』과 3월 24일 영국 『JDW』는 록히드 마틴사의 F-35 스텔스기가 최근 미 공군이 도입한 F-15EX와 별 다른 차이점이 스텔스 효과 외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단가와 운용유지비가 높고 미 국내 부품공급율이 45%에 불과하다면서, 제6세대 공중우세기는 너무 많은 ROC를 요구하고보다, 인공지능 무인기와의 유무인 혼합팀(MUM-T) 개념하의 새로운 전투기 개념이 되어야 한다고 보도하였다. 이는 과거와 같이 단일 전투기가 모든 임무와 역할을 다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이며, 중국도 FC-31 개발에 이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궁극적으로 이는 중국 AVIC는 시진핑 주석이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창조하는 혁신적 돌파구(break through)’를 만들라는 지시에 의해 FC-31을 어떻게 하든 완성시키려는 무리함을 지적하는 것으로서, 지난 3월 29일 『Global Times』 기사가 최근 중국군이 대만에 대한 대규모 공중전투단과 항모전투군을 동원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허언(虛言)으로 평가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연구위원, 육군발전자문위원과 The Diplamat 초빙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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