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한국형 전투기, KF-21의 화룡점정을 찍는 3대 핵심장비_김민석의 글로벌트렌드

전문가_칼럼 작성자: 운영자 유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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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4-28 15:41:55

 

글. 김민석(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국방력과 과학기술을 증명하는 항공 무기체계

 

최근 백 년간 벌어진 전쟁에서 가장 눈부신 기술력을 보여준 분야는 항공 무기체계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공중 장악의 역할을 맡은 전투기가 핵심이었는데요. 2차 세계대전 때에는 대형 폭격기에 십여 명이 탑승해야 했으나, 과학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단 2명만이 탑승해도 폭격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현대의 전투기는 첨단의 기술력이 집약된 무기체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한 나라가 전투기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그 나라의 국방력은 물론, 나라 전체의 과학 및 산업 기술 수준과 국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이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무기체계인 전투기의 전투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능력은 무엇일까요?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크게 세 가지를 핵심 능력으로 꼽습니다. 첫째로 우세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기동력, 둘째로 많은 무장과 우수한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무장 탑재력, 셋째로 상황을 파악하고 적을 찾아낼 수 있는 표적 획득 능력입니다.

 

 

| 한반도를 수호할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출고!

 

지난 4 9일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전 세계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보라매라는 이름에는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추 전력’,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전투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해요. KF-21은 공군의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고, 차세대 전투기로서 미래 전장에서 영공수호를 담당할 것입니다.

 

지금도 우리 힘으로 만든 첨단 전투기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땀 흘려 일하고 있습니다. 오는 2026 6월까지 지상·비행시험을 거쳐 KF-21 개발을 완료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독자 개발 국가가 될 전망입니다.

 

 

| KF-21 보라매의 3대 핵심 장비

 

KF-21은 동체 길이 16.9m· 11.2m·높이 4.7m F-16 전투기보다 크고 F-18 전투기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쌍발엔진을 탑재했으며 최대 속도는 마하 1.81(시속 2200km), 항속거리는 2900km, 무장 탑재량은 7.7t 입니다. 또한 작전성과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저피탐(LPI : Low Probability of Intercept)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무엇보다 KF-21은 국산 전투기로서 진화적인 개발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가장 큰 특장점입니다. 독자적인 성능개량이 가능하고, 국내에서 개발한 무장체계를 항공기에 통합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현재 KF-21에 사용되는 부품 중 총 85종의 품목이 국산화 진행 중인데요. 그 중 한화시스템은 3대 핵심 장비를 포함한 6종의 장비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 IRST(Infra-Red Search and Track) -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IRST(Infra-Red Search and Track), 적외선 탐색 추적장비입니다. 제트 전투기가 실용화된 이래로, 적 전투기를 탐지하기 위한 최적의 장비는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다였는데요. 1960년대 후반부터 스웨덴의 J35, 미국의 F-8 F-4, 구소련의 MIG-23이 레이다를 보조하기 위한 표적획득용 카메라를 장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피아식별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당시의 레이다로는 적과 아군을 혼동하기 쉬워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 후 야간에도 정확하게 적을 추적하기 위해 적외선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 것이 IRST의 시초입니다.

 

1970년대에서 1980년대로 진입하면서 세계 각국은 발전된 엔진과 레이다 기술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일명 ‘4세대 전투기라고 불리는 기체가 탄생하는데요. 전투기 레이다의 성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면서, 레이다의 추적·탐색을 방해하는 전자전 기술도 함께 발달했습니다. 전자전 상황에서 적 항공기를 탐지할 장비가 더욱 중요해진 셈이지요. 그래서 MIG-29, Su-27, F-14와 같은 전투기들이 IRST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에도 IRST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적외선 추적 방식으로 적에게 탐지되지 않고 조용히 적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대의 적기를 동시에 추적하고, 이 정보를 레이다와 연동할 수 있는 점도 전략적으로 긴요하게 작용합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라팔, 그리펜-E, F-35와 같은 최신예 전투기들에 거의 빠짐없이 IRST가 장착되고 있습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하여 KR-21에 장착될 IRST는 이들 전투기와 동등한 성능을 갖췄습니다. 또한 현재 우리 공군 전투기에서 운용 중인 외부 장착형 IRST보다 소형화·경량화되어, KF-21의 공중전 성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EO-TGP(Electro-Optical Targeting Pod) -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두 번째로 살펴볼 것은 EO-TGP(Electro-Optical Targeting Pod),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입니다. 짧게 타게팅 포드(Targeting pods)’라고도 불리며, 전투기 외부에 장착되어 표적을 추적하는 방식의 장비인데요. IRST와 비슷하게 적외선 카메라가 사용되지만, 주간 TV 카메라와 레이저 거리 측정기가 더해져 훨씬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EO TGP가 중요한 이유는 전투기의 공대지 임무(지상의 표적을 추적하고 공격하는 임무)에 필수적인 장비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전투기나 폭격기가 일정 지역에 대규모로 폭탄을 투하하는 융단 폭격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전에서는 아군 피해를 줄이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초 정밀 공격으로 방향성이 바뀌었지요. 이 때 타게팅 포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O TGP에 탑재된 정밀 전자광학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는 지상 및 공중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데요. 특히 아래 과정을 통해 지상 공격 임무에서 초정밀 공격을 가능하게 만듭니다.

 

 

한화시스템의 EO TGP KF-21의 왼쪽 공기 흡입구 아래에 장착되어 위와 같은 임무를 수행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수출된 스나이퍼 포드나 라이트닝 포드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춰, KF-21뿐만 아니라 여러 국산 및 외국산 항공기에도 장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되고 있습니다.

 

 

3)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

 

 

 

 

 

KF-X(한국형전투기) 첨단 AESA 레이다, F-35 스텔스기 레이다 수준으로 개발된다!

동영상 링크 : https://tv.naver.com/v/12578593

 

마지막으로 살펴볼 장비이자 전투기에서 가장 중요한 표적 탐지 및 추적 장비가 바로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 레이다입니다. 쉽게 말해 기계식 안테나 대신 전자식 송수신 모듈이 각종 기능을 수행하는 레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파를 사용해서 표적을 탐지하는 레이다의 핵심 부품은 송신과 수신을 담당하는 안테나인데요. 1940년대부터 등장한 파라볼라 형(parabolic antenna) 안테나를 시작으로, 1980년대까지는 평평한 안테나인 플래너 어레이(Planar-array) 안테나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안테나는 마치 액션캠이나 스마트폰에 다는 짐벌(Gimbel)처럼 3축으로 된 구동장치에 연결되어 있는 형태였습니다. 비행기 방향과 관계 없이 일정한 각도로 레이다 전파를 쏘거나,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넓은 영역을 탐색하여 표적을 탐지했지요.

 

하지만, 이런 기계식 구동(mechanically moved)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전투기 레이다는 마하의 속도로 급격한 기동을 하는 전투기에 탑재되어, 똑같이 마하의 속도로 움직이는 적 전투기를 탐지해야 하는데요. 모터의 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방향을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지요. 이런 기계식 구동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모터가 아닌 전파의 간섭을 이용하여 레이다 전파를 바꾸는 위상 배열(phased array)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위상 배열 기술이 적용된 레이다는 구소련의 MIG-31을 비롯한 몇몇 국가의 최신예 전투기에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위상 배열 레이다는 패시브 위상 배열(PESA)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하나의 레이다파를 모터 없이 빠르게 바꿔 적보다 빠르게 넓은 지역을 탐색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테나 하나하나를 마치 작은 레이다처럼 송/수신 모듈(T/R module)로 바꾸는 액티브 위상 배열(AESA) 레이다가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최초로 연구하기 시작한 전투기용 AESA 레이다는 그 개념이 알려졌을 때부터 군사전문가들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위상 배열 방식을 통해 모터를 쓰는 기계식 레이다보다 훨씬 빠르게 넓은 면적을 탐지할 뿐만 아니라,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특성 때문에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가 받았기 때문입니다.

 

 

 

AESA 레이다는 강한 출력과 넓은 안테나 크기로, 같은 크기의 기계식 레이다보다 훨씬 강력한 레이다 빔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다의 T/R 모듈 소자 하나하나가 사실상 작은 레이다의 역할을 하므로, 1000여 개의 모듈 중 몇 개가 고장이 나도 임무 수행에 전혀 지장이 없는 높은 신뢰성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각의 T/R 모듈에 서로 다른 역할을 부여할 경우 기계식 레이다보다 훨씬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탐색·추적할 수 있습니다. 지상의 표적을 탐지하면서 동시에 공중 표적을 함께 탐지해, 공대공 미사일과 유도 폭탄을 동시에 발사하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해졌지요. 적보다 더 멀리, 빠르게 탐지하면서도, 한 번에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AESA 레이다. 전투기 기술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첨단 레이다를 우리 기술로 만들어 KF-21에서 운용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합니다. 미국의 기술지원 거절에도 불구하고, F-2, 라팔, 그리펜 E와 같은 해외의 AESA 장착 전투기에 전혀 밀리지 않는 우수한 성능의 AESA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KF-21이 한반도 주변의 지상·해상·공중의 그 어떤 위협에도 대처하고,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레이다를 만든 것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가장 큰 쾌거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KF-21 보라매, 앞으로의 과제

 

 

 

 

한국형 전투기의 핵심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 우리 손으로 만드는 첨단 항공기 레이다

동영상 링크 : https://tv.naver.com/v/15166190

 

KF-21 보라매 전투기는 대한민국 최초의 자랑스러운 국산 전투기이자, 국내 기술로 여러 시스템을 통합한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주어진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큰 숙제도 남겨주었습니다. 세계의 방위산업 선진국들은 전투기 무기체계 등장 후 30년 넘게 지속적인 성능 개량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KF-21도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을 내다본 성능개량과 끊임없는 개선으로 세계의 최신예 전투기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합니다.

 

이에 걸맞게 한화시스템이 개발에 참여한 KF-21 3대 표적획득 장비는 성능이 세계 유수의 수준에 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체계 개발 참여와 경험을 통해 꾸준히 성능을 발전시킬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시제기 제작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수십 년간, KF-21이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쏘는 능력을 갖추도록 업체와 군, 정부가 합심하여 긴 경주를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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