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나라당의 한 의원과 점심을 먹었는데, 그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거리더군요. 박정희 대통령 얘기를 하는 도중이었습니다. 그는 젊은 시절 청와대에서 오래 근무했던 사람입니다.
“박대통령은 무슨 보고를 하면, 보고서에 밑줄 치고 깨알같이 당신의 의견을 적어 내려보냈습니다. 보고서가 아무리 두껍더라도 다 읽었습니다. 더 상세하게 보고하라고 야단친 적도 있습니다. 그때 얘기를 하려니까 눈물이 나려고 그러네.” “당시 서해 5도는 무방비 상태였는데, 박대통령이 서해 5도를 튼튼히 하는 방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국방부장관이 보고를 하면, ‘현장에 가봤느냐’ ‘어디는 어떻게 했느냐’ 등 꼬치꼬치 따졌습니다. 서해5도의 구석구석을 자신의 머리 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국방부장관이 몇번이고 직접 현장에 가서 보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때 튼튼하게 해놓았기 때문에 거기서 말썽이 없었던 겁니다.”
“전두환씨가 대통령이 되고 나더니 모든 보고서를 한장으로 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무슨 행사 때마다 말씀자료를 만들라고 하는 겁니다. 서너명이 만나도 말씀자료, 몇십명이 만나도 말씀자료……. 청와대에 어디 인력이 많습니까. 청와대는 해당부처에 지시하게 되고, 해당부처에서는 사무관이나 주사가 대통령 말씀 자료를 만들게 됩니다. 대통령이 결국 주사나 사무관이 만든 말씀자료를 읽고 있는 겁니다.”
“박대통령은 기름값이 올랐다 하면, 실내온도를 몇도씩 내리는 운동을 합니다. 그리고 대통령 자신부터 내복을 입고 실천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주위에서 따라 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리고 말이죠. 박대통령은 항상 부하들에게 경어를 썼습니다. 박대통령이 군인 출신이라 나도 그렇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어요.” “박대통령이 인권을 탄압하기는 했지만, 그런 지도자가 없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박대통령 같은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얘기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대통령을 보며, 박대통령을 떠올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愛國, 愛族, 愛民하는 지도자가 그립습니다. / 조선일보 주용중 기자 블로그 2004년 12월5일
집무실, 식당, 침대 머리맡까지……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청와대 집무실과 상황실 심지어 식당에까지 온통 지도와 각종 차트로 가득했다. 인척도가 나날이 체크되었다. 처음 만드는 고속도로이므로 예기치 않은 문제들이 자주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육사 출신의 우수한 공병장교들을 뽑아서 각 공사 구역마다 배치하여 건설업자들을 기술 지도하고 감독토록 했다. 야당은 고속도로가 드러누워 있기에 망정이지 서 있는 것이라면 와우아파트처럼 무너졌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 宋孝彬 <가까이서 본 박정희 대통령>
■박대통령의 성격이 아주 세밀해요. 청와대 침대 머리맡에 ‘소양강 댐 며칠 착공, 며칠 완공’, ‘영산강 댐 며칠 완공’하고 쓴 쪽지를 핀으로 붙여 놓았어요. 담당 장관한테 체크하면 될 텐데, 직접 현장소장에게 전화를 해요. 얼마나 진행됐나 대통령이 반드시 확인을 하니까, 일을 지시받은 장관은 말할 것도 없고, 현장 책임자까지 벌벌 떠는 거예요. 제가 “각하, 주무실 때라도 편히 주무시지 이런 걸 왜 붙여 놓으십니까” 하니까 대통령이 “모르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이렇게 점검을 하니까 계획대로 되는 거야” 그러세요. 학생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 같아. / 金龍泰 증언 / 월간조선 2002년 4월
나는 현실주의자……그러나 이상은 있다
■아버지께 제가 여쭸어요. “아버지는 낙관주의자세요, 아니면 비관주의자세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나는 현실주의자야. 그러나 나에게도 이상은 있어” 그러셔요. 그래서 “제가 아버지의 이상을 맞춰볼까요? 자주국방, 자립경제, 인정이 넘치는 사회 아니예요?”하고 아버지가 늘 강조하시던 것들을 꼽았죠. 그러니까 아버지가 거기에 하나를 더 붙이셨어요. “공정한 소득분배도 이루어져야 해” / 고 박대통령 내외 기념관건립 추진, 박근혜씨 / 주간조선 1988년 11월13일 ■아버지가 메모를 하신 게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들여다보면 정말 아버지는 완전히 60년대, 70년대에 그냥 어떡하면 나라를 빨리 발전시킬까 거기에 모든 것을 기울이셨다는 것이 절절히 나타나요. 그러니까 한해 대책을 강구하시면서 우리나라 지도를 그려 놓으시고 일단계는 어디다, 이단계는 어디다 하고, 또 예를 들면 농업정책을 구상하시면서 소 한 마리 값이 충청북도는 몇십만원이고, 어디는 몇십만원이고, 양송이는 평당 가격이 어떻고, 그런 것을 전부 이렇게 실제 계산을 하시고 수익이 얼마, 투자가 얼마고 하는 기록이 나타나지요. 심지어 아버지는 나라를 빨리 발전시켜야 하는데 혹한기 겨울에는 산업발달에 지장이 많잖아요, 날씨 때문에. 그 기간까지도 아까우셔 가지고 그래서 쭉 매년 산업개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진가, 이것을 유심히 보셨다가 어떤 때는 12월초부터 아주 추워질 때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12월말까지도 따뜻한 해가 있고 또 3월도 그렇고, 그래서 결국 우리나라 산업개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기간은 12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다, 그런 결론도 내리시고 말하자면 그런 발자취가 여기 담겨져 있습니다. / MBC-TV 박경재의 시사토론-박근혜씨, 아버지를 말한다-1989년 5월19일
■아버지는 시작한 일을 흐지부지 끝내는 법이 없었다. 아버지는 이루고 말겠다는 의지가 정말 대단하셔서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챙기셨다.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기로 결심한 후에는 자나깨나 고속도로 생각을 하면서 길을 어느 쪽으로 내는 것이 좋을까를 결정하기 위해 직접 헬리콥터를 타고 몇 번이나 현장을 순시하셨다.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의 구조는 어떻게 할까 종이에다 여러 가지 방향으로 직접 그려보시기도 했다.
제주도에 농장을 지어 귤을 재배하는 일을 계획하실 때는 1년 수익이 얼마나 될까를 전문가들과 일일이 계산하셨고 나무를 어떻게 심어야 할지까지 생각하셨다. 공업단지를 지정할 때도 반드시 직접 사전답사와 현장확인을 하신 후 결정하셨다. 그렇게 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들으면서, 나 역시 어떤 일을 할 때는 끝까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 박근혜-언제나 진지했던 아버지의 식탁 강의 / 신동아 2003년 6월
헬리콥터에서 내려다보는 조국 산하 ■1973년 9월20일 헬리콥터 편으로 충남 아산만과 이리공업단지를 돌아본 그는 헬기 아래로 푸른 산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우리가 기회 있을 때마다 평화와 번영을 추구하자고 말해 왔는데 지금 바로 내려다보이는 저 풍경이야말로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그림 같다”고 만족해 했다. 한편 산기슭에 있는 논들을 가리키며 “저렇게 고지대에 있는 천수답에까지 풍작이 들었다. 그러나 앞으로 2주일 내지 4주일 동안 일기가 좋아야 대풍을 그대로 거둬들이게 될 터인데…”라고 말했다. / 朴源卓 <역사의 점화>
■박대통령은 헬리콥터 기상에서 여기저기 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 아름다운 농촌 주택, 크고 작은 공장들과 대규모 다목적 댐과 방조제, 그리고 간척지 등을 내려다보며 마치 대통령 자신의 아파트나 집과 공장들이 늘어나고 대통령 소유 농장의 구조물이 이것 저것 늘어나는 듯 기뻐했다. 박대통령은 자기개인의 재산에는 하등 관심이 없고 오로지 나라의 경제와 살림살이와 잘 되는 것만 바라고 또 기뻐했다. / 金正濂 <아, 박정희>
비가 와야 할 텐데……
■수리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당시에는 가뭄으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경우가 많았다. 아버지는 자나깨나 가뭄 걱정을 하셨다. 식사할 때도 “오늘은 비가 와야 할 텐데…” 하며 걱정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린 나도 걱정이 돼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오늘은 비가 오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다. 그럴 때면 우리 가족의 간절한 바람 자체가 ‘비가 오는 것’이 되었다. 아버지의 노심초사 때문에 우리 모두가 나라 걱정을 한 것이 아닐까.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가뭄으로 갈라진 국토를 순례하다가 비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너무나 기뻐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박근혜-언제나 진지했던 아버지의 식탁 강의 / 신동아 2003년 6월
고속도로와 강릉 오리의 추억
■고속도로를 따라 아버님과 함께 여행을 하는 적이 때때로 있는데 아버지께서는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설명이 끝이 없다. 저 마을은 새마을 모범부락으로 몇년도에 상을 받았다. 저쪽 산은 조림이 잘못되어 저렇게 보기 싫게 됐지만 이렇게 고친다. 심지어 저 마을에 큰 나무가 다섯 그루가 있었는데 지금 보니 세그루밖에 없다고 하신다. 아버지께서는 우리 국토에 대해서 손바닥을 들여다보시는 것 같다. / MBC-TV 신년특집-박근혜 1977년 1월3일
■지난번 고속도로 개통식 때 강릉에 가신 적이 있었는데 경포대 쪽에 오리들이 많이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가거나 차가 지나가도 조금도 놀라지 않고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이 택시 운전사에게 여기 오리들은 어째서 사람이 다가가도 무서워하지 않고 태평하냐고 물었더니, 그 운전사가 대답하기를 대통령 빽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아버지께서 우연히 전해 듣고 자랑스럽고 좋으셔서 여러 사람에게 농담삼아 하시는 것을 들었다. /
TBC-TV 박근혜 1975년 12월1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