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의 차밀> 중국 COVID-19와 미 핵항모 함장 해임
작성일: 2020-04-06 11:21:31
<윤석준의 차밀, 2020년 4월 5일>
중국 COVID-19와 미 핵항모 함장 해임
지난 1월부터 확산하기 시작한 중국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적•아 구별이 없으며, 심지어 첨단 군사과학기술도 무력화시키고 있다.
지난 4월 2일 미 해군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CVN-71) 함정 내에서 약 100여 명에 이르는 COVID-19 확진자가 나오자, 문제의 심각성을 미 해군 지휘부에 메모(Memo)로 제기한 루스벨트함 함장 브렛 크로지어(Captain Brett Crozier) 해군대령이 해임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난 3월 26일 자 『미해군연구소(USNI) 뉴스레터』는 1월에 17일 모기지 루스벨트함이 샌디에고를 출항하여 동아시아 해역에서 해상작전을 수행하던 도중에 COVID-19 확진자가 발생하여 괌(Guam)에 입항하였으며, 현재 미 해군 의무부대의 검역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지난 3월 31일 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The San Francisco Chronicle)』은 3월 30일 크로지어 함장이 승조원들의 검사와 방역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하는 메모를 해군 지휘부에 보고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루스벨트 핵항모로 구성된 항모타격단(TR CSG)의 동아시아 작전에만 신경을 쓰던 미 해군 지휘부가 당황하였으며, 급히 루스벨트 핵항모를 확진자를 괌 시내 주요 병원에 격리하며 함내를 방역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지난 4월 2일 미 해군성은 메모의 언론 유출을 문제로 삼아 메모를 보고한 크로지어 함장을 해임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루스벨트 핵항모의 COVID-19 확산은 미 해군 지휘부의 실수와 대응 미흡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 3월 4일에 루스벨트 핵항모가 베트남 다낭에 입항 때가 이미 COVID-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미 해군성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과 군사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루스벨트 핵항모와 태평양 함대 사령관 존 아퀼리노 해군대장(Admiral John Aquilino)의 베트남 다낭 방문을 강행하였다며 이는 실수이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루스벨트함의 COVID-19 확산에 대해 미 해군 지휘부의 초기 대응도 미흡하였다고 지적한다. 루스벨트 핵항모의 베트남 다낭 방문 이후 약 2명의 의심증상자가 발생하였으나, 하함 조치만 하고 14일간 해상에서 격리기간을 거치도록 지시하였다며. 이 기간에 지난달 일본에서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Diamond Princess Cruise) 대형 유람선 확산 사례와 같이 밀집된 함정 내에서 확산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미 해군성의 폐쇄성이었다. 지난 3월 31일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미 해군성이 예하에 COVID-19의 해외 미군 부대에서 발생한 확진자에 대해 공개하지 말라고 행정명령을 하였으며, 이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COVID-19 사태를 매우 낙관적으로 보며 미 질병예방본부(CDC)가 통제를 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11월 대통령 선거에서의 재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행정부를 단속한 결과에 따른 파급효과(ramification)이었다고 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COVID-19 확산에 직면한 루스벨트함 함장이 문제를 메모 형식으로 지휘부에 제기한 것에 대해 미 해군성이 해임을 결정하였다는 것이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COVID-19 확산에 직면한 루스벨트함 함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공식 메모를 여러 곳에 발송하였으나, 당시 미 국방성 마크 에스퍼 장관은 이를 해외 미군부대에서의 COVID-19 발생 관련 정보를 비공개로 하라는 행정지침에 반(反)하는 것으로 보았다”라고 보도하였으며, 4월 3일 자 미 『CNN』은 “미 해군성이 이번 메모의 미국 지방언론으로의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함장을 해임하였다”라고 보도하였다.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메모는 당시 루스벨트 핵 항모에서의 COVID-19 확산이 심각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라며, 또한 미 해군성이 COVID-19 확산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평가하였다. 루스벨트 핵 항모에는 약 5,000명의 해군 장병과 제11 항모 전투비행단(Carrier Air Wing 11)이 탑재하여, 지난 3월 초에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상훈련을 실시하였으며, 올해 림팩훈련과 동맹국 해군과의 다양한 연합훈련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통상 미 해군은 평시 상황의 전염병 확산이 발생하는 경우, 함장은 함장의 권한으로 약 90%의 승조원을 하함시킬 수 있으며, 약 10% 정도의 인원으로 함 안전과 방역을 실시하도록 하여 이번에 과거와 전혀 COVID-19 확산 위기를 접한 루스벨트함 함장의 판단은 건전한 조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 국내 언론들은 “루스벨트함 함장이 메모에서 확진자를 괌 병원에 격리하고 최소 승조원으로 나머지 작전임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방안과 작전임무를 즉시 중지하고 방역을 하면서 핵추진체계와 기본적 작전을 수행하며 현재 상황을 유지하는 방안을 건의하였으나, 미 해군성은 단지 루스벨트함 함장을 메모의 대외 유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하였다”라며 미 해군성을 비난하였다.
당시 메모를 접수한 미 해군 지휘부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예를 들면 3월 31일 미 해군성 토마스 모드리(Thomas Modly) 장관대리는 펜타곤에서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루스벨트 핵 항모 승조원의 24%인 1,273명의 장병에 대해 COVID-19 검사를 하였으며, 그중 93명이 양성으로 나왔으며, 86명은 증상이 있고 7명은 무증상이다”라고 발표하였으며, 미 해군참모총장 마이클 길데이(Admiral Michael Gilday) 해군대장은 “함장은 적절한 조치를 하였으며, 곧 약 2,700명의 루스벨트 핵 항모 승조원들이 하함시켜 괌에 있는 병원시설에 격리시킬 예정이며, 루스벨트 핵 항모를 방역 조치(quarantine) 하고 있다”라고 브리핑하였다. 하지만 4월 2일 미 해군 지휘부가 전격적으로 COVID-19 확산 문제를 메모로 제기한 함장을 해임하였으며, 일부 언론은 이를 괘씸죄라고 보도하였다.
현재 미 국내 매체와 온라인에서 함장 해임에 대해 찬•반 양론이 나타나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는 이임하는 크로지어 해군대령에게 호의와 감사를 보내는 승조원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도하고 함장의 복귀를 요청하는 청원까지 나타나고 있다.
갑자기 문제가 커지자, 4월 2일 해군소장 출신이자 외교관이었던 해군성 모드리 장관대리는 함장 해임 결정은 본인의 독단적 결정에 의한 조치였다면서 진화에 나서면서 해임 이유를 20∼30부의 메모를 상부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암호화되지 않은 이메일을 사용하였으며, 메모를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타격단(TR CSG) 전투기동사령관 스튜어트 버커 해군소장에게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메모가 일부 미국 지방언론에 유출된 경위에 대한 지휘책임을 물은 것이었다고 변명하였다.
현재 다음과 같은 루스벨트함 함장을 해임 조치에 대한 찬•반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함장과 핵항모에 승조 경험이 있는 예비역들은 루스벨트함이 베트남 다낭을 방문할 시에 함장은 승조원들의 상륙을 허가하지 말아야 했으나, 당시 30여 명의 승조원을 상륙시킴으로써 COVID-19 확산의 지휘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함장은 통상 메모로 지휘계통을 통해 보고하는 경우에 “관계자 외 열람금지(for official use only)” 형식을 갖추나, 이번에는 일반열람으로 처리하였다면서 이는 실수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아울러 또 다른 일부 전문가는 함장의 기본 임무는 작전임무와 승조원의 안전과 건강이라면서, 베트남 방문 이후 COVID-19가 루스벨트함 내에 확산되어 임무수행이 어렵게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메모 행위를 하였다고 보면서 이는 너무 늦은 조치였다고 평가하였다.
다음은 해임이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이다. COVID-19는 과거와 다른 상황이었으며, COVID-19의 루스벨트함 유입 차단에 실패한 미 해군 지휘부가 함장을 속죄양으로 삼았다는 평가이다. 남중국해 등에서 첨예한 미•중 간 군사경쟁을 벌리는 현 시국에 미 해군성이 너무 작전성과에만 집착하여 함장에 지휘책임을 물었다면서 평시 작전 수행 중에 발생한 COVID-19 확산 책임을 메모 유출을 명분으로 함장을 해임한 것은 미 해군 지휘부의 면피용 행위라는 지적을 하였다. 실제 크로지어 함장은 그의 메모에서 전시도 아닌데 평시 작전상황에 발생된 COVID-19 확산은 승조원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강조하였다.
실제 미 해군성 모드리 장관대리은 4월 2일자 미 해군성 보도자료에서 미 해군성은 함장에 필요로 하는 모든 조치를 하고자 하였으며, 메모 공개 이후 7함대사령관, 태평양 함대사령관, 해군참모총장 간 화상회의를 통해 방안을 강구하였다면서, 루스벨트함 크로지어 함장은 이를 저평가하여 승조원의 불안을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발생시켰다고 비난하였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COVID-19 확산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는 상황하에 미 해군 수뇌부가 루스벨트항모타격단(TR CSG)의 COVID-19 문제 제기에 따른 작전적 영향과 파장을 우려하여 함장이 제기한 루스벨트함 내 COVID-19 확산 문제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일을 크게 확대되자 함장을 속죄양으로 삼았다고 비난하였다. 실제 모드리 장관대리는 4월 2일자 보도자료에서 ‘국가안보’, ‘항모타격단 작전능력 저하’, ‘빅스틱 역할’, ‘잠재적 적에게 유리한 국면 제공’, ‘즉각전투대응태세 유지’ 등의 각종 원론적 용어와 단어를 들어가면서 함장의 해임을 정당화하였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문제의 함장 메모가 “사실(fact)”이며, 상황을 “왜곡” 또는 “가짜”로 포장한 것도 아닌데, 미 해군 지휘부가 이를 문제 삼아 해임한 것은 지휘계통에 따른 지휘관의 책무를 다한 것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하였다. 특히 현재 미 행정부의 COVID-19 대응을 위한 정책결정이 COVID-19 확산 속도 보다 느린 상황으로 과연 미 해군성 지휘부가 적절하고 최선의 조치를 다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번 함장 해임이 무리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미 해군 작전지휘관들은 통상적으로 해상에서 전염병 확산 등의 상황에 직면할 시에 항상 임무수행과 승조원의 안전 간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 이번 COVID-19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시 크로지어 함장이 다음 계급인 제독으로의 진급을 앞두고 만든 메모는 매우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라면서, 미 해군성은 COVID-19 사태 해결을 우선해야지, 메모의 지방 언론 유출부터 조사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즉 루스벨트함이 괌에서 방역조치된 이후 작전임무 수행이 재개된 이후에 함장을 해임 조치를 해야 했어야 할 사항을 너무 면피용으로 해임을 무리하게 취하였다는 평가이었다. 현재 부함장 단 킬러 해군대령이 함장 임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전임(前任) 함장이었던 현(現) 칼로스 사르디에로 해군준장이 부임차 이동중에 있다고 보도자료는 밝히고 있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당시 상황을 일본에서 발생된 다이아몬드 프린스 대형 유람선 사건과 비교하면서 좁은 물리적 공간이 제한된 함정 내 업무 여건을 고려할 시 초기 2명의 확진자에서 약 100명에 이르는 확산은 이미 함장의 능력 밖의 위기였을 것이라면서, 이를 오직 전시 작전임무 수행 기준에서 접근하고, 루스벨트함 COVID-19 확산이 대외에 공개되는 것에만 민감해 하는 미 해군 지휘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극히 비(非)과학적 접근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비난하였다. 실제 지난 3월 30일 자 『뉴욕타임스』는 『COVID-19에 대한 비(非)과학 접근이 미국을 팬더믹으로 만들었다(Hostility to science is crippling the US pandemic response)』라는 논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COVID-19 대응에 있어 오직 11월 재선만을 생각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라고 지적하였다.
결국 군사 전문가들은 미 군사력의 대표적 상징이자, 미 첨단 군사과학기술의 집합체인 미 해군 핵항모가 COVID-19 확산을 피하지 못하고, 작전임무 중단이라는 전무후무한 위기(risk)에 직면하였다면서 이는 미 해군 역사상 획기적 사건 중 하나라고 평가하였다.
지난 3월 30일 현재 미 해군은 총 12척의 항모 중에 동아시아 일본 요코스카에 레이건, 괌에 루스벨트,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 아이젠하워, 아덴만에 트루먼 그리고 미 동부에 제럴드 포드의 5척 항모를 배치하였으며, 다행히 루스벨트함 이외 레이건함에서 COVID-19 확진자 2명이 나타났다.
종국적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전략경쟁을 수행하는 양국의 현장 작전 지휘관의 고민에 있어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미 본토로부터 동아시아로 원정작전(expeditionary operation)을 해야 하는 미군과 중국 본토와 인접된 가까운 해상, 공중 그리고 남중국해 인공섬 등의 제한된 지상에서 현행작전(route operation)을 수행하는 중국군 간에는 COVID-19 위협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루스벨트함은 전시를 전제로 해상작전을 하나, 중국군은 그저 대응을 위한 현행작전일 뿐이라서 부담이 크게 없다면서, 이번 크로지어 해군대령의 메모 사건은 이러한 차이를 대표적으로 보인 사례라고 평가하였다. 실제 모드리 장관대행은 보도자료에서 현 상황이 전시(war)는 아니나, 평시(peace)으로도 볼 수도 없다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하고 있다.
또한, 군 통수권자의 인식이다. COVID-19의 초기 대응에 실패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COVID-19 차단에 전력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불법이민자 방지를 위해 미군을 국경에 배치하고, 멕시코 접경 지역에 차단벽 설치를 위해 국방비를 전용하는 등의 좌충우돌적 행보를 보이더니, COVID-19가 미국 내에 확산하자, 갑자기 냉전 시의 국방물자법을 부활시키고, 본인 스스로를 전시 대통령이라며 COVID-19 팬더믹 상황을 전시로 몰고 갔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크로지어 함장 해임을 미 해군 지휘부가 COVID-19 확산 문제를 어떻게 접근했는지에 대해 어림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평가하였다.
아이러니하게 COVID-19가 중국에서 발생하였고 중국이 초기에 잘못 대응하여 전 세계로 확산하는 팬더믹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데, COVID-19가 오히려 중국이 두려워하던 미 해군 최신 핵항모를 일시에 무력화하는 효과를 나타냈으며, 이에 따라 미 해군 핵항모 함장이 전격적으로 해임하는 지휘계통 상의 문제를 미래 가상적인 중국에 보였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를 보는 중국군 지휘부는 “역시 시간은 중국 편이다”라며 다음은 어느 함정, 전투기 또는 잠수함일까하는 호기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식 판단과 COVID-19 팬더믹 상황에 직면한 미 군사력의 신뢰성에 대한 큰 의문이 들도록 하는 부분이며, 심지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인 한•미 연합방위태세 역시 COVID-19 상황하에 제12차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 난항으로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어 더 큰 우려가 되고 있다.
이미지
'$cont.escTitle > 미국nav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속단정 위협 대응 (0) | 2020.06.04 |
---|---|
항모가 부족하다는 미국 (0) | 2020.05.29 |
미 해군 톨레도(SSN-769) 공격원잠의 쇄빙훈련 (0) | 2020.03.23 |
미 해군 『C-HGB 미사일』 개발과 운용 (0) | 2020.03.09 |
최신예 원정고속수송함(EPF) (0) | 2020.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