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20-07-27 11:55:33
일본 차기 스텔스 전투기, 동북아 ‘장악’ 야심
개별 전투기 수집 정보 공유… '집단 공격' 전술 가능
6세대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위해 방위성과 미쓰비시 중공업이 제작해 2016년 4월 첫 시험 비행에 들어간 선진기술 실증기 '신신' 사진=일본 자위대 홈페이지 |
일본이 2035년에 차기 전투기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가운데, 이 전투기로 동북아시아의 제공권을 장악하려는 야심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은 차기 스텔스 전투기의 국내 생산을 위해 지난 10년간에 걸친 연구개발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 방위성이 이달 초 집권 자민당 내 국방의원연맹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새 스텔스 전투기는 공중 우세를 목표로 하는 공대공 전투기의 임무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공대공 전투기는 대적하는 전투기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춰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일본은 방위장비청을 중심으로 스텔스 전투기의 첨단 성능을 꾸준히 연구해 왔으며, 여러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일본은 스텔스 기술과 관련해 전투기 전체 형상에서 레이더파의 반사파가 발사된 곳으로 향하지 않게 하는 설계를 마쳤다. 이어서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하는 레이더파의 분산을 막고자 폭탄이나 미사일을 동체 내부에 무장창을 설치해 격납하는 연구도 실행했다. 일반 전투기는 폭탄과 미사일을 전투기 날개 밑이나 몸통에 장착해 레이더 탐지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단점을 안고 있다.
또 엔진의 흡입구는 레이더파의 반사가 크기 때문에 공기 흡입관을 곡면으로 처리하는 기술도 연구했다. 일본은 여기에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기체에 바르는 도료도 연구했다. 스텔스 성능과 관련한 일본의 기술 개발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있다. 폭탄과 미사일을 전투기 동체에 내장하면, 무장창의 문을 열고 닫는 문제가 등장한다.
특히, 전투기가 급격하게 선회 비행할 경우 중력가속도가 더해지면 문을 단시간에 여닫는 것이 숙제다. 스텔스기의 초기 형태인 미국 F-117은 코소보 전쟁에서 세르비아 목표를 공격하기 위해 무장창의 문을 열고 있는 동안에 지대공 미사일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장창은 빠른 시간에 개폐돼야 하며, 그 사이에 급격한 비행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은 항공장비연구소에 실물 크기의 무장창을 만들어 비행 기류를 측정하는 풍동 실험과 함께 무장창 문의 개폐와 무기 사출 실험을 실시했다. 또, 전투기에 스텔스 설계와 관련 장비를 장착하는 것은 기체 전체의 중량을 늘리는 요인이 되므로, 일본은 기체 구조의 경량화 기술을 연구했다. 해결 방식은 뛰어난 자체 기술로 생산되는 복합재를 성형해 기체를 제작하는 것이다. 복합재 성형 기체는 금속 기체보다 무게를 줄일 수 있으며, 금속 이음용 리벳의 사용도 대폭 감소시킨다. 또 전투기 엔진의 분사구 둘레를 감싸는 엔진 주위에 알루미늄 합금과 탄소섬유강화폴리머를 사용하는 열 차폐 기술도 전투기 중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 스텔스 기술은 오늘날 대량생산에 들어간 미국 스텔스 전투기에도 사용되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일본 차기 전투기는 현 스텔스 기술을 능가할 것을 분명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서 현재의 스텔스기 기술보다 향상된 기술을 적용해 상대 전투기의 탐지를 피해야 한다. 이에 더해 일본은 스텔스기의 탐지를 용이하게 하고자 차세대 고출력 레이더에 관한 연구도 실시했다.
현 스텔스 전투기를 먼저 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갖춰야만 공중전 상황에서 먼저 공격할 수 있어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기술 수준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비밀에 싸여 있다.
하지만, 일본의 차기 스텔스 전투기는 적어도 미국의 F-22, F-35와 중국의 J-20, J-31, 러시아 Su-57 등 현재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넘어서는 다음 세대를 지향하고 있다. 차기 전투기의 신기술은 새로운 공대공 전술을 가능하게 한다.
일본이 차기 전투기로 6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국내 제작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차기 전투기 개념도. 사진=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방위장비청이 실시한 연구 가운데에는 ‘집단 공격 전투기용 통합 화력통제기술 연구’가 있다. 방위장비청은 이 기술에 대해 전투기의 기존 전투 방식을 크게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고 자평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투기는 자신의 센서로 목표물을 찾아 자신에게 장착된 미사일 등으로 공격하는 개별적 대응 방식이었다.
그러나 집단 공격(cloud shooting)으로 이름 붙인 이 방식은 복수의 전투기로 구성된 편대가 각자의 센서로 찾아낸 정보를 공유하면서 목표물을 공동으로 공격하는 팀 전투 방식이다. 상대 목표물은 예상하지 않은 방향에서 공격해 오기 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편대에 소속된 전투기가 데이터 링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된 화력통제시스템으로 관제해야 하지만, 전투기의 수적 열세 상황에서도 효과가 발휘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방위장비청은 시뮬레이션 장치를 이용해 데이터 링크를 장착한 편대 모의전투시험을 통해 전투기용 통합 화력통제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차기 전투기는 외부 센서와 연결을 더욱 확대하면서 전투 능력을 더욱 높인다는 것이 일본의 복안이다. 연결 대상은 항공자위대의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뿐만 아니라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각종 무기체계와 네크워크다.
차기 전투기가 장래 전투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고려되고 있다. 일본의 차기 전투기는 현재 항공자위대가 사용 중인 F-2 전투기의 퇴역 시점에 맞춰 2035년부터 배치될 계획이다.
차기 전투기는 일단 90여 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F-2 전투기는 미국의 4세대 전투기인 F-16 전투기를 기반으로 일본이 독자 개발한 전투기다. 따라서 일본의 전투기 생산 수준은 4.5세대 전투기에서 6세대 전투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차기 스텔스 전투기 자체 생산을 위해 2016년에 실험용 5세대 전투기인 ‘신신’을 제작해 시험 비행한 바 있다. 세계에서 스텔스 유인기를 비행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일본이 네 번째였다. 차기 전투기의 향후 개발 일정은 그동안 개발된 기술을 조합해 2024년도부터 시제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7년에는 주요 탑재부품의 기본 설계와 제조도면을 제작하는 상세 설계를 마치게 된다. 이어 2028년에 완성된 첫 시제기를 시험비행하면서 보완을 거듭해 2031년에 양산형 전투기를 확정해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방위성은 올해 예산에도 차기 전투기 기본설계비 등으로 110억 엔을 배정해, 차기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 박차를 하고 있다.
한 차원 높은 스텔스 능력과 데이터 네트워크에 의한 집단 공격 능력 등을 갖추고서 2030년대에 등장할 차기 전투기는 현재 배치되기 시작하는 동북아 국가들의 스텔스 전투기를 성능 면에서 능가할 것이 확실하다. 일본은 착실한 전력 증강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전범국가의 반성 없이 또 다른 첨단 공격무기를 보유하는 자위대에 대해 주변 국가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김성걸 정치학 박사·안보정책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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