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7.29 09:01 | 수정 2020.07.29 09:17

VOA 방송, 미 육군대학원 보고서 인용 보도.
대중 압박엔 "호주, 일본, 대만이 더 중요"

미 해군 니미츠 항공모함과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남중국해에서 훈련하고 있는 모습/미 해군 제공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을 포함해 전 세계 미군 재배치를 검토하는 가운데, 향후 주한미군의 수요가 줄어들고 대중(對中) 압박에 있어서도 한국의 역할이 호주·일본·대만 등에 비해 떨어진다는 연구정책 보고서가 공개됐다.

28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육군대학원 산하 전략연구원(SSI)이 지난 17일 펴낸 ‘육군의 변신: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초경쟁과 미 육군 전구(戰區) 설계’란 제목의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2년 전 육군장관 재직 당시 발주한 것이라고 VOA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군의 전시작전권 인수와 군 현대화 추세를 고려할 때 유사시 대규모 지상전을 대비한 주한미군에 대한 요구는 향후 10년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한반도 실전 상황에 필요한 미군의 지상 기동전력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전역은 중국과의 초경쟁(hyper-competition)을 펼치는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전구이라며, 중국은 유사시 미군을 패퇴시키는 것을 염두에 둔 군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 합동군의 역내 전진배치 태세와 역량은 일본과 한국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전과 냉전의 유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 2014년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합동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

 

보고서는 한때 제2의 한국전쟁 발발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이 같은 배치 셈법은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것으로 간주됐지만, 현재 상태에선 전략적으로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고 VOA는 전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의 중요성은 향후 10년간 약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현재의 미군 배치는 대중 압박을 위한 효율적인 배치가 아니란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에 초점을 둔 전략변화를 수행하기 위해 유지해야할 핵심 협력국으로 호주·일본·필리핀·한국·싱가포르·대만을 꼽았다. 이중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하면서 당장 전략 통합이 가능한 나라는 호주·일본·대만 3개 나라라고 했다. 반면 한국은 중국과의 초경쟁 혹은 무력충돌을 가정했을 때 도움이 제한적인 국가로 평가됐다. 이는 한국이 대중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작성한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27일 VOA에 개인의견임 을 전제로 “이번 보고서가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를 제언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의 자원이 무한하지 않고, 북한과 중국의 위험 사이에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에 초점을 둔 전략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이번 보고서가 미 국방부나 육군의 공식 입장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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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9/20200729008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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