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진 기자

입력 2020.09.30 13:42   | 수정 2020.09.30 14:26

 

 

 

[출처] 北사령부 사살 지시하자 현장 지휘관 "정말입니까" 당황/ 민주당 막 가고 있다 "월북 땐 사살해도 된다니"/ 맘카페도 화났다 "나라가 미쳐 돌아가요"|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한 유명 맘 카페에 올라온 글 중 하나.

“이 와중에 북한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네요? 맘님들은 이 사건 이해가 가능하신가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정상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28일 더물어민주당이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개별관광 촉구 결의안 등을 상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원수 292만명을 자랑하는 유명 맘카페 ‘맘스홀릭’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엔 ‘저도 좀 납득시켜주세요’ ‘나라가 미쳐 돌아가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ㅜㅜ’ 같은 댓글이 여럿 달렸다.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이모씨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놓고 맘카페 여론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동안 ‘맘스홀릭’ ‘판교맘’ 같은 유명 맘카페는 대개 친정부 성향의 기혼여성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맘카페에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북한 피격에 맘카페도 화났다

회원수가 19만9000명이 넘는 분당·판교·위례 맘카페 ‘분따’에는 28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북한 군인이 남한 여성과 로맨스를 나누는 내용을 다뤄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진을 게시하면서 글쓴이는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 불시착하면 사랑은 개뿔, 총 맞고 불 타고 나라에선 신경도 안 씀.”이라고 썼다.

친여(親與)성향의 주부 커뮤니티로 유명한 ’82쿡닷컴'에도 28일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이 와중에 북한 관광 결의안 통과시키겠다는 與’라는 글을 쓴 이는 “북한에 연락 창구도 없어서 통일부 장관이란 사람이 대놓고 난 연락할 방법 없다면서 이런 시기에 법만 통과시켜서 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썼다. 회원수가 3만 5000명이 넘는 ‘수지맘카페’에는 ‘북한군에 피격당한 공무원 분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너무도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면서 “우리 모두가 분개해야 할 일 같다”고 썼다.

 

북한 공무원 피격 관련 글은 삭제당한다는 항의를 받고 있는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해당 글도 '보관게시글'로 이동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 "조국 비판했다고 맘카페 강퇴"…1000여명 집단소송 움직임

 

◇"이 정부를 어떻게 믿죠?"

국내 맘카페들은 본래 30~40대 여성 민심이 향하는 곳을 살피는 지표로도 통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맘카페 여론만 잘 봐도 여론조사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가령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사건 같은 경우는 다른 카페에선 글이 많이 올라왔지만 정작 대표 맘카페에서는 오히려 여론이 크게 들끓질 않아서 ‘이러다가 조용히 넘어가겠다’고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했다.

공무원 이모씨가 피격된 사건이 벌어지자 맘카페 여론은 그러나 사뭇 달라졌다. ‘맘스홀릭’에만 분노에 찬 글이 수십 건이다. “군에서 북한이 총살 직전에 구조하려는 정황이 보였다고 했는데, 아니 구조하려다가 사람은 왜 죽이는지? 국방부도 자꾸 이상한 소리 하니까 신뢰가 안 간다” “文 정부에 정말 환멸을 느낀다. 우리 국민이 우선이 아닌, 북한이 우선인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다” “뉴스 보고 너무 안타깝고 화나서 울었다. 시신 유기를 화장이라고 하는 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총살만행 뀨탄시위

 

 

“공무원 이씨가 월북하려고 했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트리는 글이 적지 않다. 회원수가 34만명인 일산맘카페엔 “월북 주장이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보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북한조차 월북자라고 발표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가 희생자를 월북자로 몰고 있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섭고 살 떨린다”고도 썼다. “(이씨가) 이혼했고 빚이 있었으니 월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빚 있으면 월북하느냐. 그럼 빚 많기로 유명한 이상민은 예비 월북자냐”라고 쏘아 붙이는 댓글도 있었다.

◇일부 맘카페에선 ‘피격’ 같은 단어 쓰면 바로 ‘차단’

관련 글이 계속 올라오자 일부 극성 친문 카페는 ‘북한’이나 ‘피격’ 같은 단어를 금지어로 막아놓거나 관련 글을 모두 차단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28일 회원수가 290만명이 넘는 L모 카페엔 ‘북한’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자, ‘북한 글 모조리 숨기는 이유가 뭡니까’ ‘북한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북한 글 왜 못 보게 닫는 건가요?’ 같은 게시글이 여럿 검색됐다. 관련 글을 클릭해보면 모두 ‘보관게시글(일반글)이동금지’라는 게시물로 분류가 돼 있다. 회원들이 부적격 게시글로 신고를 했다는 뜻이다. 검색된 한 게시물에는 ‘왜 다 블라인드입니까. 여기가 민주국가입니까. 세월호 관련 글은 막지 않더니’라고 적혔다. ‘북한 피격사건 관련 글’이라는 제목의 글엔 ‘왜 다 막아놓은 거죠? 이러면 부동산 카페만도 못한 것 아닌가요? 거기는 전형적인 우파소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보다 훨씬 민주적이네요. 어떤 의견을 개진해도 운영진이 나서서 제재하지 않거든요. 정말 실망입니다’라고도 적혔다.이 L카페는 2019년 조국 전 장관의 입시 부정 논란이 거셀 무렵 조 전 장관이나 정부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회원들을 ‘강퇴(강제탈퇴)’ 하거나 ‘활정(활동 정지)’ 시켜 논란을 빚었던 곳이기도 하다.

 

 

 

송혜진 기자 편집국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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