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한국 현대중공(HHI) 조선소는 한국형 구축함(KDX)-3형 배치(batch)-2 정조대왕함(DDG-995)을 한국 해군에 정식인도하였으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미 해군용 AN-SPY-1D(V) 다기능 위상 배열 레이더를 중심으로 한 Aegis 대공방어체계 베이스라인(baseline)-7급과 미국 MK-4형 수직발사체계(VLS) 48개를 탑재한 7,600톤 규모의 한국형 구축함(KDX)-3형 batch-1 세종대왕급 Aegis 구축함 3척 건조에 이은 개량형 batch-2 1번함이자 4번째 이지스 구축함이다.
HHI 조선소는 2009년부터 이지스 정조대왕함 건조를 시작하였고, 2022년 7월 28일에 건선거에서 해상으로 진수하였으며 이후 HHI와 한국 해군 시험평가단과 함께 지난 11월 중반까지 각종 해상 시운전(sea trial)을 거쳐서 성능을 검증하였으며, 주요 제원은 8,500톤 규모, 이지스 baseline-9급 전투체계, 미국산 MK-41형 VLS가 아닌, 한국형 VLS(KVLS) 88개 탑재,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SH-60R형 대잠헬기 2대 탑재로서 지금까지 한국 해군이 건조한 가장 큰 톤수의 구축함이며 향후 2년 동안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작전에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12월 3일 The War Zone은 이례적으로 한국 해군 KDX-3형 batch-2 이지스 정조대왕함이 ‘구축함’이기보다 미 해군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에 가까운 ‘순양함’이라며, 중국 해군의 11,000톤 규모에 중국식 VLS 112개를 탑재한 Type 055형 런하이(人海)급 구축함(톤수로는 순양함임)과 비교하면서 이들 구축함이 향후 양국 해군간 대표적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중국 해군이 2020년부터 2022년 12월까지 총 8척을 건조한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4개의 Type 346B형 능동 전자기 위상 배열(AESA) 레이더, 4개 X-band 소형 AESA 레이더, 112개 독자형 GJB 5860-2006형 VLS을 갖춘 중국 해군이 건조한 가장 큰 수상함으로서 Type 001/002/003형 항모의 호위전력 보강을 위해 건조되었으며, 2012년부터 2022년 6월까지 25척을 건조한 7,500톤 크기에 4개의 Type 346A형 AESA 레이더와 64개 GJB 5860-2006형 VLS를 갖춘 Type 052D형 뤼양(旅陽)급 구축함에 이은 차세대 구축함으로 알려졌다.
그럼 한국과 중국 해군이 보유한 가장 큰 양국 해군 대표주자인 한국 해군 KDX-3형 batch-2 이지스 정조대왕함과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간 성능을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지난 12월 3일 The War Zone은 질적으로는 한국 해군 KDX-3형 batch-2 이지스 정조대왕함이 우세하나, 양적 측면에서 중국 해군의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이 월등히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통상, 구축함의 질적 우세는 추진체계, 센서, 전투체계, 탑재 무장, 탑재 대잠헬기 등 분야에 대한 평가로 결정된다.
첫째, 추진 체계이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4대 LM-2500형 가스터빈을 동시에 사용하는 코각(COGAG) 방식으로 약 100,000마력을 생산해 최대 속력을 30노트를 낸다. 미국산 LM-2500형 가스 터빈은 이미 수차의 개량을 통해 무게를 줄었고 엔진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켜 소음을 최소화하였으며, 엔진 신뢰성이 크다.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6대 미국산 GD-50형 터빈발전기와 4대 우크라이나산 GT-25000형 가스터빈을 모방한 중국산 QC-280형 가스터빈을 동시에 사용하는 코각(COGAG)방식으로서 약 150,000마력을 생산하여 최대 속력을 30노트를 내나, QC-50형 가스터빈은 크고 소음이 큰 것이 단점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의 구축함 톤수가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중국 해군 구축함의 톤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이다.
둘째, 센서와 마스트이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미 해군이 1973년부터 개발한 AN/SPY형 다기능 위상 배열 레이더 최종 개량형으로 대공방어만 아닌 대탄도 미사일 요격 약량을 갖춘 대공/탄도 미사일 레이더(AMDR) AN-SPY1D(V)형 4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레이더 팬널 크기는 3.7m 팔각형에 약 6,000㎏ 중량으로서 최대 탐지거리 324㎞ 성능을 보이고 있다. 그 외 각종 통신 안테나는 전통적 3각형 마스트(3-pod mast)에 탑재되는 개방형 마스트이다.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러시아의 30N6EI 톰스톤 위상배열 플랫 레이더와 우크라이나산 크반트 위상배열 플랫 레이더를 중국 난징 전기기 기술 연구원이 융합하여 중국형으로 개량한 Type 346B형 AESA로서 최대 탐지거리는 약 400㎞이나, 크기가 이지스 정조대왕함 AN/SPY-1D(V)보다 크고 무거우며 사용밴드가 S-band로 제한적이다.
특히, Type 346B형은 함내 전력 소모가 크고 Type 052D형 뤼양급 구축함에 탑재한 Type 346A형보다 크기가 40%가 더 크다. 또한, 중국 해군 최초로 통합형 마스트(Integrated MAST)를 사용했다고 하나, 일본 해상자위대 모가비급 프리깃함이 모든 통신 안테나, 적아식별기(IFF), 항공기 유도기(Tacan)를 통합 마스트 내부로 넣은 통합형 마스트와 달리 것과 달리, 일부 통신 안테나를 통합 마스트 외각에 설치하여 스텔스 효과를 감소시키는 단점을 보였다.
셋째, 전투체계이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의 미 해군 이지스 전투체계 baseline-9 C2형으로서 미 해군이 1973년부터 운영한 이지스 baseline-0부터 10차에 걸친 성능 개량을 거친 가장 최신형이다. 특히, 이지스 baseline-9 C2를 한국 전구에 맞도록 개량한 맞춤형 이지스 KII 전투체계로 개선하여 탑재하였고, 만일 미 해군과 같이 협동교전능력(CEC) 체계를 갖추면 주변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과 적 탄도 미사일 표적에 대해 자동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이지스 수상함이 먼저 타격하고 이어 순차적으로 타격하는 합동교전(cooperative engagement)이 이루어진다. 반면, 지난 4월 24일 China-Arms는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의 전투체계가 ‘합동전투체계(Joint Combat System)’로만 언급되었다며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고 보도하였다. 지난 6월 13일 중국 環球時報(Global Times)는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3척이 동시에 남중국해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해이들 3척 구축함의 전투체계를 상호검증하였다고 보도하였는바, 아직도 센서, 무장, 전투체계 간 통합적 합동교전 체계 구축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넷째, 탑재 무장이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기본적으로 대공방어, 탄도 미사일 요격에 중점을 두고 건조되었으나,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주로 대함 타격 능력을 위한 각종 미사일을 탑재하였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함수 48개의 KVLS에 공중 표적과 탄도 미사일 요격을 위해 SM-2/3/6형 미사일을 탑재하고, 중갑판에 설치된 16개 KVLS에는 한국형 단거리 대공 미사일(K-SAAM), 대잠용 홍상어 K-ASROC, 해룡 전술 함대지 순항 미사일을 탑재하였으며, 함미 24개 KVLS에는 천공-3형 장거리 대공 미사일(L SAM)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함 자체 대함/대공방어를 위해 함수에 MK46 Mod 4 5인치 함수포, 함교 앞에 30㎚ 팔랑스 근접대공방어체계(CIWS), 중갑판에 8기 해성 SSM-700K형 근거리 대함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112개 GJB 5860-2006형 VLS에 HHQ-9형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 YJ-18A형 대함 미사일, YJ-21형 대함 탄도 미사일, CJ-10형 함대지 순항 미사일, YJ-18형 대잠 Yu-7형 어뢰를 탑재한 미사일을 각각 탐재하고 있으며, 지함 대함/대공 방어를 위해 함수 130㎚ 함수포, 함미에 30㎚ H/PJ-11형 11구경 근접대공방어체계(CIWS), 중갑판에 24개 VLS의 HHQ-10형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하여 함 생존력을 강화하였다.
다섯째, 대잠헬기이다.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미 해군이 198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미 해군 수상함 탑재 대잠헬기 개발을 위한 경량 공중 다목적 대잠전 체계(LAMPS)의 LAMPS MK Ⅲ Block Ⅱ 업그레이트 체계를 탑재한 미 록히드 마틴사 SH-60R형 대잠헬기 2대를 탑재한다. 지난 8월 7일에 8대 중 1번기가 한국 해군에 도입된 SH-60R 중형 대잠헬기는 기존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AW-159형 와이드캇(Wildcat) 헬기가 소나 브이와 어뢰를 동시에 탑재하지 못해 2대를 동시에 운영해야 하고 공중 대잠 시간이 짧은 단점을 해결한 것으로서 AN/AQS-22형 대잠소나, AAR-7형 미사일 경고 체계, ALF-39 전자기만 체계, ALQ-144/210 전자잔 체계를 갖추었고, 헬기 하부 파일론(pylon)에 MK-46/50/54형 경어뢰, 헬파이 대함 미사일을 동시에 탑재해도 공중 대잠작전을 2시간 이상을 유지한다. 특히, SRQ-4형 데이터 링크 체계를 탑재하여 모함과의 대잠전 역량을 강화하였다.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기존 하얼빈 Z-9형과 창허 Z-18형 대잠헬기가 아닌, 2013년에 중국 하얼빈 항공개발사가 중국군이 요구한 10톤 이륙 중량에 맞추어 개발한 Z-20형 지상작전용 헬기를 대잠전용으로 개량한 Z-20F형 헬기를 탑재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해군이 Type 052D형 뤼양급 구축함 건조시에 Z-20형 대잠헬기 탑재를 위해 선체 길이를 약 10m 더 확장하였다면서 이번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에는 2대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지만, Z-20F형 대잠헬기는 디핑 소나(dippping sonar)를 탑재하였다는 것 이외 날개 파이론에 대잠전용 어뢰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중국 해군이 Z-20형 지상작전용 헬기를 어떻게 대잠전 전용 Z-20F형 헬기로 개선할런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다음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과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의 역할과 임무가 각기 다르다고 평가한다.
첫째,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한국 해군에 항모가 없기 때문에 한미 해군간 연합해상훈련시에 미 해군 항모타격단(Carrier Strike Group)이 표준적 호위전력을 갖추지 않고 참가하는 경우에 미 해군 CSG를 호위하는 호위함 역할을 수행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징후가 제기되는 경우에 서해와 동해에 배치되어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감시 및 추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SM-2/3/6형 대공 표적 및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3축(Three Kill) 체제 중 하나인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를 지원하는 해상 KAMD(sea-based KAMD) 체계의 주역으로서 미국과 일본과의 상호작전운용성 증진에 기여한다. SM-6형 미사일은 사거리 240㎞, 고도 34㎞ 범위와 SM-3형 미사일은 사거리 900-1200㎞, 고도 900-1,000㎞ 범위를 각각 요격할 수 있다.
둘째,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빠르게 건조한 Type 001/002/003형 항모가 구성하는 항모타격단 호위전력 강화와 각 해역 함대 사령부 기함(flag ship) 역할을 위해 건조되었다. 예를 들면, 이례적으로 중국 해군이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1번 난창(南昌)함을 중국 해군 북해 함대 사령부 기함으로 배치한 사례였으며, 당시 중국 해군 북해 함대 사령부는 매우 고무된 모습을 보였던 사례였다. 현재 25척을 보유한 중국식 이지스형 Type 052D형 뤼양급 구축함이 중국 해군 항모타격단 호위 주역 역할을 하나, Type 075/076형 하이난(海南)급 대형 강습상륙함이 건조되어 해외 원정작전을 수행하게 되자, 기존 Type 052D형 뤼양급 구축함에 이어 1만2천톤 규모의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을 마치 붕어빵 찍어내기 식으로 급히 건조하였으며, 태평양 원해에서 제2도련으로 접근하는 미해군 항모타격단을 타격하기 위해 최대 사거리 500㎞의 YJ-18형 대함 미사일, 최대 사거리 1,500㎞의 YJ-21형 대함 미사일, 최대 사거리 2,000㎞의 함대지 CM-10형 미사일을 각각 탑재하였다. 2022년 12월까지 총 8척을 건조하였으나, 현재 따리엔(大連) 조선소에서 9번과 10범함을 건조중이고, 상하이(上海)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11번과 12번함을 건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총 12척을 확보할 예정이다.
셋째,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과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모두 탄도 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추고 있는바, 향후 저궤도(LEO) 내 군사위성을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중국 해군은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에 반위성 센서와 위성을 요격하는 탄도 미사일을 탑재하여 세계 해군에서 유일하게 해군 구축함을 반위성타격(ASAT) 수단하는 활용하고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함교 위에 다양한 익명의 센서들이 대량으로 탑재된 이유라고 평가하였다. 2020년 10월 11일 중국 環球時報(Global Times)는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이 평시에 저궤도(LEO) 내 인공위성들을 추적 및 감시할 수 있으며, 전시에는 적의 지휘통제 체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적 인공위성을 런하이급 구축함이 우주 재진임 기동체(MaRV)를 탑재한 YJ-21형 또는 CM-401형 미사일을 발사하여 요격할 수 있다고 보도하였으며, 2022년 4월 27일 The War Zone과 2024년 10월 4일 Warror Maven도 비슷한 기능과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하였다.
마지막으로 작전 투입시기이다.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1번 구축함은 2014년에 시작하여 2020년 1월 12일에 취역하였으며,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2024년 11월 27일에 조선소에서 해군으로 인도되어 불과 4년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한국 해군은 이제 3척중 1번함인 정조대왕함을 해군에 인도한 상황이고, 중국 해군은 2020년 이래 2022년 12월까지 무려 8척을 건조하여 양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점에서 군사 전문가들은 단일 함정 역량으로는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이 질적으로 월등해 우수하나,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 8척을 확보하여 양적으로 우세하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대부분 대공 및 탄도 미사일 요격에 집중된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함대함/함대지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탑재하여 미 해군 항모타격단과 일본 내 요코스카와 괌 등의 해외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보였다고 평가하였다.
궁극적으로 한국 해군 이지스 정조대왕함은 미 해군과 합동교전시에 폭발적 전투력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반면, 중국 해군 Type 055형 런하이급 구축함은 여전히 단일함 위주 역량만을 발휘하는 수준으로서 해상 합동교전 능력은 다소 떨어져 이를 부강하기 위해 척수를 가속도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 연구위원과
합참 정책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 대령이다.
새로운 중국의 위협 "055형 렌하이급" / 한국, 일본보다 큰 초대형 중국 구축함! [지식스토리]
지난달 27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특수선사업부 야드에서 8200t급 ‘정조대왕함’ 인도식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은 물론 요격까지 가능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이 지난달 27일 해군에 인도됐다. 함장이 이례적으로 마이크를 잡고 인사하자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목격담이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조대왕함 인도식 갔다 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어제 정조대왕함 인도식에 갔다 왔는데 출항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서 찍었다”며 1분가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정조대왕함을 이끌게 된 해군 함장이 수년에 걸쳐 배를 만드느라 고생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함장은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정조대왕함의 건조 과정을 직접 지켜볼 수 있었던 지난 2년간의 세월은 큰 영광이었다”며 “폭염과 혹한 속에서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과 열정 덕분에 정조대왕함은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킬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만들어준 정조대왕함을 포함한 90여 척의 군함들은 대한민국 해군 전투력의 중심이자 역사였다”며 “진정한 애국자이신 여러분께 해군을 대신해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 인사드린다”고 했다.
함장은 “오늘 정조대왕함은 여러분의 품을 떠나 해군으로 간다”며 “여러분들이 보여준 헌신과 열정을 영원히 기억하며, 조국의 바다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힘 ‘정조대왕함’은 조국 해양 수호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HD현대중공업,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을 비롯한 모든 관계기관 여러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며 “안녕히 계십시오”라고 인사했다.
A씨는 “함장이 마이크 잡고 인사하기 시작하니까 현대중공업 직원들 다 나와서 배웅하더라”며 “몇몇 사람들은 눈물 흘리는 것 같던데, 직원들은 정이 많이 들었나 보더라. 함장도 감성적으로 글을 잘 썼더라”고 했다.
군함의 함장은 배가 처음 인도되거나 다른 나라 항구에 정박해 있다가 그 나라 국민에게 큰 도움을 받은 경우, 전투에서 이기고 돌아온 경우 등 특별한 때에는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조선소 사람들은 애지중지 키운 자식 결혼시키는 기분 같다더라” “함장님이 담백하게 말씀을 정말 잘한다” “낭만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조대왕함의 기관포 형태 근접방어무기체계 '팰렁스 CIWS'. 분당 4500발의 속도로 탄환을 쏟아내 미사일을 추격하며 요격한다. /유튜브 HD현대중공업
정조대왕함은 우리 기술로 설계‧건조된 국내 네 번째 이지스 구축함으로, 8200t급으로는 첫 번째다.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추적뿐만 아니라 요격 능력까지 보유해 ‘해상 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3축 체계는 적 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에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대량응징보복(KMPR)을 더한 개념이다.
여기에 적의 눈에 띄지 않는 스텔스(은폐) 성능을 강화했고, 잠수함 같은 수중 위협을 탐지‧대응하는 능력도 좋아졌다. 대잠수함 작전을 위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가 탑재됐고,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탑재할 수 있어 주요 전략 표적에 대한 원거리 타격이 가능하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4월 10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울산급 Batch-Ⅲ 1번함인「충남함」진수식을 거행했다.
◦충남함은 해군에서 운용중인 구형 호위함(FF, Frigate)과 초계함(PCC, Patrol Combat Corvette)을 대체하는 울산급 Batch-Ⅲ의 첫 번째 함정이다.
* 충남함 함정번호 : FFG-828, 영문명 : ROKS CHUNG-NAM
* Batch : 동일 함형의 진화적 성능 향상 단계
◦국내에서 설계하고 건조 중인 충남함은 지난 2020년 3월 HD현대중공업과 건조계약 체결 이후 2021년 착공식과 2022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식을 거행했다. 착공식은 함정 건조의 첫 공정으로 선체에 쓰이는 철판을 절단하는 행사이며, 기공식은 함정의 첫 번째 블럭을 건조 선대에 거치하는 행사이다.
◦이날 진수식에는 이종섭 국방부장관을 주빈으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등 해군과 방위사업청, 한영석 대표이사를 비롯한 HD현대중공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사업경과 보고, 함명 선포, 기념사, 축사, 진수 및 안전항해 기원의식 순서로 진행됐다.
◦함정 진수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이종섭 국방부장관의 부인 제미영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했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이어 주빈 내외, 충남함장 등이 가위로 오색테이프를 절단해 샴페인을 선체에 깨뜨리는 안전항해 기원의식을 진행했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축사에서 “우수한 성능을 지닌 충남함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본보기이자 해양강군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군은 최신예 전투함인 충남함이 해역함대의 주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실전적인 훈련을 강화하고 대적필승의 정신전력을 극대화해나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군의 첫 3,600톤급 호위함인 충남함은 길이 129m, 폭 14.8m, 높이 38.9m이며 5인치 함포, 한국형 수직발사체계,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 함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 장거리대잠어뢰 등을 주요무장으로 장착하고 있다.
◦충남함은 함정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전투체계를 비롯해 주요 탐지장비와 무장이 모두 국산 장비로 대한민국의 우수한 방산능력이 집약된 함정이다.
◦특히 충남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 Multifunctional Phased Array RADAR)를 처음으로 장착했다. 충남함의 레이더는 이지스레이더와 같이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로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 및 다수의 대공 표적에 대해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기존 Batch-I(인천급)과 Batch-II(대구급) 호위함은 회전형 탐지레이더와 추적레이더를 별도로 운용한다.
◦또한 충남함의 마스트는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한 복합센서마스트(ISM, Integrated Sensor Mast) 방식을 적용했다. 복합센서마스트에는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와 적외선 탐지추적장비를 포함하고 있으며 스텔스형 설계를 적용했다.
◦충남함의 추진체계는 Batch-II(대구급)와 동일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을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하고, 국내기술로 개발한 선체 고정형 소나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를 운용함으로써 우수한 대잠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군은 특별·광역시와 도(道)의 지명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함명 제정 기준을 바탕으로 2022년 11월 함명 제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울산급 Batch-Ⅲ 1번함의 함명을 충남함으로 제정했다.
* 울산급 Batch-Ⅰ1번함 : 인천함, 울산급 Batch-Ⅱ 1번함 : 대구함
◦충남함의 함명을 처음 사용한 함정은 미 해군으로부터 1963년에 인수한 DE-821함(호위구축함)으로 1964년 우리 관할해역에 진입한 구소련 잠수함을 퇴거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두 번째로 충남함의 이름을 이어받은 함정은 국산기술로 건조한 FF-953함(호위함)이다. 두 번째 충남함은 1992년 최초로 세계일주 순항훈련을 완수하였고, 해양수호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 후 2017년 퇴역했다.
◦방극철(고위공무원)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충남함은 국내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한 최신예 호위함으로, 향후 국내개발 한국형 이지스체계를 탑재하게 될 차기 구축함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 함정건조 능력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함으로써 방산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경진(중령) 충남함 함장은 “승조원 총원은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진 충남함의 일원임에 자긍심을 가지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하는 결전태세를 확립할 것”이라며 “적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대한민국 해양주권을 굳건히 수호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충남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12월말 해군에 인도되며,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작전배치될 예정이다. //끝//
- 기념식에서「Navy Sea GHOST」를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의 새로운 명칭으로 공표
-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Navy Sea GHOST」는 미래 전장을 주도할 게임 체인저”
해군은 11월 11일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진해 해군기지에서 창설 77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해군은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를 상징하는 새로운 명칭으로「네이비 씨 고스트(이하 Navy Sea GHOST)」를 공표하는 명명식도 함께 가졌다.
「Navy Sea GHOST」는 유령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Ghost를 사용하여 무인전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유인체계와 기술기반 무인체계가 조화된 해양의 수호자’라는 의미의 영문 ‘Guardian Harmonized with Operating manned Systems and Technology based unmanned systems’의 줄임말이다.
이날 해군은 명명식 현장에 무인기뢰처리기(MDV-Ⅱ), 무인항공기(S-100), 수중무인탐사기(ROV) 등 다양한 해양 무인전력들을 공개했으며,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를 소개하는 3D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Navy Sea GHOST」앰블럼도 함께 공개했다. 앰블럼은 해군 全 장병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했으며, 파도를 형상화한 테두리 속에 무인 AI, 수상·수중·공중 영역에서 운용되는 무인전력 등을 형상화하여 제작했다.
이종호 해군참모총장은 기념사에서 “창설 당시 해군은 변변한 군함 한 척 없었지만 선배 전우들은 해양보국(海洋保國)의 의지와 열정으로 미래를 준비했다”며 “오늘 ‘네이비 씨 고스트’라는 새 이름을 부여받은 ‘AI 기반의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는 미래 전장을 주도할 게임 체인저인만큼 체계구축에 모두의 의지와 역량을 집중하여 질적 우위의 해양강군을 건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는 수상, 수중, 공중의 全 영역에서 초연결, 초지능을 기반으로 유인전력과 무인전력을 효과적으로 통합 운용하여 작전·임무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체계로 해군은 현재 국방혁신 4.0과 연계해 해양에서의 전투력 우위 확보를 위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을 전향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군은 2018년 2월부터 TF를 구성해 7개 분야 37개 과제를 추진하면서 2022년 11월 해양 유ㆍ무인 복합체계 운용개념 및 발전방향을 포함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했으며, 오는 11월 18일에는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산·학·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종합발전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