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불암에서 칠불사(七佛寺)로

몇년 전에 왔을 때는 분명 칠불암이었는데 지금은 칠불사다. 규모나 창건사로 보아 승격함이 마땅하다고 본다.

가락국의 김수로왕과 허황후 사이에 10남 2녀가 있었는데 맏이는 대를 이었고 둘째와 셋째는 모후인 허씨 성을 따르게 되어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고, 남은 7왕자가 외삼촌인 장유선사를 따라 합천 가야산, 의령 수도산, 사천 와룡산 등을 거쳐 지리산 토끼봉 아래 해발 830m 지점에 있는 지금의 칠불사(당시는 운상원)에 서기 101년에 도착하여 용맹정진한 끝에 일곱왕자가 모두 성불한 것은 103년이라고 한다.

 

이 전설이 사실이라면 가야는 고구려(소수림왕 4c)나 백제(침류왕 4c)보다 200년 이상, 신라(법흥왕 5c)보다는 3백년이나 앞서 불교를 받아 들인 것이된다.

 

길을 잘 만들어서 대형버스도 일주문 근처까지 올라온다. 다소 숨가쁜 엔진소리를 낼 망정 쌍계사를 출발해서 불과 15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먼저 나의 눈을 어리둥절케 한 것은 일주문이다. 없던 것이 생겨서 그렇고 매끈한 모양새가 일품이기 때문이다.맛배지붕에 네개의 보조기둥이 있어 안정감을 더해 준다.

 

조금 오르면 높은 계단을 만나고 바로 '동국제일선원'이란 현판이 낯설지 않다. 서산대사를 비롯하여 부류,백암 스님이 주석을 했고, 용성,석우,효봉,금오,서암,일타,청화스님이 안거를 한 곳이니 금강산 마하면 선원과 함께 2대 선원으로 꼽히는 곳다운 현판이다.

 

대웅전의 후불탱과 7왕자가 성불한 것을 목각탱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문수전에는 문수보살을 모셨는데 전설적으로 이 보살은 중국의 산시성[山西省] 우타이산[五臺山]에서 1만 보살과 함께 있다고도 하는데, 한국에서는 강원도 오대산과 지리산에 있다고 하여 지금도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와 지리산 칠불사는 문수를 주존(主尊)으로 모시고 예불하며 수행하는 도량(道場)이 된 것이다.

 

칠불사에서 놓칠 수 없는 곳이 스님들의 수행처인 아자(亞字)방이다. 대웅전 좌측에 자리하고 있는데 유리로 간막이가 되어 있어 들어가 볼 수도 없고 밖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세계건축대사전에도 기록될 정도로 독특한 양식을 하고 있는 아자방(亞字房)은 한번 불을 지피면 49일 또는 겨우내 훈훈한 온기가 가시지 않는다고 한다.

 

1900년이 넘는 고찰이지만 지금의 당우는 1978년에 세운것이라고 하니 불과 30년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깨끗하게 잘 보존되어 있다.

 

아쉬움이 있다면 국가지정문화재가 한 점도 없다는 것이다. 아자방이 지방문화재일뿐이다.옛것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기록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아 아쉬움이 많다는 것이다. 1900년 전에 세운 역사적인 기록이 남아 있다면 불교전래사를 다시 써야하는 어마어마한 사건이 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질구레한 것도 기록으로 남겨두면 후손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배꼽시계는 시장끼를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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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찾았을 때는 웅장한 일주문이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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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일선원이란 현판 글귀가 낯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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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사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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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주존불인 석가모니불과 좌우에 문수, 보현보살이 협시하고 있고 목조후불탱이 입체감을 살려 조성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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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우측면에 목조 탱으로 조성한 7왕자의 성불한 모습을 재현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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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좌측면에도 목각탱으로 조성한 보살상과 신중이 있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함을 아쉽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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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아(亞)자방이 자리한 당우, 유리같은 것으로 가려놓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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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방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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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방을 알리는 사진과 글, 스님들이 면벽하여 참선하고 있는데 아자모양으로 생겼음을 잘 보여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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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전>

<문수전에 모신 문수보살상,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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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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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사 범종, 이 사진은 인터넷에서 구한 것임>

 

출처 : 보헤미안의 유토피아
글쓴이 : 月 明 居 士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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