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 오후 6시20분쯤 검은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 백악관 잔디밭에서 엄지 손가락을 취재진에게 들어보이고 있다. 코로나 확진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용 헬기를 타고 인근 군병원으로 이송됐다. /AFP 연합뉴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오후 전용 헬기를 타고 군 병원으로 가 입원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에서 “며칠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당국자들을 인용해 대통령이 미열과 기침, 코막힘 증상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74세의 고령임을 감안할 때 상태가 나빠져 향후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20분쯤 백악관 잔디밭에 대기 중이던 전용 헬기를 타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군병원으로 이동했다. 검은 마스크를 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거나 간단하게 손을 흔들었지만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지는 않았다. 다른 백악관 참모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병원 이송은 “예방적 조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서 업무를 볼 것”이라고 했다. CNN 기자는 “백악관에서 이렇게 많은 참모들이 마스크를 쓴 것은 처음 봤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으로 이송 중 트위터에 18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고 “엄청난 지지에 감사한다”며 “나는 월터 리드 병원에 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잘 (대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일이 해결되도록 할 것”이라며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서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급한 상황에 빠질 경우 응급처치 등을 위해 음압병실 등이 갖춰져있는 군사병원으로 이송을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도 백악관에도 최고 수준의 의료진과 상당한 수준의 의료장비가 있지만, 병원으로 가는 것은 고령을 감안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비상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오후 배포한 자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에 있다”며 예방적 조처로 리제네론사(社)의 항체 약물과 아연, 비타민 D, 멜라토닌, 아스피린 등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리제네론은 생명공학 회사로, 현재 코로나 항체약물에 대한 3상 임상시험울 진행하고 있다고 CNN방송은 설명했다.
주치의는 또 “(코로나에 걸린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가벼운 기침과 두통만이 있지만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나머지 가족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오늘 코로나 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윗을 통해 자신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확진 판정 사실을 알린 뒤 “우리는 격리와 회복 절차를 즉시 시작한다”며 “우리의 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멜라니아 여사 역시 자신의 트윗에 “경미한 증상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태는 좋다”고 했다.
대한민국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 모씨(47)가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했다. 시신은 참혹하게 불태워졌다. 그런데도 국방부와 해경은 월북으로 몰아가기 바쁘다.
군·경, 섣부른 “자진 월북” 판단 우발 사건 가능성 철저히 조사해야
어떤 정치인은 북한의 엽기적 만행을 두고도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말한다. 어떤 작가는 사과문 한장 달랑 보내온 김정은을 계몽 군주라 칭송한다. 아! 내가 저 공무원이었다면?
대북 업무를 오래 해본 경험으로 볼 때 사전 계획된 월북이라면 많은 흔적을 남긴다. 목숨 건 인생 최고의 중대사에 신변 정리는 기본이다. 재산부터 정리한다. 가족사진도 챙긴다. 지인들에겐 이런저런 메시지도 남긴다.
그러나 우발적 월북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중국 여행 중 만취한 소설가가 취흥에 두만강을 건넌 적이 있다. 보름 만에 송환됐는데 대공 수사관도, 본인도 왜 갔는지 납득을 못 했다. 술김에 넘었고 술 깨니 북한이더라고 했다.
우발적 월북은 대부분 술이 화근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정신질환이나 납치, 또는 사건·사고에 의한 월북이다. 10여발의 총을 맞고 처참하게 살해된 우리 공무원 이씨의 선실에는 수첩·지갑·신분증·공무원증·옷가지와 지인 사진 등이 어지러이 널려있다. 소지품에도 통화 기록에도 월북을 의심할 만한 특이 사항은 없었다.
신변 정리 흔적은 그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난 21일 새벽 1시 35분 당시, 이씨가 술을 마셨다는 얘기도 전혀 들리지 않는다. 정신 질환이나 납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다면 단순 추론으로도 사고일 개연성이 가장 높은데, 우리 군과 정부는 계속 월북이라고 몰아가고 있다. 투명하고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갔다” “부유물을 타고 있었다” 등은 정확한 실종시간 파악이 안 된 지금 시점에선 보기 나름이다. 실종이 인지된 21일 오전 11시 30분까지 실종 시점에 따라 조류의 방향이 다르므로 월북의 근거로도, 사고의 근거로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감청 자료에 근거해 ‘자진 월북’이라고 판단한 것 같은데, 단정 짓기는 이르다. 북한군에 발견됐을 당시 이씨가 느꼈을 극도의 공포심을 고려하면 섣부른 결론은 위험하다.
수영해 월북하려 했다면, 북한과 가장 근접한 지점을 놔두고 왜 하필 배가 남쪽에 있을 때 뛰어내렸는지도 의문이다. 군의 성급한 정보 판단과 대통령의 ‘종전 선언’ 연설을 고려한 듯한 정무적 대응이 공분과 불신을 자초했다.
정부의 사과 요구 하루 만에 북한 최고 통치자가 사과한 것을 두고 통일부 장관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지만, 대남통지문 자체가 의혹투성이다. 최소 북한 해군사령부까지 보고됐다고 한 우리 군 발표와는 달리 북한은 정장(艇長)의 결심으로 총격을 가했다고 했다.
특히 불에 태운 것도 시신이 아니라 부유물이었으며, 의거 입북이 아닌 불법 침입이라고 주장했다. 북측이 80m 거리에서 신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지만, 파도 소리와 선박 소음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부유물에 의지해 겨우 떠 있는 사람이 고속정 앞에서 도주하려 했다는 것도 가당찮은 해명이다.
두 아이의 아빠인 공무원 이씨가 북측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 군이 포착한 지 6시간 만에, 대통령에 보고된 지 3시간 만에 끔찍하게 살해됐다. “북남 관계에 재미없는 작용을 일으킨 불법 침입자”이자 “자진 월북자”로 낙인 찍힌 채 해상에서 소각됐다.
그리고 4시간 뒤 대통령의 종전 선언 녹화 연설이 유엔에서 시작됐고, 다음 날 대통령은 태연히 아카펠라 공연을 관람했다. 군과 해경은 이미 잿더미가 됐을 시신을 열심히 수색하고 있다. 이런 코미디가 없다.
이어 “힘 나고 신났지만, 한켠으로는 자괴감도 들었다”면서 “20년 가까이 정치하면서 나름대로 애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겠다. 꿈에서 테스형(소크라테스) 만나서 ‘세상이 왜 이래’하고 물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장제원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출처= 뉴스1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나훈아에 흠뻑 취했다”면서 “미(美)친 영향력!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고 치켜세웠다.
그의 글에 윤숙희 부산사상구의회 의원은 나훈아 소신 발언과 국가 훈장 거부 이유를 나열한 후 “과연 나훈아다”고 댓글을 남겼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두고보세요, KBS 거듭날 겁니다”라는 나훈아의 발언을 강조하며 “국민 가수의 ‘힘!’을 실감했다”고 평했다.
앞서 이날 나훈아는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부정적 의미로 해석)가 생길 수가 없다”, “두고보세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거다” 등의 소신 발언으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국 뉴욕시 유권자들이 자신의 이름이 잘못 인쇄된 부재자투표용지가 도착했다며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에서 잘못 인쇄된 부재자 투표용지가 10만장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의 30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에 쓰일 부재자 투표용지 일부가 잘못 인쇄돼 발송된 사실을 뉴욕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가 시인했다.
잘못 인쇄된 내용 중에는 실제 거주자와 다른 유권자 이름이 적혀있거나, 반송용 봉투에 찍힌 주소와 배달된 봉투와 다른 경우 등이 포함됐다. 일반 시민에게 발송된 부재자 투표용지에 ‘군인용 부재자 투표’라고 인쇄된 경우도 발견됐다.
미국 우편투표의 경우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힌 투표용지로 부재자 투표를 할 경우 투표는 무효가 된다. 특히 잘못 인쇄된 부재자 투표용지가 발송된 곳은 뉴욕시의 브루클린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하청업체가 초판 인쇄를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뉴욕시 선관위는 잘못 인쇄된 투표용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이미 부재자 투표를 한 경우, 직접 투표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부재자 투표용지를 잘못 인쇄한 것은 “끔찍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밀워키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송을 앞둔 부재자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지난 투표 때 부재자 투표 비율이 4% 수준이었던 뉴욕시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지난 6월 치러진 경선에서 부재자 투표 비율이 40%까지 급증한 바 있다. 당시에도 검표 과정에서 소인이나 서명이 없어 무효처리된 경우가 브루클린에서만 수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조지아주(州) 예비 선거에서도 약 1000명이 중복 투표한 사례가 확인된 바 있다.
우편 투표 무효표가 2016년 대선 때보다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중 무효표나 중복 투표로 인해 오는 11월 미 대선이 우편 투표 문제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미 “우편 투표는 사기”라고 한 바 있어 선거 이후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ㅇ 민족의 대명절 추석을 맞아 이역만리 타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제고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해외파병부대 장병들은 임무 수행태세를 완벽히 유지한 가운데 다채로운 부대 활동을 통해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ㅇ 동명·청해·아크·한빛 각 부대별 장병들은 코로나19 상황속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활동이나 초청행사는 실시하지 않았지만 동고동락하는 전우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명절을 지냈다. 또한 고국에 있는 가족, 국민들에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메시지도 전달하였다.
ㅇ 레바논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을 수행 중인 동명부대는 감시 및 정찰작전을 진행하는 가운데 합동차례를 지내고, 가족과의 영상통화를 통해 온정이 넘치는 명절을 보냈다. 특히 부대는 대형 윷놀이, 투호 등을 준비하여 전장병이 민속놀이를 즐기며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ㅇ 남수단에서 재건과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있는 한빛부대도 추석 당일 합동차례를 지내며 추석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겼고, 윷놀이와 제기차기 등 민속놀이를 하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ㅇ 아랍에미리트에서 UAE군과의 연합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추석을 맞이한 아크부대는 고국의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실시하며 고향과 가족들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이국에서의 뜻깊고 의미 있는 명절을 보냈다.
ㅇ 군수품 보급을 위해 오만에 기항 중에 추석을 맞이한 청해부대는 빈틈없는 임무수행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합동차례·민속놀이·영상통화 등의 프로그램으로 시간을 보내는 한편 차후 항해를 위한 준비로 알찬 추석을 보냈다.
ㅇ 아크부대장 박용규 중령은 “코로나19라는 제한적인 상황과 여러 가지 악조건들이 있지만 지금까지 부여된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있어 장병들의 자부심과 사기가 대단히 높다”며, “비록 가족과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국군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ㅇ 현재 1,000여 명의 해외파병부대 장병들은 전세계 각지에서 세계 평화와 재건지원, 국방교류협력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대한민국 국가대표 군인으로서의 본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끝//
미국은 베트남전의 구렁텅이 속에서 5.56x45mm탄을 사용하는 M16 소총을 실전배치하면서 소구경탄에 대한 유효성을 확인했다. 미국은 7.62mm 탄을 사용하던 M14 소총을 대신하여 M16을 전군에 채용하게 되자, 세계가 흔들렸다. 당장 미국과 안보공조체제를 갖추었던 NATO 국가들은 5.56mm 탄으로 전화하기 시작했고, 소련도 이미 1960년대 말부터 소구경탄 개발을 시작하여 5.45x39mm탄을 개발하는 등 대응책을 찾아나섰다. 중국은 중앙군사위원회(中央军委)의 재래식 병기산업 영도소조(常规兵器工业领导小组)의 주도 하에 1970년부터 소구경탄과 그 전용소총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다.
중국의 소구경탄과 돌격소총 개발은 쳉얼캉 교수(왼쪽에서 두번째)의 주도로 실시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문화혁명의 후유증은 상당하여 1978년에 이르러서야 5.8x42mm 탄을 차기 소구경 소총탄으로 선정할 수 있었다. 애초에 중국은 개발을 주도하던 쓰촨 지역전투단(四川地区会战组)의 제안으로 5.81mm로 구경을 정하고자 했다. 1927년 8월 1일 국공결렬로 축출된 중국 공산당이 장시성 난창에서 일으켰던 '난창폭동(중국 측은 '81난창봉기八一南昌起义'로 표현함)'을 기념하여 81이라는 숫자를 넣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총전문가였던 쳉얼캉(程尔康) 교수는 당시 중국의 가공기술로는 ±0.03 mm의 가공오차가 한계라는 이유로 이에 반대했고, 결국 탄환은 5.8mm로 구경이 정해졌다.
인민해방군은 81식 자동소총을 개조하여 신형 5.8mm 탄의 시험평가를 실시했다. <출처: Public Domain>
탄환이 정해진 이후 연구진은 우선 기존에 성숙한 무기체계에 탄환을 결합하여 시험평가를 이어가고자 했다. 당시 막 개발이 완료되었던 81식 소총(八一式自动步枪)을 바탕으로 사용탄환을 5.8mm로 바꾼 87식 소총이 개발되었다. 시험평가의 결과 5.8mm탄은 의도한 대로 충분히 빠른 속도로 바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으며, 400m까지 사격결과는 양호했다. 특히 7.62x39mm탄을 사용하는 81식에 비하여 87식의 성능은 확실히 우위에 있었다.
인민해방군은 차기소총으로 불펍방식을 채용하기로 했다. 사진은 시제총기 중 하나이다. <출처: Public Domain>
그러나 81식 소총은 63식 소총(SKS 소총의 복제판)과 56식 소총의 특징을 결합하여 만든 총기로 당시 기준으로서도 현대적인 총기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에 따라 1989년 중앙군사위원회는 결국 5.8mm탄에 맞는 새로운 소총을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인민해방군은 이미 1980년대 서구로부터 수많은 무기체계들을 도입하고자 시험평가를 반복하고 있었다.
불펍 형식의 시제총기를 시험평가 중인 연구진들 <출처: Public Domain>
이런 무기체계들 가운데 슈타이어 AUG나 프랑스 FAMAS F1 같은 불펍소총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불펍소총을 접한 중국은 상당한 환상을 갖게 되었다. 실제로 불펍소총은 작동부가 대부분 개머리판에 있어 반동 억제도 상대적으로 쉬우며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에 따라 총기개발을 담당한 208연구소는 차기소총을 불펍방식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95식 자동소총의 시제총기(중앙)와 양산총기(우), 그리고 95식 분대지원화기(좌)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약 6년간의 연구개발과정을 거쳐 1995년경에 이르자 드디어 시제총기가 나왔다. 인민해방군은 이를 95식 자동소총(九五一式自动步枪), 영문명 QBZ-95으로 제식채용했다. QBZ는 '경무기, 보총, 자동(轻武器 步枪 自动)'의 영어발음에서 앞글자를 따서 만든 분류명이다. 이와 함께 QBZ-95의 설계를 활용하여 만든 95식반용기창(九五一式班用機槍, '95식 경기관총'이란 뜻), 영문명 QJB-95도 동시에 채용되었다. 인민해방군이 이렇게 불펍소총을 채용한 것은 군 현대화의 성과로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던 때문이기도 하다.
QBZ-95 소총은 홍콩주둔부대로 먼저 보내져 1997년 홍콩반환행사와 함께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출처: Public Domain>
실제 QBZ-95 소총이 지급된 것은 1997년부터였다. 인민해방군은 1997년 홍콩 반환에 발맞춰 홍콩주둔부대의 무장으로 QBZ-95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QBZ-95 소총은 동년 7월 1일 홍콩반환과 함께 세계의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인민해방군은 1999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열병부대 상당수가 QBZ-95로 무장함으로써 중국의 차기 제식소총임을 전세계에 확인시켰다.
QBZ-95-1 소총으로 모의 교전 중인 인민해방군 <출처: Public Domain>
이후 QBZ-95B 단축형 카빈이나 개량형인 QBZ-95-1 등이 소개되면서 QBZ-95 계열화기들은 계속적으로 진화해나갔다. 그리하여 인민해방군은 30년이 넘도록 QBZ-95 소총을 제식소총으로 채용하여 사용해왔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은 1999년 열병식으로부터 30년만인 2019년 10월 1일 국경절 열병식을 통하여 QBZ-191 소총을 공개함으로써 제식소총의 본격적인 교체가 임박하였음을 예고하였다.
특징
QBZ-95 소총 <출처: Public Domain>
QBZ-95 소총은 불펍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총손잡이 뒤쪽의 개머리판 부분에 노리쇠뭉치와 탄창 등이 위치하게 된다. 이렇게 작동부위가 몸쪽에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반동을 어깨로 지지하기 쉽게 되어 있어 좀 더 정확한 사격이 가능하다. 또한 약실 위치도 권총손잡이보다 뒤쪽으로 위치하므로, 일반적인 소총에 비하여 통상 20cm 이상 총 전체의 길이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QBZ-95의 주요 작동부품 <출처: 필자>
QBZ-95의 작동구조 설명 <출처: qbq.cn>
통상 QBZ-95를 FAMAS나 슈타이어 AUG의 카피판이라고 생각하는데, 작동방식을 보면 전혀 다른 총임을 알 수 있다. QBZ-95는 작동방식으로 쇼트스트로크 가스피스톤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쇼트스트로크 방식을 채택한 것은 꽤나 오래전부터였다. 중국은 소련제 SKS 소총을 모방생산하면서 이 방식을 익혔으며, 81식 자동소총을 개발하면서도 쇼트스트로크 방식을 채용했다. 그만큼 나름의 충분한 노하우를 갖췄기 때문에 이 방식에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특히 5.8mm 탄환의 최초 시험평가에서 81식에 바탕한 87식 소총을 사용하면서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그대로 95식에 이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동구조설명도처럼 격발 후 가스압에 의하여 가스피스톤과 노리쇠 뭉치가 후퇴한 후에 가스피스톤과 결합된 리코일 스프링에 의해 차탄을 밀어넣고 약실을 잠그는 형식이 된다.
QBZ-95의 야전분해 장면 <출처: Public Domain>
발사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조정간은 개머리판 좌측 하단부에 붙어있다. 조정간은 0-1-2-3의 순서로 숫자가 표시되어 있는데 '안전-단발-연발-3점사'의 뜻이다. 그러나 조정간 위치가 너무 개머리판 끝으로 가 있어서 안전에서 곧바로 사격으로 바꾸어 사격하는 전술사격이 불가능 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한편 탄창은 불펍소총으로서 당연히 권총손잡이 뒷쪽에 장착되며, 탄창 뒷쪽의 래치 형태의 탄창멈치를 눌러서 제거할 수 있다. 권총손잡이는 슬림한 형태인데 반하여 방아쇠울 앞쪽이 매우 두터운 형태인데, 이는 사격시에 지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만든 형태이다.
QBZ-95의 총몸은 폴리머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었다. 슈타이어 AUG 등 총 전체를 폴리머로 만든 총기들이 꽤 있는데, QBZ-95의 총몸은 내구성이 약하여 현장에서 불만을 사고 있다. 이는 폴리머를 총기에 사용해본 노하우가 적은 탓으로 보인다. 폴리머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장점은 다양한 모양으로 성형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QBZ-95는 인체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사격시 불편하다는 불만도 사고 있다. 그러나 제일 큰 불만은 방아쇠울과 전방총열덮개 부분으로 너무도 커다란 크기로 사격시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유탄발사기의 장착시에 격발을 위해 손을 잡을 위치가 없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유탄발사기가 결합된 QBZ-95 소총. 조정간은 개머리판의 한참 뒤쪽에 장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처: Public Domain>
한편 피카티니 레일의 부재는 QBZ-95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총기 부가장치 장착을 위하여 중국이 스스로 고안한 마운팅 장치들을 제안했지만, 편의성일 인정받은 국제적 규격을 벗어나 자국만의 규격을 만들려는 이러한 노력은 심지어는 중국군 내부에서도 외면받는 실정이다.
운용 현황
1999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QBZ-95 불펍소총을 들고 행군 중인 인민해방군 해군육전대 장병들<출처: Public Domain>
QBZ-95는 1997년부터 홍콩주둔부대를 시작으로 보급을 시작했으며, 1999년 국경절 50주년 열병식에서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다. 막상 일선부대들에 본격적으로 배치된 것은 2000년 중반 이후이다. 그러나 실전배치의 도중에 수많은 문제점들이 도출되었는데, 노리쇠 작동불량, 추진제의 불완전연소, 총몸 폴리머 재질의 강성, 조준기구의 불편함, 유탄발사기 통합의 어려움 등이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한 것은 1997년 홍콩반환을 앞두고 과시를 위하여 개발일정을 촉박하게 잡은 탓이었다.
QBZ-95 소총으로 총검술을 연습하는 인민해방군의 모습 <출처: Public Domain>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04년 QBZ-95에 대하여 대대적인 개수작업이 시작되었다. 최초에는 개량형은 QBZ-08로도 불리었는데, 실제 개량형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2010년부터였다. 6년간의 철저한 개발을 믿은 인민해방군은 2011년 개량형 소총을 95-1식(영문명 QBZ-95-1)으로 명명하고 곧바로 실전부대평가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2년부터 일선부대에 배치를 시작하면서 QBZ-95-1은 2세대 모델로 인민해방군에서 자리잡는 듯 보였다.
인민해방군 74집단군 소속의 기계화부대원이 2018년 5월 광둥성 일대에서 훈련중이다. <출처: Public Domain>
하지만 2013년 새롭게 개량된 QBZ-95-1 소총을 들고 호주육군사격대회(Australian Army Skill at Arms Meeting)에 참가한 인민해방군은 크게 좌절했다. 우선 총기의 품질은 처참해서 대회 내내 기능고장에 시달리면서 국가대표로 참가한 선수들은 시합 도중에 기권을 거듭했다. 탄창의 품질은 저열해서 조금만 부딪히거나 떨어져도, 매거진 플레이트가 분리되면서 탄환을 사방으로 흩뿌리기 일쑤였다.
인민해방군은 QBZ-95-1로 국제사격대회에 참가했다가 총기 불량으로 시합에 제대로 참가하지도 못하며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출처: Public Domain>
또한 QBZ-95-1의 채용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탄환인 DBP10 일반목적탄은 명중률이 심각히 떨어졌다. 특히 이 탄환을 QJY-88 범용기관총에서 발사할 경우 연발사격이 불가능한 경우가 빈번히 발생했다. QBZ-95-1과 DBP10 탄환 개발의 책임자였던 두오잉샨(朵英贤)은 한 인터뷰를 통해서 탄환문제를 해결중이며, 특히 추진제의 해외도입을 추진하는 등 문제점을 곧 해결할 것이라고 인터뷰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측에서는 5.8mm 탄의 장거리 사격성능이 5.56mm NATO탄이나 5.45mm 탄도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면서 자위하고 있다. 현재 중국 이외에 5.8mm 소총탄을 채용한 국가는 없다.
QBZ-97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제3세계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출처: Public Domain>
중국 이외의 사용국으로는 라오스, 미얀마, 수단 등이 전군에서 채용했으며, 특히 미얀마는 MA-1 이라는 이름으로 면허생산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캄보디아 경찰특공대 및 경호부대, 말레이시아 육군 특수부대인 그룹 게락카스(Grup Gerak Khas), 방글라데시 대통령경호부대, 파키스탄 국경경비대인 '전방군단'의 특수작전부대 등이 있다. 이들 국가는 모두 QBZ-95의 5.56mm NATO탄 버전인 QBZ-97나 그 파생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파생형
QBZ-95: 95식 자동소총의 기본형. 1997년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의 제식소총으로 채용되어 현재까지 사용중이다.
QBZ-95 소총 <출처: Public Domain>
QBZ-95B: 95식 소총의 단축형. 총열길이는 12.8인치(326mm)로 기본형에 비하여 약 5.4인치(137mm) 짧은 총열을 채용했다.
QBZ-95B 단축형 카빈 <출처: Public Domain>
QBZ-95-1: 95식 자동소총의 개량형. 95(改)식으로도 불리며, 2011년부터 정식으로 채용되었으며, QBZ-95를 대체하여 전군에 보급되었다.
QBZ-95-1 소총 <출처: Public Domain>
QBZ-97: 95식 자동소총의 5.56x45mm NATO탄 버전. 해외수출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데저트 탄 색깔의 모델이나 상부 조준기구를 없앤 플랫탑 모델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QBZ-97 5.56mm 소총 <출처: Public Domain>
QJB-95: 95식 경기관총. 95식 자동소총에 바탕하여 만들어진 분대지원화기로, 총열길이는 840mm로 QBZ-95 계열가운데 가장 길다.
QJB-95 분대지원화기 <출처: Public Domain>
제원(QBZ-95 기준)
구경: 5.8 x 42mm 작동 방식: 쇼트스트로크 가스 피스톤 작동방식 전체 길이: 746mm 총열 길이: 463mm 중량: 3.25kg 총구 초속: 930m/s 장탄수: 30발들이 탄창 연사율: 분당 650발 (권장 연사율: 단발 40발/분, 점사 100발/분) 유효 사거리: 400m 이하
저자소개
양욱 | National Security Consultant
중동지역에서 군부대 교관을 역임했고, 민간군사기업을 경영했으며, 현장에서 물러난 후 국방대에서 군사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의 수석연구위원으로 연구하며, 각 군의 정책자문위원과 정부의 평가위원으로 국방 및 안보정책에 관해 자문하고 있다.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과 신안산대 경호경찰행정학과의 겸임교수로 군사전략과 대테러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본 연재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5일 오전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서해상에서 북한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가 피격될 당시(지난 22일) 북한군이 급박하게 주고받은 내부 보고 상황을 우리 군이 감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이씨 사살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한 군과 정부 당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 대위급 정장이 “사살하라고요? 정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는 주장도 언론을 통해 제기됐는데
북 정장, 사살명령 되물은 내용 등 사령부와 통신 내역 실시간 파악 북, 25일 통지문선 “정장의 결심” 국방부 “첩보에 사살 언급 없었다” 북 통지문선 월북 언급 일절 없어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군은 이씨가 북측 선박에 발견된 22일 오후 3시30분쯤부터 감청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후 9시가 넘어 북한 해군사령부에서 이씨 사살 명령이 하달되면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씨를 발견한 북한 경비정이) 상부에 ‘어떻게 처리할까요’ 이런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사격을 해라’ 그래서 고속단정이 와서 사격을 했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군 대위급 정장이 “사살하라고요? 정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는 주장도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군은 정치의 노예가되면 안된다.
이에 대해 정보위의 한 관계자는 “사살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북한 경비정이) 헷갈려 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비슷한 유의 대화가 오간 건 맞다”고 전했다. 다만 민 위원장은 문제의 발언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당시 우리 군이 획득한 다양한 출처의 첩보 내용에서 ‘사살’을 언급한 내용은 전혀 없다. 따라서 ‘사살’이라는 내용으로 유관기관과 즉시 공유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 국방부는 “다만, 우리 군은 단편적인 첩보를 종합 분석해 추후에 관련 정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군은 22일 오후 9시40분 북한군 경비정이 이씨를 사살한 뒤 상부에 보고하는 과정도 실시간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방위 한 관계자는 “사살 이전에 우리 군이 유엔 등을 통해 송환 요청은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의 감청이 사실상 공개되면서 “조각 정보이기 때문에 첩보의 확인이 필요했다”(이인영 통일부 장관)거나 “전화통화하듯이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다”(청와대 강민석 대변인)는 정부와 청와대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지난 25일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의 내용 역시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돼 정장의 결심 밑에 행동준칙에 따라 사격했다”는 주장은 북한군의 상부 보고와 배치된다.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한 해양경철청과 군은 이씨가 월북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혀 북측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 주장을 사실상 부정했다. 앞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방위에 나와 “북한이 이렇게 천인공노할 일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을 못하고 정보를 분석하고 있었다”고 했다.
해경 “월북 맞다” 수사 결과 발표, 피격 공무원의 형 “정부가 월북으로 몰아가”
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북한이 “사격 후 접근해 확인수색을 했지만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고 부유물만 태웠다”고 통지한 것과 관련, “국방부가 감청을 통해 ‘연유(燃油)를 발라서 태우라고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금 여권의 행태가 북한이 전통문을 통해 했다는 사과의 진정성만 믿고 싶지, 실체적 사실과 그 내용은 들여다보고 싶지 않고 관심도 없는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비극적 사건을 이용해 냉전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북측이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의지한 채 30㎞가 넘는 거리를 헤엄쳐 월북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다.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당시 파고와 수온, 이씨의 건강 상태와 수영 실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장시간 수영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면서도 “구명조끼 등을 착용했다면 이동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또 이씨가 3억3000만원의 채무가 있었으며 이 중 인터넷 도박으로 인한 빚이 2억6800만원 정도라고 공개했다. 실종 직전에는 자신의 아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은 “이씨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채무가 발생하고 이자가 연체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단순히 채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월북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국방부의 자료에선 이씨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 등도 있어 월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씨의 형인 이래진씨는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동생이 월북했다고 단정하며 엄청난 범죄로 몰아간다”고 비판했다.
“이 와중에 북한 관광사업을 추진한다네요? 맘님들은 이 사건 이해가 가능하신가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정상민주주의 국가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요?”
28일 더물어민주당이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개별관광 촉구 결의안 등을 상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회원수 292만명을 자랑하는 유명 맘카페 ‘맘스홀릭’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엔 ‘저도 좀 납득시켜주세요’ ‘나라가 미쳐 돌아가요,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ㅜㅜ’ 같은 댓글이 여럿 달렸다.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 이모씨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북한군의 피격으로 사망한 사건을 놓고 맘카페 여론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그동안 ‘맘스홀릭’ ‘판교맘’ 같은 유명 맘카페는 대개 친정부 성향의 기혼여성 이용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만큼은 맘카페에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북한 피격에 맘카페도 화났다
회원수가 19만9000명이 넘는 분당·판교·위례 맘카페 ‘분따’에는 28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북한 군인이 남한 여성과 로맨스를 나누는 내용을 다뤄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진을 게시하면서 글쓴이는 “드라마와 현실의 차이. 불시착하면 사랑은 개뿔, 총 맞고 불 타고 나라에선 신경도 안 씀.”이라고 썼다.
친여(親與)성향의 주부 커뮤니티로 유명한 ’82쿡닷컴'에도 28일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이 와중에 북한 관광 결의안 통과시키겠다는 與’라는 글을 쓴 이는 “북한에 연락 창구도 없어서 통일부 장관이란 사람이 대놓고 난 연락할 방법 없다면서 이런 시기에 법만 통과시켜서 뭐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썼다. 회원수가 3만 5000명이 넘는 ‘수지맘카페’에는 ‘북한군에 피격당한 공무원 분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대한민국 국민이 너무도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면서 “우리 모두가 분개해야 할 일 같다”고 썼다.
북한 공무원 피격 관련 글은 삭제당한다는 항의를 받고 있는 한 맘카페에 올라온 글. 해당 글도 '보관게시글'로 이동처리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중앙일보] "조국 비판했다고 맘카페 강퇴"…1000여명 집단소송 움직임
◇"이 정부를 어떻게 믿죠?"
국내 맘카페들은 본래 30~40대 여성 민심이 향하는 곳을 살피는 지표로도 통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맘카페 여론만 잘 봐도 여론조사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가령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사건 같은 경우는 다른 카페에선 글이 많이 올라왔지만 정작 대표 맘카페에서는 오히려 여론이 크게 들끓질 않아서 ‘이러다가 조용히 넘어가겠다’고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했다.
공무원 이모씨가 피격된 사건이 벌어지자 맘카페 여론은 그러나 사뭇 달라졌다. ‘맘스홀릭’에만 분노에 찬 글이 수십 건이다. “군에서 북한이 총살 직전에 구조하려는 정황이 보였다고 했는데, 아니 구조하려다가 사람은 왜 죽이는지? 국방부도 자꾸 이상한 소리 하니까 신뢰가 안 간다” “文 정부에 정말 환멸을 느낀다. 우리 국민이 우선이 아닌, 북한이 우선인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이다” “뉴스 보고 너무 안타깝고 화나서 울었다. 시신 유기를 화장이라고 하는 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총살만행 뀨탄시위
“공무원 이씨가 월북하려고 했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서도 분통을 터트리는 글이 적지 않다. 회원수가 34만명인 일산맘카페엔 “월북 주장이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보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북한조차 월북자라고 발표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가 희생자를 월북자로 몰고 있다.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무섭고 살 떨린다”고도 썼다. “(이씨가) 이혼했고 빚이 있었으니 월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빚 있으면 월북하느냐. 그럼 빚 많기로 유명한 이상민은 예비 월북자냐”라고 쏘아 붙이는 댓글도 있었다.
◇일부 맘카페에선 ‘피격’ 같은 단어 쓰면 바로 ‘차단’
관련 글이 계속 올라오자 일부 극성 친문 카페는 ‘북한’이나 ‘피격’ 같은 단어를 금지어로 막아놓거나 관련 글을 모두 차단하고 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28일 회원수가 290만명이 넘는 L모 카페엔 ‘북한’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자, ‘북한 글 모조리 숨기는 이유가 뭡니까’ ‘북한 이야기하면 안 되나요’ ‘북한 글 왜 못 보게 닫는 건가요?’ 같은 게시글이 여럿 검색됐다. 관련 글을 클릭해보면 모두 ‘보관게시글(일반글)이동금지’라는 게시물로 분류가 돼 있다. 회원들이 부적격 게시글로 신고를 했다는 뜻이다. 검색된 한 게시물에는 ‘왜 다 블라인드입니까. 여기가 민주국가입니까. 세월호 관련 글은 막지 않더니’라고 적혔다. ‘북한 피격사건 관련 글’이라는 제목의 글엔 ‘왜 다 막아놓은 거죠? 이러면 부동산 카페만도 못한 것 아닌가요? 거기는 전형적인 우파소굴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보다 훨씬 민주적이네요. 어떤 의견을 개진해도 운영진이 나서서 제재하지 않거든요. 정말 실망입니다’라고도 적혔다.이 L카페는 2019년 조국 전 장관의 입시 부정 논란이 거셀 무렵 조 전 장관이나 정부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회원들을 ‘강퇴(강제탈퇴)’ 하거나 ‘활정(활동 정지)’ 시켜 논란을 빚었던 곳이기도 하다.
무려 15년만에 TV에 출연해 ‘대한민국 어게인!’을 외친 가수 나훈아의 눈매는 여느 때보다 인자했지만,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의 무게감은 상당했다. 30일 KBS 2TV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로 2005년 이후 처음 TV에 나온 트로트 가수 나훈아는 말 그대로 “무대를 씹어먹을 듯한” 카리스마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출연료 없이 나왔다는 나훈아는 ‘홍시’ ‘무시로’ ‘잡초’ ‘영영’ ‘사내’ 등 수많은 히트곡을 한치의 흔들림없이 열창한 것은 물론, 중간중간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제2부-사랑’편에 청바지에 통기타를 들고 등장한 나훈아는 ‘깜짝 MC’로 등장한 김동건 아나운서와 대화 중에 공영방송 KBS를 에둘러 쓴소리했다.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지요? 두고보세요. KBS는 앞으로 거듭날 겁니다.” 소신 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훈아는 코로나 방역의 영웅인 의사와 간호사들을 칭송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많이 힘듭니다. 우리는 많이 지쳐 있습니다. 옛날 역사책을 보면 제가 살아오는 동안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사람은 한 사람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나라를 누가 지켰냐 하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유관순 누나, 진주의 논개, 윤봉길 의사, 안중근 열사 이런 분들 모두가 다 보통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IMF때도 세계가 깜짝 놀라지 않았습니까. 집에 있는 금붙이 다 꺼내 팔고, 나라를 위해서.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1등 국민입니다”
2부, 3부에서 이어진 나훈아의 묵직한 입담에 시청자들은 “역시 나훈아다. KBS는 국민의 방송이 되라는 나훈아의 말을 명심해라” “나훈아씨가 오늘 KBS에 거듭나라고 말하던데 사장이 잘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훈아가 진짜 애국자다” 같은 댓글을 쏟아냈다.
“(나라가 주는) 훈장을 사양했다고 하더라”는 김동건 아나운서 질문에 나훈아는 또 이렇게 말했다. “세월의 무게가 무겁고 가수라는 직업의 무게도 무거운데 어떻게 훈장까지 달고 삽니까. 노랫말 쓰고 노래하는 사람은 영혼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언론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저를 보고 신비주의라고 하는데 가당치 않습니다. 언론에서 만들어낸 것이죠. 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입니다. 꿈이 고갈된 것 같아서 11년간 세계를 돌아다녔더니 저더러 잠적했다고들 하대요. 뇌경색에 걸려 혼자서는 못 걷는다고도 하고요. 이렇게 똑바로 걸어다니는 게 아주 미안해 죽겠습니다. 하하!”
노래는 언제까지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 나훈아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내려올 자리나 시간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이제는 내려올 시간이라 생각하고, 그게 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나훈아의 ‘소신’과 ‘자유로운 영혼’은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사전행사로 열린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에 나훈아가 참석하지 않으면서 일찌감치 화제가 됐었다. 평양을 방문한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에 따르면, 나훈아가 평양에 오지 않은 것을 의아해하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스케줄이 바빠서 못 왔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국가가 부르는데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