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재위원회 보고서
뉴욕=정시행 특파원 입력 2020.09.30 03:00
북, 핵탄두 소형화 성공.. 실전배치 현실화 주목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6건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다탄두 시스템’ 단계로 진입했을 수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운용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해왔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28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보고서는 “회원국들이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통해 자국 탄도미사일 탄두에 들어갈 수 있는 소형화된 핵 장치를 개발했을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한 회원국은 북한이 침투 지원 패키지(대륙간탄도미사일이 표적을 향해 가며 방공망을 뚫는 체계) 같은 기술적 향상이나 다탄두 시스템 개발을 위해 추가 소형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다탄두 시스템은 미사일 하나에 탄두 여러 개를 장착해 다중 목표를 공격하는 것으로, 유엔이 북한의 다탄두 ICBM 개발을 거론한 건 처음이다. 보고서는 “북한은 2017년 9월 이후 추가 핵실험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핵 시설을 유지하고 핵 물질 생산을 지속해 왔다”고 했다.
북한 영변 핵단지에서 인력 물자 이동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 캡처
보고서는 또 북한이 유엔과 미국 등의 고강도 제재로 각종 교역이 틀어막힌 상황에서도 석탄 수출과 석유 수입부터 사치품 수입, 불법 외화벌이 활동을 활발히 지속했다고 전했다. 전문가 패널의 200여 쪽 보고서를 읽어보면, 북한은 중국·러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내다 팔 수 있는 것, 사오고 싶은 것을 거의 다 거래하고 있다. 미 NK뉴스는 “북한의 제재 회피 수법이 점점 창의적으로 첨단화됐다”고 했다.
북한은 코로나 사태 초기인 올 1~3월을 빼곤 중국 등으로 석탄 수출을 계속했다. 주로 서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으로 환적하는 방식이다. 연간 50만배럴로 제한한 북한의 석유 수입량이 한 달 만에 초과되는 등 “(북한이) 제재를 공격적으로 무력화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북한은 또 유엔이 금지한 해역 조업권 판매에 나서, 중국에 온라인 광고까지 하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12월 22일부로 해외에서 외화벌이 중인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돌려보내도록 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해킹·가상화폐 탈취 등을 하는 북 정보기술(IT) 노동자 수백명이 제3국 국적과 가명을 사용해 중국·러시아 등에 머물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부터 벌어들인 돈은 120만달러(약 14억원) 이상이다.
북한 무기 수출 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무기 금수 제재국인 이란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전문가 패널은 지적했다. 시리아에서도 지대공 미사일 제조부 등 군사·건축 분야에 북한 근로자가 최소 800여 명 근무 중이다. 독재자를 우상화하는 회화와 조각, 동상을 제작해 파는 만수대창작사도 아프리카 나미비아·베냉·기니 등에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에서 활동하며 ‘북한 호날두’로 불렸던 북한 축구선수 한광성은 지난 1월 카타르 알두하일로 팀을 옮기면서 700만유로(약 96억원)의 이적료를 받았으며, 이 돈 또한 북핵 개발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엔은 밝혔다.
동유럽에선 북한 대사관들의 상업 영업이 유행이다. 불가리아 주재 북 대사관은 대사관 자리에 호텔인 ‘테라 레지던스’와 케이터링 업체 ‘파리 케이터러’를 운영하며 온라인에 광고 사진까지 싣고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상업용 연회장으로 영업 중인 불가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캡처
북한이 제재를 피해 불법 수입한 것으로 보이는 독일산 아우디 차량이 마식령 리조트에서 촬영됐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캡처
최고위층용 사치품 수입도 여전하다. 북한은 2019년 이후 대당 50만달러에 달하는 방탄용 럭셔리카를 3대 이상 샀다. 위스키·코냑·보드카·와인 수입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문가 패널은 지적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편집국 국제부 기자
'위인.교육.기타 > 시사.뉴스.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라가 미쳐 돌아가요” 북한의 총살 만행에 맘카페도 화났다 (0) | 2020.10.01 |
---|---|
나훈아 두시간 열창하며 소신발언 “두고보세요, KBS 거듭날 겁니다 (0) | 2020.10.01 |
병력 6만에 불과한 호주, 220조원 국방비 쏟아붓는 이유 (0) | 2020.09.30 |
"지긋지긋하다"..국민 피살·공정성 논란에 분노하는 2030 (0) | 2020.09.30 |
대중 압박 한국, 호주, 일본, 미국 4자간 연합훈련 (0) | 2020.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