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쪽에서 남서쪽까지 길이가 3,000km가 넘는 일본 열도는 4개의 큰 섬과 6,00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긴 해안선을 가진 일본은 해양안보가 중요하며, 냉전을 계기로 1954년 7월에 해상자위대(海上自衛隊)를 창설하였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의 군사 원조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었다. 미 해군도 냉전 시기에 소련 해군의 진출을 봉쇄하고자 노력하였고, 특히 당시 대규모를 자랑하던 잠수함을 특히 경계하였다. 1950년대 당시 소련 해군의 재래식 공격잠수함은 잠항 시간이 짧고 재충전을 위해서는 수면으로 부상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는 창설 초기부터 대잠작전, 소해작전에 중점을 두고 전력을 편성하였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북으로 긴 국토를 가진 일본은 동쪽과 서쪽 해역을 모두 감안할 때 6,000km가 넘는 해안선을 방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작전환경을 감안할 때 해상자위대는 수상전투함이 중심인 전력을 건설하기에는 처음부터 무리가 있었다. 미 해군도 2차대전을 거치면서 넓은 대양에서 작전할 때 항공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실전으로 경험하였다. 미 해군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창설 당시 항공기를 사용하는 작전개념을 전수하였고, 미일상호방위지원협정에 따라 항공기를 공여하였다. 해상자위대 창설 직후인 1954년 12월에 미 해군은 대잠초계기(Hunter)인 TBM-3W 10대를 우선 공여하였다. 이어서 1955년 11월부터 대잠공격기(Killer)인 TBM-3S 10대를 공여하였다. 20대의 TBM-3W/S 대잠기는 2대가 1조를 이루어 모두 10개조가 대잠초계임무를 시작하였다. 당시에도 TBM-3W/S 대잠기는 상당한 구형 기종이었고, 항속 거리도 짧은 단점이 있었다.
노후 TBM-3W/S 대잠기는 1957년 4월부터 공여되기 시작한 S2F 대잠기로 점차 교체되었다. 미 해군은 S2F 대잠기와 병행하여 P2V-7 해상초계기, HSS-1 대잠헬기도 공여하였다. 1950년대에 미 해군은 육상 비행 기지에서 출격하는 P2V-7 해상초계기, 대잠항모에서 출격하는 S2F 대잠기와 HSS-1 대잠헬기를 입체적으로 운영하였다. 그러나 항공모함이 없는 해상자위대는 이렇게 다양한 기종의 운영을 불합리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해상자위대 지휘부는 TBM-3M/S 대잠기를 인수할 때부터 항공기를 탑재하는 8,000톤 급 소형 호위항모(CVE, Escort Carrier)의 공여를 요청하였다. 호위항모를 확보하면 원래 함재기로 제작된 TBM-3M/S 대잠기를 탑재하고 장기간 동안 효과적으로 대잠초계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차 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격적인 인상이 강한 항공모함을 일본에 공여하는 것을 거절하였다.
이후에도 해상자위대는 S2F 대잠기와 HSS-1 대잠헬기를 인수하면서 다시 한 번 소형 항공모함의 확보를 검토하였다. 원래 S2F 대잠기와 HSS-1(SH-34) 대잠헬기는 대잠항모(CVS, Anti-Submarine Warfare Carrier)에 탑재하는 항공기이다. 이러한 점에서 해상자위대 지휘부는 규모가 작더라도 항공모함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미 해군은 고정익 함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을 지원하는데 소극적이었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는 1960년대 초에 S2F 대잠기 대신에 대잠헬기를 탑재하는 헬기항모(CVH, Helicopter Carrier)를 자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해상자위대의 숙원 사업을 추진하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였고 무엇보다 공격적인 성격이 강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헬기항모는 일본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고 결국 중단되었다. 이처럼 해상자위대 지휘부가 항공모함 확보에 매달린 것은 작전 상 이점이 크기 때문이었다. 육상 비행 기지에서 출격하는 대잠항공기는 항속 거리가 제한된다. 따라서 초계 범위가 제한되고, 소련 해군도 이러한 항속 거리의 약점을 알기 때문에 초계 범위 밖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반면에 항공모함을 확보할 경우 탑재기의 항속 거리에 제약을 받지 않고 먼바다까지 진출하여 효과적인 대잠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해상자위대는 항공모함의 대안으로 1960년대 후반에 제3차 방위력정비계획(1967~1971년)을 추진하면서 신형 HSS-2 대잠헬기를 대형 호위함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다. 원래 HSS-2(SH-3) 대잠헬기는 미 해군에서 항공모함 탑재용 대잠헬기로 개발한 기종으로 비행 성능과 탑재 장비 성능이 우수하다. 다만 대형 헬기이어서 구축함과 같은 수상전투함에는 탑재하기 어렵다. 미 해군의 경우 SH-3 시 킹(Sea King) 대잠헬기와 별도로 크기가 작은 SH-2 시 스프라이트(Sea Sprite) 대잠헬기를 개발하여 구축함, 호위함에 탑재하였다.
해상자위대의 주력 기동함대인 호위함대(護衛艦隊)를 구성하는 4개 호위대군(護衛隊群)의 기함으로 3대의 HSS-2 대잠헬기를 탑재하는 하루나(はるな)/시라네(しらね)급 헬기탑재 호위함(DDH, Destroyer, Helicopter) 4척이 건조되었다.
하루나/시라네급 이후에도 1980년대에 해리어(Harrier) 수직이착륙 전투기와 대잠헬기를 탑재하는 16,000톤 급 항공모함을 검토하였다. 포클랜드 전쟁에서 활약한 영국 해군의 인빈시블(Invincible)급 경항모와 비슷한 성격인 신형 항공모함 확보 계획도 결국 중단되었다. 대신 해상자위대는 1990년대에 9,000톤 급 오오스미급 수송함(LST, Landing Ship, Tank) 3척을 확보하였다. 일반적으로 10,000톤 급 이하 상륙함의 경우 선체가 크기 않기 때문에 비행갑판이 넓지 않다. 따라서 비행항공기 운영 능력보다는 상륙정을 사용하는 수송 능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해상자위대는 단계적으로 해상에서의 항공기 운영 능력을 확보하고자 오오스미급 수송함에 평갑판 선체와 비행갑판을 적용하였다.
오오스미급 수송함으로 한걸음 나아간 해상자위대는 노후한 하루나급 호위함을 교체하면서 대잠헬기를 본격적으로 탑재하는 14,000톤 급 대형 호위함(DDH)을 계획하였다. 과거 1960년대 초에 대잠헬기 18대를 탑재하는 헬기항모 계획을 단념하였던 해상자위대가 이제는 13,500톤 급 헬기탑재 호위함을 건조하기에 이르렀다. 해상자위대는 다수의 대잠헬기가 동시에 이착함 하는데 편리한 넓은 비행갑판을 가진 항모형 선형을 채택하였다. 사실상 헬기항모에 해당하는 휴가(ひゅうが)급은 건조를 시작할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휴가급은 고정익 항공기를 탑재하지 않으며 함대지휘, 대공/대잠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해상자위대는 헬기탑재 호위함(DDH)으로 분류하고 있다. 휴가급은 노후한 하루나급 호위함을 대체하고자 2척이 건조되었다.
노후한 시라네급 호위함 2척을 교체하기 위한 신형 호위함은 휴가급보다 훨씬 큰 대형함이다. 기준배수량 19,500톤인 이즈모(いずも)급 헬기탑재 호위함(DDH)은 2010년도 예산으로 건조에 착수하였다. 휴가급을 건조하면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항공기 탑재와 다목적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선체를 대형화한 이즈모급은 기본적으로 휴가급의 선형을 이어받고 있다. 동시에 3대의 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휴가급에 비해 비행갑판이 넓어진 이즈모급은 5대가 동시에 이착함할 수 있게 되었다. 미 해군의 타라와(Tarawa)급 강습상륙함과 같은 250m 길이의 비행갑판을 가진 이즈모급은 상당한 크기의 대형 수상함으로 등장 초기부터 항공모함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해상자위대는 공식적으로 SH-60J/K 대잠헬기, MCH-101 소해헬기를 탑재하는 호위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018년 12월 18일에 장기적인 방위계획(30大綱)에서 제해권, 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단거리이륙/수직착륙(STOVL) 항공기를 함정에서 운영 가능하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을 다용도 호위함으로 개조를 추진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잠작전에 머물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의미이지만, 사실상 F-35B STOVL 전투기를 탑재하는 항공모함으로 개조한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비행갑판의 길이가 충분한 이즈모급은 스키점프(ski-jump)를 설치하면 영국 해군처럼 F-35B 전투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즈모급은 해상자위대 창설 이후 가장 큰 전투함으로 1139억 엔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특징
선체
이즈모급의 선체는 항공모함과 동일한 선형으로 건조되었다. 함수에서 함미까지 이어지는 넓은 비행갑판을 가진 이즈모급은 휴가급과 비교할 때 비행갑판의 길이는 51m, 폭은 5m, 배수량은 6,000톤이 증가하였다. 이즈모급의 상부 구조물은 연돌과 일체화되어 비행갑판의 우현에 위치하고 있다. 5층 구조인 상부 구조물에는 항해함교와 항공관제함교가 있다. 이즈모급의 비행갑판의 특징은 비행갑판(1번 갑판) 아래에 있는 격납고(2번 갑판)를 연결하는 항공기용 엘리베이터(elevator)의 배치가 휴가급과 다르다는 점이다.
휴가급은 비행갑판의 중간에 2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있다. 따라서 엘리베이터의 크기에 항공기 탑재 능력이 제한된다. 그러나 이즈모급의 경우 2대의 엘리베이터 중 뒤쪽 엘리베이터를 비행갑판의 우현으로 이동하였다. 따라서 엘리베이터의 규격을 초과하는 항공기도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2번 갑판에는 격납고 이외에 함대 사령부 시설, 의료 시설, 거주 구역이 있다.
기관
이즈모급은 휴가급 호위함과 같이 호위대군의 기함을 맡고 있다. 따라서 다른 호위함과 함께 항해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30 노트(knot) 급 속도를 낼 수 있다. 추진 기관은 4대의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LM2500 가스터빈 엔진(gas turbine engine)을 COGAG 방식으로 배치하고 있다. LM2500 가스터빈 엔진은 미 해군을 비롯하여 많은 군함에서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즈모급은 전자식 엔진제어를 채택하였으며, 최대 출력이 25,000 마력에서 28,000 마력으로 증가하였다. 4대의 발전기(3,400kW)는 좌우 기관실에 2대 씩 나누어 설치되어 있다. 발전기는 제너럴 일렉트릭 LM500 가스터빈 엔진으로 구동된다.
전투체계/센서
휴가급과 비교할 때 이즈모급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전투체계와 무장이라고 할 수 있다. 헬기를 탑재하지만 단일 함정으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휴가급과 달리 이즈모급은 단독 전투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 대신 이즈모급은 증가한 헬기의 운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부족한 전투 능력은 함께 편성된 이지스(Aegis) 호위함의 방공 능력으로 보완한다.
자체 방어가 가능한 수준으로 건조된 이즈모급은 자국산 FCS-3 전자식 다기능 레이더에서 미사일 사격 통제 기능을 삭제한 OPS-50 대공/해상 탐색 레이더를 탑재한다. 이는 호위함대의 중심으로서 항공기의 탑재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기동함대의 중심을 맡고 있는 미 해군의 항공모함과도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전투체계는 휴가급에 탑재한 OYQ-10에서 OYQ-12로 변경되었다. 기본적인 구성은 동일하지만 무장통제능력이 삭제되었다. 전투지휘실(CIC), 함대작전실(FIC)은 모두 2번 갑판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별도의 통합사령부 시설(100명 규모)을 설치할 수 있다. 링크(link)-11/링크-16 전술데이터링크(tactical datalink)와 위성통신장비를 갖추고 있어 외부와 실시간 정보 교환이 가능하다.
무장
이즈모급은 휴가급과 비교할 때 무장 탑재가 축소되었다. 휴가급에 탑재한 RIM-162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으며, Mk.41 수직발사기(VLS)도 없다. 대신 RIM-116C RAM(Rolling Airframe Missile)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을 사격통제장치와 하나로 묶은 시램(Sea RAM)을 탑재한다. 더불어 20mm 기관포를 가진 Mk.15 팰랭크스(Phalanx) 블록(Block) 1 근접방어무기체계(CIWS)를 탑재한다.
이즈모급은 함수에 OQQ-22 음향탐지기(bow sonar)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잠작전이 아닌 자체적인 방어에 필요한 수준으로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휴가급과 달리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ASROC 대잠로켓, 대잠어뢰는 탑재하고 있지 않다.
항공기
이즈모급은 먼저 취역한 휴가급보다 항공기 운영 능력이 대폭 확장되었다. 넓은 비행갑판은 길이 245m, 폭 38m 크기이며 휴가급보다 면적이 1.5배 증가하였다. 넓어진 비행갑판에서는 5대의 헬기가 동시에 이착함할 수 있으며, 1대가 대기할 수 있다. 2번 갑판에 있는 격납고는 길이 125m, 폭 21m 크기이며 화재에 대비하여 방화문으로 분리할 수 있다. 헬기는 최대 SH-60J/K 대잠헬기 7대, MCH-101 소해헬기 7대까지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SH-60J/K 대잠헬기 5대, MCH-101 소해헬기 2대를 탑재한다.
2018년 12월에 30대강(30大綱)을 발표하기 이전에 일본 정부는 이즈모급 호위함의 항모 개조를 공식적으로 부인하였다. 그러나 30대강 발표 이후 F-35B 전투기의 탑재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F-35B 전투기와 더불어 RQ-21 무인정찰기, MQ-8C 무인헬기의 탑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용도 지원 기능
이즈모급은 휴가급과 마찬가지로 수송함이나 병원선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건조되었다. 2번 갑판에 있는 넓은 격납고와 거주 구역을 활용하여 육상자위대 병력 400명, 3.5톤 전술차량 50대를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전차와 같은 중장비는 탑재할 수 없다. 병원선으로 사용할 경우 수술실, 중환자실을 갖춘 35 병상의 의료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으로 미 해군의 항공모함처럼 다른 함정에 유류를 보급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있다.
동급함
이즈모급(총 2척)
함번
함명
착공
진수
취역
건조
비고
DDH-183
이즈모
(いずも)
2012.1.27
2013.8.6
2015.3.25
재팬 마린유나이티드
(Japan Marine United)
현역
DDH-184
가가
(かが)
2013.10.7
2015.8.27
2017.3.22
재팬 마린유나이티드
(Japan Marine United)
현역
운용 현황
2척이 건조된 이즈모급 헬기탑재 호위함은 2015년과 2017년에 차례로 취역하였다. 선도함인 이즈모함(DDH-183)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 제1호위대의 기함으로 요코스카 기지에 주둔한다. 2번 함인 가가(DDH-184)는 제4호위대군 제4호위대의 기함으로 구레 기지에 주둔한다. 이즈모급은 미 해군을 비롯하여 다른 국가와 연합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즈모함은 2017년 5월 20일에 베트남 캄란만, 6월 4일에는 필리핀 수빅만에 기항하였다.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From: Web, 출처/Daum Cafe: 한국 네티즌본부.kr 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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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최신예 구축함 줌월트(DDG-1000)함이 지난 2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에 입항했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바다의 괴물' 줌월트함 진주만 입항은 이번이 처음이다.
줌월트함은 지난 2016년에 볼티모어에서 취역해 그동안 각종 최신 무기 성능 실험 등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태평양함대에 실전 배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줌월트함은 이후 한반도와 남중국해 연안으로 작전 지역을 넓혀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초당파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 당시 미 해군이 보유한 줌월트급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 전력(3척)을 한국에 전진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 보고서는 미 해군이 실전 배치한 1호함 줌월트(DDG-1000)와 2호함 마이클 몬수르(DDG-1001) 및 린든 B 존슨(DDG-1002) 등 세 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의 한국 배치를 주장했다.
해리 해리슨 미국대사가 지난 2017년 2월 당시 태평양사령관 자격으로 하와이에서 국회 국방위원과의 면담자리에서 줌월트함 한반도 배치 방안을 먼저 건의하면서 진해나 제주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줌월트함은 미래 전쟁을 대비한 미 해군의 야심작으로 한 척당 건조 비용만 52억 달러(5조 4000억원)다. 미 해군 사상 최연소(49세) 참모총장을 지낸 엘모 줌왈트 제독의 이름에서 따왔다.
전체 길이는 190m, 미 해군의 기존 구축함 중에서 가장 길고 높이도 32m에 이른다. 함포는 '엑스칼리버(Excalibur) 155㎜ 스마트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함포체계(AGS)를 갖췄다. 유효 사거리가 154km다. 대전에서 서울에 있는 표적을 50m 오차 이내로 타격할 수 있다. SM-6함대공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탑재됐다.
또 MH-60 중형 헬리콥터와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드론(무인기) 이착륙도 가능하다. 시속 최고 30노트(55.5㎞)로 기동력도 뛰어나다. 레이더에는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로 뛰어난 스텔스 능력을 갖춰 연안에서 은밀한 특수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일명 '바다의 게임 체인저'로 불릴 만큼 막강한 공격력과 생존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줌월트함은 북한과 중국이 두려워하는 또 다른 미국 전략자산이다.
해군작전사령부(사령관 박기경 중장)는 9일 진해에서 청해부대 27진 파병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복귀한 왕건함의 입항 환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영식에는 박기경 해군작전사령관을 비롯해 진해지역 주요 지휘관과 장병, 청해부대 장병 가족 등 900여명이 참석했다.
왕건함은 지난해 6월 출항해 총 196일의 파병기간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선박 780여 척에 대해 완벽한 호송작전을 수행했으며, 인도양 및 서아프리카에서 조업 중인 원양어선에 대한 보호활동도 지원했다.
특히 청해부대 최초로 아크부대 및 UAE 해상작전팀과 연합훈련을 통해 연합 대 해적작전 수행능력을 배양했으며, 태국·스페인 함정과의 기회훈련 및 이탈리아 함정 등과의 교류협력을 통해 연합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기항지 정박 중에는 태국 해군기지사령부와 NATO 해양차단작전 훈련센터 방문 등 유관기관과 교류활동을 실시하고, 태국과 그리스에서는 6·25 참전용사 현지인을 찾아 보은행사를 갖는 등 국위선양에도 앞장섰다.
청해부대 27진 부대장 조충호 대령은 “국민 모두와 해군 장병들의 성원 덕분에 머나먼 소말리아 해역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조국 해양수호에 이바지할 수 있는 왕건함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기경 해군작전사령관은 환영사에서 “이역만리 소말리아 해역에서 부대장을 중심으로 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춰 임무를 무사히 마친 왕건함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며 “청해부대 파병을 통해 쌓아올린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조국 해양수호 임무 완수를 위해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때 사실상 세계를 지배하며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를 이룩했던 영국은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해양제국의 주도권을 신생 미 해군에게 뺏겼지만, 대전 이후에도 여전히 다수의 항모를 운용하며 옛 해상제국의 명맥을 유지했다. 영국은 1980년대에 들어서며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었음에도 자국령인 포클랜드(Falkland) 제도가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받자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항모전단을 앞세워 지구 반바퀴를 돌아가는 대 원정을 감행하여 해외 영토를 지켜냈다.
이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프랑스 정부와 영-불 공동으로 해군 연구단을 발족하기로 했으며, 1998년 쌩 말로(Saint-Malo) 선언을 통해 영국의 토니 블레어(Tony Blair, 1953~) 총리와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1932~) 대통령은 공동으로 통합 유럽연합 방어군의 창설 작업 개시를 선언했다. 토니 블레어 행정부는 1997년 5월부터 영국이 기 보유한 모든 무기 체계를 재평가했으며, 향후 항모 전력은 공세 자산의 항공 전력을 최대한 넓은 범위에 전개할 수 있어야 하므로 현존하는 항모들의 수명 주기가 끝나면 두 척의 대형 항모로 대체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서 왕립해군은 최대 4~50대의 함재기/헬기 전개가 가능한 만재배수량 4만~5만 톤 급의 항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인빈시블(Invincible)급 항모의 대체 함 연구를 시작했으며, 여기서 현존 인빈시블을 재활용하여 수명을 늘리는 방법, 민간 선박을 군용으로 전환하는 방법, 목적지향형으로 설계한 항모를 도입하는 방법 등 세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영국 정부는 1999년 1월 25일 자로 아직 평가 단계인 항모 대체 사업 입찰을 시작하면서 보잉(Boeing),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ritish Aerospace),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 마르코니(Marconi) 전자, 레이시온(Raytheon), 톰슨-CSF(Thompson-CSF) 6개 사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영국 정부는 1999년 11월 자로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1999년 11월 30일 자로 ‘BAE 시스템즈’로 개명)와 톰슨-CSF(2000년에 ‘탈레스[Thales] 그룹’으로 개명) 컨소시엄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영국 정부는 이 중 BAE 시스템즈 설계를 탈락시키고 탈레스 측 설계를 채택했으나, 여기서 영-불 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하여 결국 BAE 시스템과 탈레스, 밥콕 인터내셔널(Bobcock International), 영국 국방부, 로사이스(Rosyth) 조선소로 구성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 얼라이언스(Aircraft Carrier Alliance, ACA)” 컨소시엄에 사업권을 주게 됐다. 퀸 엘리자베스급의 최종 설계는 탈레스가 제출한 설계를 바탕으로 하여 2007년에 최종 승인됐으며, 이 사업을 통해 두 대의 항모를 각각 2016년과 2018년에 36억 5천만 파운드(한화 약 5조 1,800억 원) 예산으로 건조하기로 했다.
한편, 왕립해군은 유고 내전과 걸프전에 항모를 전개하면서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냉전 종식으로 인해 대규모 상설 군대를 유지할 이유가 낮아졌고, 2000년대 말에 터진 유럽 경제 위기의 여파로 국방비가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2010년 5월에 보수-자유 민주 연립정권이 들어서자 이 해에 발간된 2010년 전략 국방 안보 검토서(Strategic Defense and Security Review)는 대대적인 국방비 절감을 권장하게 된다. 이 검토서는 국방부의 획득비용 중 380억 파운드가 과도하게 지출됐으며, 정부조차 예산 적자 때문에 지출 감액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최대 10~20%의 국방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놓고 영국 정부와 군은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결국 최종적으로는 국방비를 4년간 7.7%가량 감액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왕립해군은 예산이 줄게 되자 운영비 절감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게 됐다. 우선 2010년 부로 고정익 수직이착륙(VTOL) 항공기인 AV-8 해리어(Harrier) II(GR9)가 전량 퇴역했고, 이에 따라 해리어를 주력 함재기로 운용하던 헬기 항모들도 모두 퇴역하게 되었다. 일러스트리어스(HMS Illustrious, R06)함 역시 예정보다 빠른 2014년 8월 28일 자로 퇴역했고, 그 다음에는 원래 2016년에나 퇴역할 예정이던 아크 로열(HMS Ark Royal, R07)함마저 2011년 3월 11일 자로 퇴역했다. 이렇게 인빈시블급(Invincible-Class) 항모가 모두 퇴역해버리자 왕립해군의 기함은 강습상륙함 알비온(HMS Albion, L14)으로 임시 대체하기에 이르렀으며, 왕립해군은 사실상 무(無) 항모 시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퀸 엘리자베스급의 건조도 이와 같은 주변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초 왕립해군은 퀸 엘리자베스급을 “슈퍼 캐리어(Super Carrier)”로 부르며 인빈시블급의 3배에 달하는 65,000톤으로 잡았으며, 이는 영국이 일찍이 보유했던 함정 중 단연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 시작 6년 뒤인 2013년에 재 산정한 예상 건조액은 최초 예산으로 잡혔던 36억 5천만 파운드를 크게 상회한 55억 파운드로 올라있었으며, 그나마도 2번 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Prince-of-Wales) 항모의 계획이 불투명해져 왕립해군은 10년 이상 항모 없는 해군이 돼야 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유럽 경제 위기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면서 퀸 엘리자베스급 건조 계획은 제때 착수를 못했을 뿐 아니라 2번 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은 건조를 취소하던가 완성 후 예비 함으로 돌리는 방안이 검토됐다. 하지만 2014년에는 캐머런 총리가 두 항모를 모두 실전 배치를 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고, 2015년에는 영국 정부가 전략 국방 안보 검토서(SDSR)를 통해 두 항모를 모두 실전 운용할 계획임을 천명하면서 사실상 왕립해군의 2개 항모 운용 계획을 공식화했다. 특히 SDSR 2015는 두 항모 중 하나에 “향상된 상륙전 능력”을 부여할 것임을 명시했다.
퀸 엘리자베스급에는 영국이 적극적으로 공동 개발에 참여한 합동공격기(Joint Strike Fighter, JSF)를 최대 36대까지 탑재하도록 했다. SDSR 2015는 두 항모에 탑재시킬 항공기와 예비 항공기를 도합하여 최대 138대의 JSF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때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형상을 구입할 예정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었다. 이 당시 이미 JSF 사업의 승자는 록히드-마틴(Lockheed-Martin)의 F-35가 되어 있었으므로, 영국 국방부는 록히드 측과 탑재기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왕립해군은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에 탑재시킬 함재기를 놓고 여러 차례 결정을 번복했다. 최초 항모 설계 단계부터 어레스트 와이어(arrest wire)를 빼기로 했기 때문에 퀸 엘리자베스급에는 단거리 이함/수직 착함(STOVL, Short Take-Off but Vertical Landing) 방식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두 항모에는 처음부터 F-35B와 OV-22 오스프리(Osprey) 틸트로터(tiltrotor) 항공기, 헬리콥터를 탑재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1966~) 행정부는 CATOBAR(Catapult Assisted Take-Off, But Arrested Recovery: 캐터펄트 이함, 어레스트 와이어 착함 방식) 설치나 미 해군 함재기에 설치된 전자기 항모 이함 체계(EMALS: Electromagnetic Aircraft Launch Systems) 설치를 논의하면서 함재기를 F-35C로 변경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설치 비용과 운용 비용 문제 때문에 이/착함(離/着艦) 시스템 탑재를 취소하게 되어 F-35B로 번복하게 되자 캐머런 정부는 혼선만 야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때의 번복 때문에 F-35B 인도 계획만 3년이 미루어져 당초 2020년에 실전 배치 예정이던 왕립해군 F-35B는 2023년까지 약 24대가 인도되는 것으로 변경됐다.
2018년 9월 28일, 왕립해군의 네이선 그레이(Nathan Gray) 준장이 조종하는 F-35B 라이트닝 II가 미국 메릴랜드(Maryland) 주에서 이륙하여 퀸 엘리자베스 갑판에 수직 착함하면서 만 8년 만에 처음으로 왕립해군 항모에 함재기가 착륙했다. 이는 다시 왕립해군이 항모 시대를 열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왕립해군은 이날 이후 11주 동안 500회가 넘는 F-35B의 수직이착함 테스트를 실시 중이며, 퀸 엘리자베스함은 2020년~2021년 경부터 본격적인 실전 배치에 들어갈 예정에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의 항행장면 <출처: 유튜브>
특징
영국이 보유한 유일한 항공모함 전력인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는 총 2척이 건조되고 있으며, 선두 함인 퀸 엘리자베스함(HMS Queen Elizabeth)은 이미 실전 배치에 들어간 상태이고, 2번 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HMS Prince of Wales)함은 2019년까지 왕립 해군에게 인도하여 2023년부터 전개할 예정에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는 총 1,600명의 승무원을 태울 수 있으나 평균 672명 정도만 탑승하면 운항이 가능하다. 통상적으로는 함재기 관련 인원을 제외한 679명이 승선한다. 항모에는 총 470개의 선실 내에 1,600개의 침대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 시설은 함에 동승하는 왕립해병대 예하 1개 중대 250명도 함께 사용한다. 퀸 엘리자베스급의 비행갑판은 280m 정도로 337m에 달하는 제럴드 포드급(Gerald R. Ford-Class)이나 332m의 니미츠급(Nimitz-class)보다는 갑판이 짧지만, 사실상의 항모 역할을 하는 아메리카급(America-class) 강습상륙함의 비행갑판(257m)이나 해상자위대의 이즈모(出雲)급 헬기 구축함(248m) 갑판보다는 길다. 하지만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는 앞서 퇴역한 인빈시블급 항모의 3배 크기에 달하며, 만재배수량은 65,000톤을 자랑한다.
외부의 비행갑판 아래층에는 9개의 격납고 갑판이 설치되어 있으며, 각 격납고 갑판은 155m x 33.5m, 높이 6.7~10m이기 때문에 최대 20대의 고정익 항공기와 헬기를 동시 수납할 수 있다. 이들 항공기는 두 개의 대형 엘리베이터를 통해 비행갑판으로 이동하며, 각 엘리베이터는 F-35 크기의 항공기 2대를 60초 내에 갑판 위로 올려놓을 수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에는 자체 방어용 무장으로 미사일 방어를 위한 팰렁스(Phalanx) 근접무기체계(CIWS: Close-In Weapon Systems; '시위즈'로 발음) 3대가 설치되어 있어 필요 시 주변에 탄막으로 ‘커튼을 쳐버리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함재기가 뜨고 내려야 하는 항모의 특성 상 기류를 어지럽히거나 선체를 흔드는 미사일류를 설치할 수 없으므로 초음속 대함미사일 위협 등에 대해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왕립해군에는 호위함과 구축함을 도합해봐야 19척 이하 밖에 없으므로, 항모를 보호하기 위해 정족 함정 수인 6척을 동원할 경우 사실상 왕립해군 수상함의 1/3을 동원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에는 승선자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우선 영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편의시설인 선내 펍(pub)인 “퀸즈 헤드(Queen’s Head)”가 고급 부사관 및 준사관 식당 옆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파는 맥주에는 전부 독특한 이름이 붙어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세계 맥주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는 “6X 에일(Ale)”, 항모에서 이름을 딴 “항모(Carrier) 에일”, 그리고 2차세계대전 때 사용한 왕립해군 어뢰의 이름을 따다 붙인 "소드피시(Swordfish) 에일” 등이 있다. 함 내에는 극장, 운동 시설도 설치되어 있으며, 67명의 조리사들이 한 시간 동안 최대 960인분의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4개의 대형 구내식당도 마련되어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에는 11명의 의료진이 승선하고 있으며, 총 8개 병상과 대형 수술실, 치과 진료실도 설치되어 있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의 선내 펍(Pub) <출처: 유튜브 채널>
운용 현황
영국 왕립해군이 건조한 사상 최대 규모의 함정인 퀸 엘리자베스 항모는 전 세계에서도 미 해군의 니미츠(Nimitz)급 항모와 제럴드 포드(Gerald R. Ford)급 항모 다음으로 큰 항모다. 하지만 퀸 엘리자베스급은 규모 면에서 미국의 슈퍼 캐리어 급 항모에 미치지 못한다. 당장 건조 가격부터 100억~140억 달러에 달하는 미 해군 슈퍼 캐리어들과 달리, 퀸 엘리자베스급의 건조 가격은 80억 달러에 불과하다. 또한 퀸 엘리자베스급의 승조원 수 679명과 항모전투단 소속 인원 1천여 명을 모두 합쳐도 미 해군 슈퍼 캐리어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원자력 추진인 미 해군 항모에 비해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는 재래식 추진체계를 사용하므로, 최대 항속거리 등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 건조 사업은 1999년부터 시작했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실제 건조 작업이 시작된 것은 2008년 5월이었다. 영국 정부는 이 날 “퀸 엘리자베스급 건조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언급한 후 BAE 시스템과 VT 그룹이 합작회사(JV) 설립을 완료하면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합작사인 BVT 수상함대(BVT Surface Fleet) 사가 2008년 7월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나, 얼마 후 VT 그룹이 지분을 모두 BAE에 넘겼기 때문에 해당 회사는 BAE 시스템즈 수상함(Surface Ships) 조선소로 개명했다.
영국 국방부는 2008년 9월 1일 자로 주요 장비에 대한 5,100만 파운드 규모 계약을 체결했으며, 다시 3,400만 파운드로 퀸 엘리자베스급 두 함정의 주요 무기체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 6일에는 롤스-로이스사와 엔진 및 발전기 등 주요 추진체계 구성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다. 두 항모 건조 사업에는 총 90개 업체 소속 10,00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이 중 7,000명 이상이 6개 조선소에 모여 항모 건조 작업을 진행했다.
퀸 엘리자베스함(R08)은 2009년 7월 7일에 용골(龍骨) 거치 행사를 갖고 5년 뒤인 2014년 7월 4일에는 스폰서(sponsor)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Queen Elizabeth) 주관으로 함명식 행사를 치렀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2014년 7월 17일에 진수한 후 2017년 6월 26일부터 해상 시험에 들어갔으며, 같은 해 7월부터 F-35B를 탑재하여 함재기 운용 시험을 시작했다. 엘리자베스함은 2018년 말까지 F-35B 비행 시험을 마칠 계획에 있으며, 2020년까지 실전 배치에 들어갈 예정에 있다. 2번 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R09)은 건조와 취소 결정이 반복되다가 2010년 전략 국방 안보 검토서(SDSR)를 통해 “취소 시 감당해야 할 비용이 건조를 진행하는 것보다” 크다는 결론이 나 최종적으로 건조를 재개하게 됐다.
최초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에는 캐터펄트(Catapult)로 항모를 이함 시키고 어레스트 와이어로 착함시키는 CATOBAR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었으나 설계 변경 및 CATOBAR 장비 설치에 20억 파운드가 추가된다는 계산이 나오자 최초 안인 STOVL(Short Take-Off and Vertical Landing) 방식으로 건조됐다. 웨일스함은 2011년 5월 26일부터 건조에 들어갔으며, 한때 영국 경제가 악화되면서 퀸 엘리자베스함만 실전 배치하고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은 예비 함으로 돌리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2014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왕립해군의 완전한 항모 타격 능력 확보를 위해 두 함을 모두 실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은 2019년 왕립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이때부터 F-35B 운용 테스트에 들어가 2023년부터 실전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에서 첫 착륙 성공한 F-35B 전투기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
자매함
R08 '퀸 엘리자베스'함: 2009년 7월 7일 자로 용골을 거치했으며, 2014년 7월 4일 자로 스폰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함명식을 주관했다. 2014년 7월 17일에 진수한 후 같은 해 12월 7일에 취역했다. 현재 고정익 항공기 시험 운용을 위해 미국까지 항해 중이다.
R09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 2011년 5월 26일에 용골을 거치했으며, 같은 해 9월 8일에 스폰서인 로스시(Rhthesy) 공작부인(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리아)가 함명식을 주관했다. 2017년 12월 21일 자로 진수한 후 현재 구조물 공사 중에 있다.
제원
- 종류: 항공모함 - 제조사: 에어크래프트 캐리어 얼라이언스(Aircraft Carrier Alliance) 컨소시엄 (밥콕 인터내셔널, 탈레스 그룹, A&P 그룹, 로사이스 조선소, 영국 국방부, BAE 시스템즈) - 전장: 280m - 전폭: 39m (흘수)/73m (평균) - 전고: 11m - 만재배수량: 64,000 톤 - 갑판 넓이: 16,000㎡ (총 9개 갑판) - 주요 동력: 36MW 롤스-로이스(Rolls-Royce) 마린 트렌트 MT30 가스 터빈 엔진 X 2 11.6MW 바르질라(Wärtsilä) 38 마린 디젤 엔진 X 4 - 추진체계: 완전 통합형 전기추진체계 20MW 컨버팀(Converteam) 고급 인덕션 모터 X 4 샤프트 X 2 고정식 핏치(pitch) 프로펠러 - 최고 속도: 25 노트 (46km/h) - 항속거리: 최대 19,000km (10,000 해리) - 탑승 병력: 250명~900명 - 승조원: 679명 (함재기 관련인원 제외)/최대 1,600명 탑승 - 센서 및 처리 체계: 997식 아티산(Artisan) 3D 중거리 레이더 S1850 지역 수색용 레이더 울트라 일렉트로닉스(Ultra-Electronics) 2500 시리즈 전자광학체계 (EOS) 글라이드식 경로 카메라 (GPC) - 무장: 팰렁스(Phalanx) 근접방어체계(CIWS) X 3 30mm DS30M Mk.2 기관포 미니 건 - 함재기: 약 50대~70까지 수납 가능 F-35B 라이트닝(Lightning) II 치누크(Chinook) 헬기 AH-64/WAH-64 아파치(Apache) 헬리콥터 멀린(Merlin) HM2 / HC4 헬리콥터 와일드캣(Wildcat) AH-1/HMA2 헬리콥터 멀린 크로우즈네스트(Crowsnest) AEW 헬리콥터 - 함재기기: 이함용 스키점프대 /비행 갑판/ 격납고 갑판/ 항공기용 엘리베이터 2대 - 건조 가격: 80억 달러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했으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꼽으라면 이지스함을 뽑을 수 있지만 잠수함 전력도 결코 무시하지 못합니다. 국가별 재래식 잠수함 군사력만 보고한다면 전세계 7위로 우리보다 강력한 나라는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현재 실제 운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잠수함 종류와 2020년에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장보고3, 그리고 실전과 다름없는 림팩훈련에서의 활약상까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우리나라 잠수함 종류 -
1. 장보고급 잠수함
대한민국 해군의 잠수함으로 잠수함 업계의 최고봉으로 군림했던 독일이 옛 실력을 되살려 내놓은 209급 잠수함의 한국판 버전입니다.209급은 비용 대 효과의 측면에서 유리하여 재정상태가 빠듯한 중소국가들이 선호하는 모델로, 1970년대 이후 많은 나라가 구입한 베스트셀러 잠수함입니다.
함정 톤 수로는 209 - 1200급이지만 다른 나라의 1200급과는 달리 한 단계 고성능인 209 - 1400급의 길이를 단축해서 만든 새로운 209 - 1200급이며, 다른 모든 나라가 발견하지 못한 결함을 한국 해군 인수단이 발견해서 소음 방지를 위해 일부 개량을 했으며, 이 점으로 인해 장보고급은 209급의 일부가 아닌 독자적인 클래스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새로 도입한 214급 잠수함에 가려 뒷전으로 밀려나는 느낌도 없지 않으나, 지금까지 여러차례 참가한 림팩 훈련에서 미국 함대를 분쇄한 "승전보" 를 전해주기도 하여 해군의 긍지와 자부심을 드높여온 함종입니다. 1993년에 취역한 장보고함부터 2001년에 취역한 이억기함까지 총 9대의 장보그급 잠수함을 운용 중에 있습니다.
장보고급 잠수함의 아득한 활약상
이종무함 :
림팩 98에 한국 잠수함 최초로 참가하여 총 13척 15만톤의 함정을 가상격침했습니다. 한국 잠수함 유일한 피탐지 기록. (가상적 P-3C 오라이언에 5분간 탐지되었으나, 도주하여 공격받지 않음.) 또한 2주간의 훈련동안 단 한번의 고장도 없어 최우수 정비함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박위함 :
1997년에 키노트-4 (Keynote-4) 훈련에서 총 10척을 가상격침했으며, 림팩 2000에서 11척 9만 6천톤을 가상격침했습니다. 게다가 유일하게 최후까지 생존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한국해군 잠수함 최장항해기록 달성했고 진해에서 하와이까지 왕복 30,000km을 항해하면서 137일을 항해했습니다.
나대용함:
림팩 2002에 참가하여 총 10척 10만톤의 함정을 가상격침했고 첫 실전 에서 하푼 미사일 발사에 성공 했습니다. 단 이전 림팩 훈련 당시 디젤 잠수함인걸 감안해서 좁은 작전구역을 배정받은 것과 다르게 미해군이 이에 항의하여 작전구역이 100마일 X 100마일로 넓어졌고, HF대역 통산기의 데이터 전송량이 작아서 통신시간이 긴 탓에 P-3C 오라이언의 통신전파 추적에 걸려서 16시간 이상 수중에서 호버링 회피전략을 쓰며 버텼으며 나중에 노출되어 피격되기도 하였습니다.
장보고함:
림팩 2004에서 미군의 존 스테니스 항모와 2척의 이지스 순양함, 구축함등을 합쳐 30여척을 박살내고 단 한번도 탐지되지 않는 아득한 성과를 거둡니다. 장보고함 혼자서 40번 이상 가상어뢰를 명중시킨 림팩 작전의 전설을 만들어냅니다.
이천함:
1999년도에 열린 서태평양 잠수함 구조훈련에서 독일제 SUT 중어뢰로 표적함인 12,000톤 퇴역 순양함 오클라호마시티를 버블제트로 일격에 침몰! 격침시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타국 잠수함들이 훈련을 못하게 만드는 본의아닌 민폐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미군이 왜 잠수함 사령부를 만들고 스웨덴의 고틀란트급 잠수함을 엄청난 돈을 투자해서 임대했는지 알 만한 전과입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훈련성과 덕에 장보고급은 국내 군사소설에서 항상 국군의 역전병기로 고정출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재래식 잠수함이라는 태생의 한계는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원자력 잠수함이 모든 것이 월등하기 때문입니다.
2. 손원일급 잠수함
대한민국 해군이 운용하는 214급 잠수함으로 209급 잠수함인 장보고급에 이어서 도입 중이며, 초도함의 이름은 초대 해군참모총장이자 국방장관을 역임한 故 손원일 제독의 이름을 따와서 명명했습니다.
최초 입찰경쟁 참여사가 스웨덴의 코쿰스, 독일의 HDW, 그리고 프랑스의 DCN 이었고 고틀란트급과 214급이 박빙의 평가를 받았으며, 따라서 스웨덴의 코쿰스사가 만드는 고틀란트급 잠수함이 손원일급이 될 수도 있었지만, 코쿰스사가 잠수함 부분을 독일 HDW사에 매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일제 214급이 손원일급이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당시 해군에서는 장보고급의 성능에 아주 만족해하고 있었으므로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영상출처 - TV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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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일급 잠수함의 제원을 살펴보자면, 최고속도는 수상 12노트, 수중 20노트이며, 항속거리는 수상에서 12,000해리입니다. 또한 32명의 승무원과 5명의 장교가 탑승하고 최대 400m가 잠항심도입니다. 측배열 소나, ATLAS ISUS 90 전투시스템을 장착하였고 레이더는 탈레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무장으로는 어뢰 533mm 어뢰 발사관 x 8, SUT Mod2 어뢰, K-731 백상어 어뢰를 갖췄고 미사일은 533mm어뢰 발사관 UGM-84L 하푼과 현무-3 (해성3) 순항 미사일을 탑재했습니다. 현재 8척의 진수를 마췄고 2017년에 한대가 더 진수 될 예정입니다.
3. 장보고-III급
2020년 실전배치를 목표로 개발중인 차기잠수함 사업으로 2005년 장기 소요로 결정된 이후 2007년부터 본격적인 체계개발에 돌입하여 설계작업이 진행되었으며, 기존 장보고급, 손원일급 잠수함의 건조 경험과 HDW사로부터 이전받은 기술, 209급 설계를 기반으로 개량한 DSME-1400 잠수함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가 진행되었습니다. 최초로 자체 설계-개발하는 중형 잠수함인 만큼 다소 보수적인 기술들과 함형이 적용됩니다. 함명에는 장보고-II인 손원일급의 뒤를 이어 안창호와 손병희, 이동녕, 이봉창 등 항일 애국지사의 이름을 붙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2016년 6월 9일 방위사업청의 21회 정책포럼에서 장보고3급에 탑재될 전투체계의 구조가 발표, 공개되었습니다. 수중발사장치 통제기와 수평발사관 통제기, 어뢰기만기 통제장치, 유도탄, 자항기뢰, 차기중어뢰, 전자전 체계, 항해레이더, 피아식별기, 탐색과 공격이 가능한 전자광학 체계, 그리고 위성통신 체계가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준 것. 이를 두고 "너무 상세히 노출시킨 것 아닌가?"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ADD는 "보안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소나 체계로는 예인소나, 측면배열소나, 선체부착형능수동소나, 체계종합음탐기가 탑재될 예정이며, 선체는 손원일급과 동일안 HY100 고장력강을 사용합니다. 추진체계는 손원일급과 동일한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추진입니다.
선폭이나 배수량을 볼 때 일본의 소류급을 상회하는 잠수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총 9척이 건조 될 예정인데, 이 제원대로 순조롭게 취역된다면 우리나라 해군력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고 있는 잠수함과, 현재 개발중인 차기 잠수함, 그리고 림팩 훈련속 활약상까지 살펴봤습니다.
1000㎞ 밖에서도 공중 표적 탐지…1000여 개 동시 추적·20여 개 동시 공격 2009년 나로호 비행 궤적부터 2012년 北 미사일 낙하지점 등 정확히 추적 광역 대공방어·해상화력 지원 능력 인정…공군·한미연합 작전 연계 ‘시너지’
전술 기동훈련 중인 세종대왕함. 왼쪽 뒤편으로 멀리 이어도 해양과학기지가 보인다. 이경원 기자
세종대왕함 함교 좌현 견시요원이 방위환을 이용해 접촉물을 확인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추진기관 부사관들이 식수를 생산하는 기관실 조수기 필터를 교체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22일 대한민국 최초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이 취역 10주년을 맞았다. 2008년 12월 22일 세종대왕함이 취역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다. 세종대왕함은 지난 10년간 우수한 작전능력을 인정받으며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세종대왕함에 탑재된 최신 전투체계와 광역 대공방어 능력은 우리 해군을 선진국 해군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대왕함 취역은 해군 전력증강 역사에 큰 전환점이자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이 됐다. 취역 10주년을 맞아 세종대왕함의 우수한 능력과 이를 바탕으로 거둔 그동안의 성과를 되짚어 봤다.
‘신의 방패’라고 불리는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 SPY-1D 레이더
세종대왕함은 SPY-1D 레이더 기반의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세종대왕함 함교 상단 앞부분과 뒷부분에는 육각형 방패 모양의 SPY-1D 레이더 4기가 부착돼 있다. 이 위상배열레이더는 전방위 및 수평선을 기준으로 반구를 탐색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유도탄·항공기 등의 공중 표적을 최대 1000㎞ 밖에서 탐지할 수 있으며, 100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하고 20여 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이러한 광역 대공방어 능력을 바탕으로 세종대왕함은 지난 10년간 여러 실전 임무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핵심전력으로 활약해 왔다. 2009년 4월 5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 탐지한 것을 시작으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이를 탐지하고 추적해왔다. 특히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에는 발사체가 분리돼 추락하는 것은 물론 낙하지점까지 정확하게 추적해 발사 이틀 만에 첫 잔해를 인양할 수 있었다.
세종대왕함은 또 2009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되는 순간부터 지상 100㎞의 대기권을 벗어난 후까지의 궤적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2·3차 나로호 발사 때도 이지스구축함은 발사체의 궤적을 성공적으로 추적하며 그 능력을 입증했다.
완벽한 해상작전 수행은 물론 효과적인 지상·공중작전 지원까지
세종대왕함은 함포통제시스템(GWS)의 정밀 사격통제 능력을 바탕으로 기존 함정 대비 함포 사격 명중률을 높였다. 해상화력 지원 등 효과적인 지상작전 지원이 가능하며 함대지 유도탄을 이용한 지상 화력지원도 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2010년 처음 참가한 환태평양(RIMPAC) 훈련에서 여러 국가의 해군 함정 19척 중 최우수 함정에 해당하는 탑건(Top Gun)함에 선정되면서 세계에 우뚝 선 해상화력 지원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세종대왕함은 공군작전과 연계해 더욱 강화된 대공 감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 항공요격통제관(AIC)은 SPY-1D 레이더를 통해 종합한 정밀 표적정보를 활용, 우군 항공기를 동시다발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효과적인 공중작전을 지원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 취역으로 이지스구축함 기반의 항공요격통제 능력을 갖추게 된 우리 해군은 과거 연합훈련에서 미 해군에 의존했던 해상항공지원작전본부 역할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세종대왕함은 링크-16 등의 전술데이터링크(TDL)를 통해 미 해군과 신속하고 원활한 정보교환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해군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구성(대령) 세종대왕함장은 “세종대왕함은 취역 후 10년간 해양수호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으로 대비태세를 확립했으며, 그 능력을 실전에서도 발휘해 왔다”며 “1985년 당시 해군 선배들이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과 같은 혜안으로 이지스구축함 건조 소요를 제기했고, 그 의지가 하나로 모여 오늘의 해군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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