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무시하다 큰코 다쳐
고려시대에는 관청이나 민간이 일상생활을 할 때, 먼저 풍수지리설이 가리키는 방향을 정해놓고 그에 따라 움직일 정도로 풍수를 중요시 했다. 수도를 옮긴다던지 왕실을 지을 때에는 먼저 풍수문제가 거론되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정부 대신들의 의견이 엇갈리면 이게 당파싸움으로 번지기도 했으니까~
백성들이 집을 짓거나, 묘 자리를 잡을 때에도 풍수를 따라야 했다. 그 역사는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지만, 필자는 지킬 수 있으면 지금도 풍수를 따르라는 권고를 드린다. 묘 자리는 화장 문화가 발달하여 그 의미가 없어졌으나, 주택은 아파트를 사더라도 무시하지 않기를 바란다.
집터를 잡을 때에는 양택(陽宅)이라하고, 묘 자리를 잡을 때는 음택(陰宅)이라 한다. 아파트 분양광고지에 보면 배산임수(背山臨水-뒤로는 낮은 산이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냇물이나 강이 흐르는 지형지세)라든지, 금계포란(禽鷄抱卵-꿩 같은 날짐승이 알을 품고 있다는 지형지세)형 지세라는 내용의 글귀는 풍수학에서 따온 것이다.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풍수가 퇴보한 것은 사실이나, 도심에서 빌딩을 지을 때 꼭 풍수를 접목시키는 사례도 있다. 또 단독주택이나 상가를 지을 때, 아파트 동 배치를 할 때도 향(向)이나 수맥을 살피는 일은 기본이고, 바람이 빠져 나갈 길을 열어놓고 건축을 한다.
아파트는 단지 전체의 지형지세도 봐야 하겠지만, 동별이나 호실별로 풍수를 감안해야 한다. 풍수의 뜻은 바람과 물을 살피어 방향과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학문이기에 풍수에서는 역(逆)으로 가는 일을 금기시 한다.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 하며 이를 거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편하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예로부터 주택은 남향동문(南向東門)을 으뜸으로 친다. 하지만 요즘 아파트는 향이나 문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다. 성냥갑처럼 답답한 구조가 되고 보니 앞이 트인 주택을 최고로 여기는 세상이 온 것이다. 일정한 대지에 많은 세대수를 지어야 하기 에 동남향, 남향, 남서향으로 짓고 있음도 사실이다.
향이 남향이 아님은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아파트 단지가 바람 길을 막거나 물길을 막게 되면 거주에 불편함을 겪게 된다. 집이란 몇 천 원짜리 물건이 아닌 몇 억이기 때문에 한 번 잘못 사면 돈 버리고 마음도 상하게 된다. 풍수적으로 봤을 때 건강상 좋지 않은 집을 짚어 보자.
-습기가 많은 집은 건강에 해롭다-
습기가 많은 집은 집안의 인테리어 자재들이 검게 변하게 된다. 군데군데 곰팡이가 피기도 하고 각종 벌레들이 날아들고 가구까지도 색이 빨리 변한다. 노약자는 항시 몸이 무겁다는 말을 하게 되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다.
장롱속의 옷들도 습기가 배어있게 되고 신발장의 신발들도 늘 곰팡이가 피게 된다. 도배를 해도 천정부터 색깔이 금방 변하고, 부엌일을 하게 되면 김이 빠져 나가지 않는다. 습기가 많은 집은 자주 환기를 시켜도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한다.
언제나 분위기가 음산하여 기분이 우울하고 기관지염이나 콧물을 흘리는 어린이가 있게 된다. 음식도 빨리 상하고 아이들의 성장속도도 더디다. 특히 장마철에는 방이나 마루가 습기 때문에 눅눅하게 되고 집안에 있는 걸레가 마르지를 않는다.
풍수학을 떠나서 이렇게 습기가 근본적으로 많은 집은 건강에 아주 좋지 않다. 집에 들어갔을 때 인테리어 색깔이 검게 변하고 있거나, 음산한 분위기라면 습기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시골의 단독주택 마당에 항시 이끼가 끼어 있거나 아파트에서는 거울 색깔이 빨리 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정 서향집은 너무 건조하다-
정 서향집은 낮 12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온 종일 해가 집안에 들어온다. 빛이 너무 강해서 집안의 모든 색깔이 빨리 바랜다. 심지어는 마룻바닥의 색이 금방 변하는 집도 있다. 유리창 쪽의 가구들은 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비틀어진다.
겨울에 북쪽 벽은 물기가 흐르지 않지만 동쪽 벽은 물기가 흐르게 되고, 집안이 몹시 춥다. 직접 북풍을 받지 않은 것 같지만 오히려 벽이 얼게 되어 그 다음해 봄까지 계속 벽에서 물기가 흐른다. 심혈관 질환자들은 몹시 괴로워한다.
정 서향집은 확장을 하지 않음이 좋다. 오후 직사광선이 들어오게 되므로 차단막이 있어야 한다. 베란다에는 화초나 정원을 만들어 놓으면 따가운 햇살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 요즘 타워형 아파트 4호나 5호라인에 주로 이런 향이 많다.
-최고층은 덥고 추워 감기가 심하다-
요즘 최고층 펜트하우스는 아주 고급스럽고 비싸다. 펜트하우스는 두 세대를 합쳐서 한 세대로 만들거나 두 세대를 복층으로 한 세대를 만들기도 하고 별도로 다락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고급 펜트하우스나 복층은 문제가 없으나, 천정만 높은 최고층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열손실이 유난히 많게 되고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몹시 더워 아주 불편하다. 천정이 개방되어 시원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는 집안 분위기가 바람 속에 흐느적거리는 기분이 들어 온기가 없게 된다. 그러나 사생활보호나 소음이 없는 점은 일등으로 쳐 줘야 한다.
특히 중풍환자나 소아마비, 심신미약자들에게는 불안감이 더하여 생활에 불편이 따르게 되고 가까운 비행기 소리나 회오리 바람소리에 놀라기를 잘 한다. 어린이들도 한 번 집에 들어오면 밖에 나가지를 아니하여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인테리어 자재가 나쁘면 눈이 맵고 피부가 가렵다-
신규주택에서 많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건축비를 아끼려고 싸구려 자재를 사용하게 되면 입주자들은 코 막고 3년, 눈물로 3년을 살아야 한다. 인테리어 자재에서 나는 냄새는 유달리 독하고 매스꺼우며 눈이 맵고 피부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심하면 7-8년간 지속되기도 한다.
그런 유독성 냄새를 제거하는 친환경 순화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으나 어떤 것은 오히려 그것까지 공해를 일으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하고, 눈시울이 움직이거나 볼이 떨리거나, 손끝이 저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매스꺼운 증세를 보이거든 병원을 찾아 빨리 대비해야 한다.
이런 병에 걸리면 오랜 시일 동안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완치되지 않은 습성이 있어 죽을 때 까지 가지고 갈 수도 있다. 코에 쾌쾌한 냄새가 남아 있거나 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가슴이 가끔 따가운 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어떤 방법보다도 친환경 재료를 써야 하는데 원래 합판이라는 게 공해 덩어리이기 때문에 2-3개월 늦게 입주함이 좋기도 하고, 통풍을 잘 시키는 방법이 제일 좋다. 신규주택의 입주는 될 수 있는 한 봄에 하고 여름은 문을 열어놓고 살아가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층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열 사람 중 일곱, 여덟 사람은 저층을 싫어한다. 그 대표적인 이유는 시세가 고층보다 낮게 형성되기 때문이라는 게 정답일 것이다. 또 고층은 일조량이 많고, 소음이 적다는 이유도 있다.
저층은 고층에 비해 시세가 적게는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고층을 좋아하는 저층기피현상 때문이리라. 그러나 풍수적으로 봤을 땐 저층이 좋다. 사람은 땅의 지기(地氣)를 받고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
저층에 사는 어린이들이 더 건상하다는 연구발표도 있다. 아무래도 자주 밖을 나갈 수 있어서 활동량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12층 이상을 높은 층으로 분류한다. 60세 이상 노인이나 환자, 젖먹이 아이는 12층 이상보다 4층 이하 저층이 건강에 좋다는 권고를 드린다.
요즘 짓는 아파트 단지는 친환경 단지로 꾸미기 때문에 지상에 차가 없다. 단지 지상에 볼거리도 많다. 거주가 목적이라면 저층으로, 투자가 목적이라면 10층 이상 고층을 선택하시되 노약자, 환자, 어린이가 거주한다면 저층을 선택하시기 바란다.
이상 우리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만 나열 해 봤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미신 같기도 하지만, 풍수적으로는 아주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유념하시고, 이런 사실들이 나와 가족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일임을 알아 두셨으면 좋겠다.
이 외에 집안에는 사람 키보다 크지 않은 녹색 관엽식물을 키우고, 금색이나 노란색의 벽지로 부분적 도배를 하되, 남자는 침대 안쪽에서(문에서 먼 쪽) 자고, 거실에는 산이나 꽃 그림을 배치하고, 가구를 벽에 딱 붙이지 말고, 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붙여 놓지 말고, 거실이나 현관에 거울을 두지 말자.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윤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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