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북극발 최강 한파 엄습...서울 첫 한파경보, 오늘 -15℃

 

24일까지 전국이 꽁꽁

입력 2023.12.21. 03:45업데이트 2023.12.21. 08:56
 
올겨울 가장 매서운 추위가 찾아온 20일 오후 꽁꽁 얼어붙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공폭포 앞에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뉴스1

기상청은 21일과 22일 한파를 이례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북극의 얼음 바람이 한반도로 곧장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보통 북극 한파는 구불구불한 바람길을 통과하면서 약해지는데, 이번엔 한반도까지 직선 길이 열린 것이다. 여기에 중국 북부의 차가운 고기압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겹치는 일은 드물다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이상 기후’라는 뜻이다.

북극과 한반도 사이에 바람의 고속도로가 뚫린 것은 기후변화로 고위도에 부는 ‘제트 기류’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제트 기류는 북위 30~35도 상공에서 부는 강한 바람이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불며 지구 전체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든다. 북극 찬 바람의 남하를 막는 방패 역할도 한다. 그런데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화하면서 북극 한파가 무방비로 내려오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최근 중국 동북에선 최저기온이 영하 45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제트 기류의 약화로 극단적 기후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그래픽=김현국

이런 기후변화는 한반도에 극단적 날씨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2월 초 우리나라 기온은 ‘영상 20도’까지 치솟으며 가장 더운 12월 기록을 경신했다. 그런데 불과 2주일 만에 ‘영하 20도’로 급락한 것이다. 변동 폭이 40도에 이른다. 기상청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기온이 40도씩 널뛰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극한 날씨’가 올겨울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올해 기상 이변은 태평양 감시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엘니뇨의 전성기가 12~1월이다. 엘니뇨가 기승을 부리면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강수량이 증가한다. 올여름 장마 때 충청권과 남부 지방에 폭우가 쏟아진 것도 엘니뇨 영향으로 분석된다. 최근엔 남부 지방과 서해안에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비가 눈으로 변한 것이다. 올겨울 폭설 피해가 우려된다. 엘니뇨가 발달하면 기압계 혼란도 커진다. 바닷물 온도를 끌어올려 기온이 예년보다 높을 수도 있고, 이번처럼 북극 한파가 내려오는 바람길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극한 날씨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이번 한파는 2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극 찬 바람이 내려오는 길이 21일부터 기압계 변화로 막힐 전망이다. 이럴 경우 공기의 동서 흐름이 원활해지는데 차가운 북풍 대신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풍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이미 북극을 출발한 바람은 시차를 두고 한반도 중부와 남부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까지 계속 추울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24일까지 최저 영하 17도 추위가 예상된다. 이번 주말도 강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종전의 ‘삼한사온’이 무너지면서 체감하는 추위는 더 혹독할 수 있다.

기상청은 “24~25일 눈구름대를 동반한 기압골이 한반도를 지나면서 24일 충청권, 25일 중부지방에 눈이 내릴 수 있다”고 했다. 25일 서울에 눈이 내리면 2021년 이후 2년 만에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다. 25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5일이 지나면 한겨울에 진입한다. 22일은 1년 중 해가 가장 짧은 동지(冬至)인데, 동지부터 한 달 정도를 가장 추운 ‘한겨울’로 본다. 우리나라는 동지에서 3주 정도 지난 소한(小寒)과 대한(大寒) 사이가 가장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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