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두/많은 복을 누리는 비결

 

파세나디(波斯匿) 왕의 부인이었던 말리카 왕비는 부처님의 재가 제자로 신심이 매우 깊었고 당시 승단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느 날 그녀가 부처님께 “왜 어떤 여자들은 예쁘고 영향력도 대단한데, 또 다른 여자들은 추하고 가난하고 권력도 없습니까”라고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오랜 과거 생에 걸친 업의 결과”라고 네 가지 사례를 들어 말씀하시자, 말리카 왕비는 “그러면 저는 전생에 화를 잘 내기는 했지만 보시를 잘 하고 질투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모습은 추하지만 큰 재산을 갖게 되었나봅니다. 앞으로는 화를 내지 않고 보시도 잘 하고 질투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린다.


 

〈앙구따라 니까야〉에 나오는 이 구절을 읽으면서 “그래, 말리카 왕비가 혹 다시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그 생에 갖추지 못하였던 아름다움의 복까지도 누렸을 거야”하며 중얼거린 적이 있다.

 


우리들은 대개 자기 소원을 이루지 못하거나 ‘복을 누리지 못한다’고 여기면, 주변 상황에 책임을 돌리며 화를 내거나 심지어 ‘내 부모님들은 왜 내게 좋은 조건을 물려주지 않고 이렇게 힘들게 할까. 나는 왜 힘있고 부유한 집에 태어나지 못했을까’하며 부모 원망을 하기까지 한다. 정치인들은 무슨 일이 풀리지 않을 때마다 “야당이 발목을 잡아서, 언론이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아니면 “정부.여당이 무능해서….” 등으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하다. 혹 말리카 왕비가 이들과 같은 류의 사람이었다면, 이처럼 자신을 다스리는 다짐을 할 수 있었을까.

 

‘아름다움의 복을 받고 태어나지 못했던’ 말리카 왕비에게서,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될 때 절망하거나 남의 탓을 하려 애를 쓰지 않고 “이제부터 화를 내지 않고, 다른 이들을 도우며 나보다 나아 보이는 이들을 질투하지 않겠다”고 자신을 돌이켜보게 하는 귀중한 가르침을 얻게 된다.


 

현재 상황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하는 점이 중요하다. 말리카 왕비는 훌륭한 부처님 제자가 될 자격이 있다.


 

이 병 두 / 자유기고가

불교신문

 

 

출처 : 달마가 영어를 만났을 때
글쓴이 : 선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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