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계탐구/사후세계는 어떤 곳인가<17>

무속을 통해본 영계(5)

무속인의 점괘는 어느 정도 맞을까요. 신과 인간의 매개역할을 한다는 무속인은 무병을 앓은 뒤 내림굿을 거쳐 접신상태가 되면 예언을 하고 병을 치료합니다. 그러나 예언이 빗나가고 굿을 해도 병은 고쳐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정권을 놓고 여러 예언들이 나왔지만 거의 빗나갔습니다. 1994년 7월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을 예언했다는 손석우씨는 “나무를 베고 나서도 일정기간 잎사귀는 푸르듯이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으며 하늘의 운세가 금년 가을(1994년)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김이 권력에서 축출되면 북한에는 일단의 온건 실용주의자 혹은 화해주의자들이 권력의 핵을 구성해 남쪽과 화해의 길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일요신문 1994. 7. 24).

역시 김일성의 사망을 예언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심진송씨도 1997년 10월 “김정일의 정치생명은 앞으로 2∼3년밖에 남지 않았으며, 다음 후계자는 김영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기 대통령은 김정일과 간접적인 대화는 있을 수 있지만 단독정상회담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일요서울 1997. 10. 12).

그는 〈신이 선택한 여자〉라는 책에서 1995년 연말이나 1996년 3∼5월 안에 내각제가 이뤄진다고 예언했지만 역시 빗나갔습니다.

연예인 출신 무속인 이지연씨는 〈신은 내게 모델보다는 무녀가 되라 하셨다〉라는 책에서 “김정일은 일단 주석자리는 승계한다. 하지만 98년 4월쯤에는 모든 권력을 내주고 물러날 것”(200쪽)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처럼 김일성사망 이후 김정일 정권의 말로에 대해 여러 사람이 예언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무속인의 예언이 빗나가는 이유는 뭘까

대선과 관련된 무속인의 예언도 대부분 빗나갔습니다. 불교계에서 드물게 해박하다는 차길진 법사는 1998년 대선 전망에 대해 “비교적 때가 묻지 않고 정직한 사람이 당선될 것이라고 입을 열지 않을 수 없다”며 김대중 이회창 이인제 후보가 아닌 제3의 인물이 당선될 것으로 예언했지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조자룡씨도 〈신이 선택한 남자〉란 책에서 “천운은 거슬리지 못한다”면서 “역사에 남을 만큼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분으로 개인적 부침이 많아 수월하지는 않지만 그의 승천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예언해 많은 이들이 DJ를 가리키는 것으로 믿었으나 그 후 이회창씨가 승리한다고 말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도 이회창씨가 승리할 것으로 보는 무속인들이 많았지만 그 예언은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예언이 빗나가는 것에 대해 차길진씨는 “예언이란 본디 하늘의 섭리를 미리 알아서 말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사회가 그런 것처럼 하늘의 섭리에도 비밀이 있다. 아무리 영험이 있는 사람이 하늘의 비밀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세상이 미리 발표해 버리면 하늘은 천기가 누설되어 다시 섭리를 짜게 된다”(일요서울 1977. 11. 30)고 변명했습니다.

이지연씨도 그의 책 말미에서 “이 책에서 쓰인 부분중 틀린 것이 생긴다면 그것은 할아버지(몸주)께서 보여주신 것을 내가 잘못 풀어낸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역시 석연찮은 변명입니다.

 

◇예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신기와 능력

누구에게나 신기는 있다고 조자룡씨는 보고 있습니다. 보통사람은 20%의 신기가 있고, 50%정도가 되면 정신적 육체적 현상이 일어나며, 70∼80%가 될 때는 내림굿을 하면 무속인이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결국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에게 신이 내리지만 그 주관정도나 외적으로 드러난 상태로 볼 때 신기가 높을수록 신 내림의 상태가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무속인이 될 수 있는 자질과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일정한 시기가 되면 신의 힘에 의해 소명돼 무병을 앓게되는 것입니다.

조씨는 특정한 분야의 재능 정도를 놓고도 신기로 설명합니다. 장안에서 이름이 있거나 각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사람은 신기가 95%가량 된다는 것입니다. 80%정도가 되면 각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무속을 45년동안 연구하고 3천여 무당을 만났다는 서정범(경희대 명예교수) 박사는 이에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무속인들이 예언을 하고 병을 고치는 힘이 제3의 능력이 아니고 인간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기(氣)라고 생각하고 있다. 각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은 기가 많고 특수하다고 여겨진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그 사람의 기가 그림을 그리는 데 특수한 능력을 발휘하고, 천재적인 음악가는 기가 음악쪽으로 쓰이게 되고, 학자는 연구하는 쪽으로 기가 쓰이게 된다. 무속인이 될 사람은 다른 기와 다르다. 자기 잠재의식이나 손님에게 입력된 정보가 무속인의 눈에 현실과 같이 보이고 또 눈앞에 나타나는가 하면 그의 말소리가 귀에 들리고 그렇지 않으면 머리에 떠오른다. 이렇게 잠재의식이 현실화, 활성화되는 사람은 예언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속인이 병을 고칠수 있는 것은 그분들의 기가 환자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병이 낫는다고 하겠는데 사람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르다. 기로써 병을 고치는 기 치료사들은 이 기가 병을 고치는 데 효과적인 기라고 하겠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무속인이나 기치료사들도 음악가나 화가나 학자들과 같이 하나의 기능인이라고 여겨진다.”(한국무속인열전 제5권 142쪽)

무속인 심희리(본명 심무정)씨도 “나의 생각과 나의 몸을 버리면 자연과 하나가 된다. 이럴 때 자연의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데, 이 에너지로써 예언을 하고 병도 고칠수 있다”고 했습니다. 심씨는 그것을 직관이라고 했습니다. 무속인들이 제3의 능력으로 예언을 하고 치유한다는 생각과는 다른 견해로 볼 수 있습니다. 무속인 대부분은 몸주가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언은 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한다는 주장에 상당한 일리가 있습니다. 이를 따져보면 예언이 틀리게 되는 것은 몸주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무속인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서정범 박사의 설명처럼 예언이 제3의 능력이 아니라고 한다면 역시 그 자신의 능력에 따라 예언의 정확성은 판가름 나리라고 봅니다.


권오문

종교신문 omkwon@segye.com


<사진>예언이 틀리게 되는 것은 몸주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무속인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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