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陶淵明)의 시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보면

"이제껏 마음이 육신의 부림 받았으니

 어이 구슬피 홀로 슬퍼하리요.

 지나간일 소용없음 깨달았지만

 앞일은 따를수없음 알고 있다네.

 실로 길 잃음이 아직 멀지 않으니

 지금이 옳고 지난날이 그른줄을 깨닫는다오"

 

이는 도연명(陶淵明)이 붕 떠있던 허깨비인생을 걷어내고

내가 주인되는 삶을 살겠다는 선언이기도 하지요

 

돌아보면 왜 그랬나 싶어요

눈에 뭔가 씌었던 것이 틀림없지요

욕심을 털고 탐욕을 내려놓고

내닫기만하던 마음을 거두자 숨이 잘 쉬어지지요

 

지금이 옳았어요

그때는 왜 몰랐을까?

사람들은 늘 반대로만 생각하지요

"그때가 좋았어" 만 되뇌다가

금쪽같은 지금을 탕진하고 있어요

 

그러나 한꺼번에 만회하려다 큰 수렁에 빠지기도 하지요

단박에 뒤집으려다 회복 불능이 되기도 하지요

로또로 역전되는 인생은 없어요

벼락같은 행운은 더 큰 비극의 시작일수도 있지요

 

옛말에 작비금시(昨非今是)란 말이 있어요

전날에는 그르다고 여기던 것이

오늘에 와서는 옳다고 여기게 됨을 뜻하는 말이지요

 

그래서 나이들면 철난다고 했나봐요

나날이 향상되는 작비금시(昨非今是)의 삶이 좋은 거지요

잘 나가다가 실족하는 작시금비(昨是今非)의 길을 가면 안되지요

 

춘추시대 위나라 대부 거백옥(蘧伯玉)은 50세때 인생을 돌아보곤

지난 49년간의 삶이 잘못되었음을 알았어요

 

그래서 지난날의 나와 과감히 결별하고 자신의 삶을 새로 포맷했지요

50세를 지비(知非) 라고 하는데 여기서 나온 말이지요

명나라 때 정선(鄭瑄)은 자신의 거처 이름을 아예 작비암(昨非庵)으로 지었어요

그 안에서 날마다 지난 삶을 돌아보며 허물을 걷어냈지요

인생의 성찰을 담은 작비암일찬(昨非庵日纂)이란 귀한 책을 남겼어요

 

"고요 속에 언제나 지난 잘못 생각하고,

 한가할 땐 젊은 날 읽던 책을 다시 읽네"

(靜裏每思前日過, 閑時補讀少年書).

 

반성 없는 나날은 발전이 없어요

지난 잘못을 돌이켜 오늘의 밑바탕으로 삼는 자세가 필요하지요

앞으로 나가는 것만 알고, 뒤를 돌아볼 줄 모르면 슬프지요

그래서 젊은 시절 읽었던 책을 먼지 털어 꺼내 읽으며

한번씩 오늘 내 삶의 자세를 가다듬어 보는 것도 좋을듯 하네요

 

이제 약동하는 새봄이 왔어요

어제의 봄보다 새로운 봄이 되어야 하지요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이는 진정으로 그 날 하루가 새로웠다면 나날이 새롭게 살 것이며

또 나날이 새로워진다는 뜻이지요

 

이 새봄과 함께

코로나의 긴 터널도 끝이 보이는듯 하네요

새시대가 열리는 날도 멀지 않았어요

모든것이 새로운 새봄이길 바랄께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일송)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