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ding Ship Tank)

 

전차상륙함은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군용차량 및 병력 등을 수송하여, 상륙작전을 위해 사용되는 특별한 군용함정을 뜻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등장한 전차상륙함은 모든 전선에서 맹활약했으며, 1,000여 척이 미국에서 건조되어 미군과 연합군을 위해 사용되었다. 이후 벌어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도 참가하였다. 미 해군에서는 더 이상 전차상륙함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 여전히 핵심 상륙함정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차상륙함은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군용차량 및 병력 등을 수송하며, 상륙작전을 위해 사용되는 특별한 군용함정을 뜻한다. <출처: 미 해군>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교훈에서 탄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덩케르크 에 고립된 33만 여명이 넘는 영국군과 프랑스군을 철수시킨 “다이나모 작전”을 그리고 있다. <출처: 워너 브라더스사>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되고 9개월이 지난 1940년 5월, 독일군은 전차를 앞세운 전격전으로 프랑스-벨기에 국경지대의 방어선을 돌파하고 영국해협을 향해 파죽지세로 밀고 나갔다. 이 과정에서 연합군은 둘로 분단되었고, 영국 원정군은 독일군에 쫓겨 퇴로를 차단 당한 채 도버해협과 인접한 프랑스 북부해안가에 고립되었다. 독일공군의 끓임 없는 공격 속에 영국해군의 함정들과 요트와 어선들을 비롯한 민간선박들은, 덩케르크 항구와 인근 해안으로부터 병사들을 실어 영국으로 철수시켰다.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계속된 철수작전으로, 33만 여명이 넘는 영국군과 프랑스군 병사들은 간신히 몸만 탈출할 수 있었다. 덩케르크 철수작전 이후, 영국은 대양 항해가 가능하면서 해안에 바로 접안이 가능한 상륙함정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럽대륙 수복을 위해서는 독일군의 기갑전력에 대응할 수 있게, 전차를 수송하면서 바로 상륙시킬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했다.


유조선을 개조해 만든 최초의 전차상륙함


1 유조선을 개조해 만든 최초의 전차상륙함은 총 3척이 만들어졌으며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 그리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에도 참가한다. <출처: 영국해군>

2 1943년 취역한 복서함은 전차상륙함으로 건조된 최초의 함정으로 10여대의 처칠 보병전차와 20여대의 각종차량을 탑재할 수 있었다. <출처: 영국해군>

최초의 전차상륙함은 유조선을 개조해 만들었다. 이들 유조선들은 경 홀수선1)으로, 원유를 싣고 카리브해의 얕은 연안을 오고 갈 수 있도록 특별히 제작된 함정이었다. 램프(ramp)를 장착한 이들 함정은 최초의 전차상륙함으로 총 3척이 만들어졌다. 1번함 미소아(Misoa)함은 1941년 8월에 취역했으며, 최대 20여대의 전차를 수송할 수 있었다. 1941년 영국군의 요구가 반영된 진짜 전차상륙함이 건조된다. 1943년 취역한 복서(Boxer)함은, 10여대의 처칠(Churchill) 보병전차와 20여대의 각종차량을 탑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개조 개발된 전차상륙함은 이후 LST(Landing Ship Tank) (1)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초기 전차상륙함들은 문제가 많았다. 특히 전차를 해안가에 상륙시키는데 필요한 램프를 전개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얕은 해안에는 접안이 불가능해 상륙능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전차상륙함의 기틀을 만든 LST (2)


1 1941년 3월 제정된 무기대여법을 통해 미국은 영국이 개발한 전차상륙함을 건조하게 된다. <출처: 미 해군>

2 LST (2)는 밸러스트 탱크의 활용도를 대폭 높였고 좌우로 함수문을 장착했다. <출처: 미 해군>

전차상륙함은 영국이 개발했지만 이들 함정을 대규모로 건조할 능력이 없었다. 당시 영국의 조선소들은 전시에 필요한 각종 함정을 건조하고, 대서양 해전에서 독일해군 U보트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함정을 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 대서양 건너편에 있는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1941년 3월 제정된 무기대여법을 통해 미국은 영국이 개발한 전차상륙함을 건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의 기술자들은 LST (1)을 기반으로 성능이 향상된 LST (2)를 개발하게 된다. LST (2)에는 원양 항해 능력과 수심이 얕은 해변에 상륙할 수 있도록, 밸러스트 탱크의 활용도를 대폭 높였다. 또한 LST (1)가 달리 좌우로 함수문을 장착한 LST (2)는 램프 길이가 짧아졌고, 그 만큼 전차를 신속하게 해안가에 상륙시킬 수 있었다. 이밖에 접안 및 양륙을 위해서 함미에 닻이 새롭게 추가 되었다. 대량생산에 용이하게 규격화된 부품을 사용했고, 엔진도 증기터빈이 아닌 디젤엔진이 사용되었다.


최초의 국산 전차상륙함 고준봉함


1 고준봉함은 병력 240 여명과 전차 12대 혹은 상륙돌격장갑차 14대를 수송할 수 있다. <출처: 해군>

2 고준봉급 상륙함은 항만시설이 없는 동티모르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때도 동원되어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출처: 김대영>

LST (2)는 이후 미국 각지에서 대량 건조되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수 많은 함정들이 인천상륙작전과 흥남 철수에 참가하여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 해군은 미 해군의 퇴역 전차상륙함을 2000년대 중반까지 운용했었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 이들 함정의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됨에 따라, 수송 및 작전 능력이 점차 제한되었다. 결국 해군은 코리아 타코마(현 한진중공업)를 통해 한국형 전차상륙함을 건조하게 된다. 1993년 6월 1번함인 고준봉함을 취역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모두 4척을 건조했다. 고준봉급 상륙함은 이전의 운봉급 상륙함과 달리, 상륙기동헬기 1대가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갑판을 갖추고 있어 입체적인 상륙작전 지원이 가능해졌다. 함수 램프 외에 함미에도 상륙돌격장갑차가 발진할 수 있는 램프가 새롭게 설치되어, 신속하게 해상돌격을 실시할 수 있었다. 고준봉급 상륙함은 항만시설이 없는 동티모르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할 때도 동원되어 그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이 가능한 천왕봉함


1 천왕봉함은 4,900톤급으로 길이 127미터, 최대 속력은 23노트(약 40km/h)이며 함정을 운용하는 승조원은 120여명이다. <출처: 김대영>

2 천왕봉함은 우리 해군에서 영어로 전차상륙함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외형은 상륙수송선거함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출처: 김대영>

지난 2014년 11월에 해군에 인도된 차기상륙함 1번함인 천왕봉함은, 고준봉함과 달리 해안가에 직접 접안 하지 않고 먼 바다에서 초수평선 상륙작전을 수행하도록 개발되었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이란 해안가의 적 진지에서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에 상륙함이 위치하고 있다가, 일시에 해병대 전력을 빠르게 해안으로 이동시켜 상륙작전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천왕봉함은 해군에서 영어로 전차상륙함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외형은 상륙수송선거함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천왕봉함은 고속기동 및 탑재능력 그리고 장거리 수송지원 능력이 향상된 함정이다. 4,900톤급의 천왕봉함은 최대 속력 23노트(knot)로 승조원은 120여 명이며, 탑재능력은 해병대 300여명 이외에 고속상륙주정 3척과 전차 등의 무기체계를 탑재 할 수 있다. 이밖에 상륙기동헬기 2대가 이착륙이 가능하다.

▌ 주석
1
견인능력이 작고 얕은 물에서 항해할 수 있는 선박



김대영 | 군사평론가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국방관련 언론분야에 종사했으며, 현재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군발전자문위원 및 방위사업청 반 부패 혁신추진단 민간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제공 유용원의 군사세계 http://bemi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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