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해상자위대 주력함! 무라사메급 호위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중추 전력을 담당하는 범용 호위함
  • 이재필
입력 : 2017.08.07 15:10
무라사메급 초도함 DD-101 무라사메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일본 해상자위대의 주력 호위함으로 호위함대의 다양한 임무를 담당하는 무라사메(むらさめ)/다카나미(たかなみ)급 호위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해상자위대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운용했던 각종 범용 호위함의 장단점을 집대성하여 완성한 호위함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패전 이후 해군이 해체된 후 군사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함정을 보유할 수 없었던 일본 정부는 1952년에 해상경비 임무를 수행하는 해상보안청에서 군사 임무를 수행할 해상경비대를 분리․독립시켜 오늘날의 해상자위대를 창설했다. 해상자위대의 창설을 적극 지원한 미국 정부는 냉전 시기에 일본 열도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할 때 가장 중요한 군사적 임무라고 판단되는 해상차단, 대잠작전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에 따라 해상자위대 창설에 필요한 각종 함정, 군사장비 및 물자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는 새로 창설하는 해상자위대의 임무에 적합하도록 지원했다.

미 해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퇴역한 중고 군함을 대량으로 보관하고 있었고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당시 구축함(DD, Destroyer)과 호위구축함(DE, Destroyer, Escort)을 군사원조 장비로 일본 정부에 공여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들 중고 함정을 인수하여 구축함(DD)을 갑형(甲型) 호위함으로, 호위구축함(DE)을 을형(乙型) 호위함으로 이름을 붙여 운용하기 시작했다.

갑형 호위함과 을형 호위함을 비교하자면 갑형 호위함이 좀 더 대형 함정이지만 탑재 무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며 다만 원양항해 능력이 우수한 갑형 호위함이 속도와 항해거리가 더 우수했다. 해상자위대 창설 초기에는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호위함 역시 함포를 중심으로 한 간단한 무장으로만 해상차단, 대잠작전을 수행했고 임무에 따라 어뢰, 폭뢰, 대잠로켓탄을 보조 무장으로 탑재했다.

초창기 구형 호위함을 대신하여 일본에서 신형 호위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하면서 대잠 임무, 다목적 임무에 적합하도록 점차 개량했고, 특히 함대공미사일과 대잠 헬리콥터가 출현하면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기 시작했다. 해상자위대는 호위함대의 방공 임무를 담당하는 대공호위함(DDA)의 경우 초창기에는 함포만 탑재하는 구형 함정을 배치했으나 함대공 미사일이 발전하면서 방공임무용 주력 무장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대공호위함(DDA)으로 1959년에 취역한 초대 무라사메급 호위함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반면에 대잠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대잠호위함(DDK)의 경우에는 함정의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함대공미사일을 탑재하지 않는 대신 다량의 항해용 연료를 탑재하여 항속 능력을 높이는 한편, 대잠 헬리콥터를 운용할 수 있는 격납고를 설치하고 항공연료, 무장을 탑재한다.

1982년부터 취역하기 시작한 하츠유키(はつゆき)급 호위함은 전후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잠작전 노하우를 집약한 제1세대 범용(汎用) 호위함이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해상자위대의 범용 호위함 중에서 최초로 대잠 헬리콥터를 고정 탑재했으며, 추진 기관으로 가스터빈 엔진만을 사용하는 COGOG(Combined Gas Turbine or Gas Turbine) 방식을 채택하여 고속 및 가속 능력이 우수하며 원양항해 성능이 우수하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개량형인 아사기리(あさぎり)급 호위함을 합쳐 모두 20척이 취역했으며 일본 해상자위대의 숙원사업이었던 8․8함대 건설에 기여했다.

1세대 범용 호위함 하츠유키급. 사진은 6번함 이소유키(いそゆき)함이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하츠유키급 호위함이 점차 노후화하면서 대체 함정으로 계획된 호위함이 바로 무라사메(むらさめ)급 호위함이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20척의 하츠유키/아사기리급 호위함을 건조하여 호위함대 소속 4개 호위군에 5척씩 배치하여 8․8함대를 완성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숙원사업이었던 8․8함대를 완성했지만 너무 많은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결과 지방대(地方隊) 소속 호위함(DE)의 노후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노후한 지방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하츠유키/아사기리급 호위함의 건조가 마무리되자 1988년부터 아부쿠마(あぶくま)급 호위함 건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 해상자위대 지휘부는 지방대에서 운용하는 호위함(DE)의 확보에 중점을 둘 경우 주요 전력인 호위함대의 호위함(DD)의 장기 취역에 따른 노후화가 심각해질 것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방대에 배치할 신형 호위함(DE)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대신 호위함대에서 물러난 호위함(DD)을 지방대로 이관하고 대신 신형 범용 호위함(DD)을 확보하여 호위함대의 전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되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신형 범용 호위함(DD)을 추가로 확보하고 구형 호위함을 지방대로 이관하는 방안이 예산 측면에서는 다소 무리이지만, 전체적인 전력증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아부쿠마(あぶくま)급 호위함은 6척으로 건조를 중단하고 구형 하츠유키급 호위함을 지방대로 이관한다는 정책을 추진하게 되었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러한 정책에 따라 지방대로 이관하는 하츠유키/아사기리급 호위함을 대신하여 호위함대의 주력 범용 호위함으로 새롭게 계획한 함정이 바로 무라사메급 호위함이다. 무라사메급 호위함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제2세대 범용 호위함이다.

제2세대 범용 호위함 무라사메급. 사진은 7번함인 이카즈치(いかづち).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무라사메급 호위함은 1993년부터 건조를 시작하였으며 2002년까지 9척을 완성하여 호위함대에 배치하였다. 무라사메급 호위함을 개량한 다카나미(たかなみ)급 호위함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5척을 완성하여 무라사메급 호위함과 더불어 호위함대에 배치되었다.

무라사메급을 개량한 3세대 범용 호위함 다카나미급. 사진은 초도함 다카나미.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특징

지방대에 배치할 아부쿠마급 호위함의 건조를 중단하고 대체 방안으로 등장한 무라사메급 호위함은 등장 배경에서 볼 수 있듯이 계획 단계부터 논란이 많았고, 예산 측면에서 타 부처의 반대가 심했다. 따라서 충분하지 않은 예산으로 고성능 신형 함정을 건조해야 하는 관계로 계획 추진이 쉽지 않았고 우선적으로 충분한 수량의 함정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무라사메급 호위함의 경우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함정의 규모에 비해 함포 무장을 최소한으로 억제하여 만재 배수량 6,100톤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경비함 수준인 3인치 함포를 단 1문만 탑재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무라사메급 호위함이 취역 이후 함포 성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후속함으로 등장한 다카나미급 호위함은 고성능 5인치 함포로 변경했다.

다카나미급은 무라사메급과 달리 5인치 함포를 채용하고 있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하츠유키/아사기리급 호위함은 주 임무인 대잠작전과 더불어 자체적인 방공 임무가 가능하도록 RIM-7 시 스패로우(Sea Sparrow) 대공미사일을 탑재하여 범용 호위함이 되었는데, 무라사메/다카나미급 호위함의 경우에도 개별 함정의 방공 임무에 사용하는 ESSM 단거리 대공미사일을 Mk.48 수직발사기에 탑재한다. 한편 주요 대잠무장인 RUM-139 VL-ASROC 대잠어뢰는 별도의 Mk.41 수직발사기에 탑재한다.

Mk.48 수직발사기에서 ESSM 미사일을 발사하는 다카나미급 4번함 사자나미(さざなみ)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무라사메/다카나미급 호위함은 앞서 취역한 하츠유키/아사기리급 호위함과 비교할 때 배수량이 1.5배 이상 증가했지만 스텔스 개념을 도입하여 레이더 반사 면적(RCS, Radar Cross Section)을 줄이고 수중 소음 발생을 낮추어 실제 전투력과 생존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스텔스 성능을 위해 불필요하게 돌출된 외부 구조물을 거의 없애고 외부 선체 역시 7도 가량 기울어지게 설계했다.

대형 함정으로 설계가 시작된 무라사메/다카나미급 호위함은 함내 공간에 여유가 있어 승조원의 거주 구역이 넓은 편이며 침대를 3단식에서 2단식으로 낮추어 장기 작전에 따른 피로 발생을 줄이고 있다. 또한 대형 격납고를 설치하여 최대 2대까지 대함 헬리콥터를 탑재할 수 있지만, 헬리콥터 이동용 레일을 1개만 설치하여 평시 연근해 작전에서는 1대만 운용한다.

동급함은 최대 헬기를 2대까지 격납할 수 있지만, 실제는 1대만을 운용한다. <출처: 일본 해상자위대>

전투함정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체계 역시 예산 관계상 새롭게 개발하지 않고 하츠유키급 호위함의 전투체계를 개량했으며, 추진 기관도 아사기리급에서 처음 적용한 올 가스터빈 방식을 적용했다. 다만 아사기리급 호위함은 종류가 같은 4기의 엔진을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COGOG 방식이지만, 무라사메급 호위함은 대형 함정으로 고출력이 필요하여 고속항해 시 모든 가스터빈 엔진을 구동하는 COGAG(Combined Gas Turbine and Gas Turbine)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고 탑재 엔진의 종류도 서로 다른 메이커의 엔진을 혼합 탑재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저속항해 시에는 롤스로이스(Rolls-Royce) SM1C 가스터빈 엔진(13,500 마력)을 사용하고 고속항해 시에는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LM2500 (16,500마력) 가스터빈 엔진을 추가로 구동한다.


운용 현황

무라사메급 9척

● DD-101 무라사메(むらさめ): 1993년 8월 18일 착공, 1994년 8월 23일 진수, 1996년 3월 12일 취역 / 이사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石川島播磨重工業)

● DD-102 하루사메(はるさめ): 1994년 8월 11일 착공, 1995년 10월 16일 진수, 1997년 3월 24일 취역 / 미쓰이조선(三井造船)

● DD-103 유다치(ゆうだち): 1996년 3월 18일 착공, 1997년 8월 19일 진수, 1999년 3월 4일 취역 / 스미토모중기계(住友重機械)

● DD-104 기리사메(きりさめ): 1996년 4월 3일 착공, 1997년 8월 21일 진수, 1999년 3월 18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

● DD-105 이나즈마(いなづま): 1997년 5월 8일 착공, 1998년 9월 9일 진수, 2000년 3월 15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 DD-106 사미다레(さみだれ): 1997년 9월 11일 착공, 1998년 9월 24일 진수, 2000년 3월 21일 취역 / 이사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 DD-107 이카즈치(いかづち): 1998년 2월 25일 착공, 1999년 6월 24일 진수, 2001년 3월 14일 취역 / 히타치조선(日立造船)

● DD-108 아케보노(あけぼの): 1999년 10월 29일 착공, 2000년 9월 25일 진수, 2002년 3월 19일 취역 / 이사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 DD-109 아리아케(ありあけ): 1999년 5월 18일 착공, 2000년 10월 16일 진수, 2002년 3월 6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무라사메급 9번함 아리아케함 <출처: 미 해군>

다카나미급 5척

● DD-110 다카나미(たかなみ): 2000년 4월 25일 착공, 2001년 7월 26일 진수, 2003년 3월 12일 취역 / IHI 마린유나이티드(Marine United Inc.)

● DD-111 오나미(おおなみ): 2000년 5월 17일 착공, 2001년 9월 20일 진수, 2003년 3월 13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 DD-112 마키나미(まきなみ): 2001년 7월 17일 착공, 2002년 8월 8일 진수, 2004년 3월 18일 취역 / IHI 마린유나이티드

● DD-113 사자나미(さざなみ): 2002년 4월 3일 착공, 2003년 8월 29일 진수, 2005년 2월 16일 취역 / 미쓰비시중공업

● DD-114 스즈나미(すずなみ): 2003년 9월 24일 착공, 2004년 8월 26일 진수, 2006년 2월 16일 취역 / IHI 마린유나이티드

다카나미급 3번함 마키나미함 <출처: 미 해군>

제원

- 선명: 무라시메급
- 함종: 호위함(DD)
- 기준배수량: 4,550톤
- 만재배수량: 6,100톤
- 전장: 151.0m
- 전폭: 17.4m
- 깊이: 10.9m
- 흘수: 5.2m
- 주기관: COGAG LM2500 가스터빈(16,500마력)×2, SM1C 가스터빈(13,500마력)×2, 2축 추진
- 최고속도: 30노트(kt)
- 승조원: 165명
- 무장: 62구경 3인치 함포×1, CIWS Mk.15×2, Mk.48 VLS(16셀, ESSM)×1, Mk.41 VLS(16셀, VLA)×1, 90식 함대함미사일 4연장 발사관×2, 68식 3연장 경어뢰발사관×2
- 센서: OPS-24B 3차원 레이더, OPS-28D 대해상 수색레이더, OPS-20 항해레이더, OQS-5 바우소나, OQR-2 TASS 예인 소나
- 함재기: SH-60J/K 대잠헬리콥터×2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저술가
항공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 역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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