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한국형 PNT(Positioning, Navigation and Timing) 체계를 구축하여
우리도 LEO 경제 기반을 마련하자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 승 조
1. 미래 기술 발전의 필수품이 된 PNT 기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64억 여개의 기기가 위치와 시간 정보를 얻기 위해 GNSS 신호를 수신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통신 장비와 달리 일방적으로 수신하여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느끼지 못할 뿐이지 실제로 수많은 기기가 GNSS와 같은 PNT 정보 수신 활용하고 있어 21세기 인류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기반 기술로 성장하고 있다.
PNT 활용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 IoT 기기, 자동차 내비, 드론 등 대량 생산된 범용 칩셋을 사용하는 제1 제품군,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나 고급 드론, UAM(Urban Air mobility)의 자율비행처럼 안전성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되는 제2 제품군, 그리고 농업, 자원탐사, 고급 지리정보시스템(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등 최고의 위치 및 시간 정보를 필요로 하는 최상위라고 할 수 있는 제3 제품군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이들 PNT 활용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GPS/GNSS를 사용하고 있으나 지상에서 생성된 좀 더 정확한 항법 정보를 위성 혹은 지상 송신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SBAS(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나 GBAS(Ground Based Augmentation System)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2017년에 발표되어 언론의 관심을 끈 영국 정부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만일 GNSS 신호에 문제가 생겨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면 처음 5일간 매일 10억 달러의 손실이 영국에서만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는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이고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PNT 정보가 얼마나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웅변으로 말해주는 것 같다. 따라서 우리 생활의 중요 요소가 된 이 PNT 정보를 수신하고, 가공, 활용하는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여 상업적인 활용성이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
2. GPS의 시작과 발전
GNSS의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1978년 처음으로 시험용 GPS 위성(Block-1)을 쏘아 올린 후 지속적으로 위성을 궤도에 올렸으며 1994년 1월에는 24기 위성(Block 2 위성들 포함)들이 모두 발사되었고, 1995년 미국 정부는 GPS가 완전한 가동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초기에는 GPS가 군용으로만 사용되었으나 1983년 소련 영공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 007편기가 격추당한 사건 이후, 리건 행정부는 민간인들도 GPS 신호를 수신할 수 있게 하였다. 그 후 2000년 5월, 클린턴 행정부는 민간인들의 GPS 신호를 인위적으로 부정확하게 하는 SA(Selective Availability) 기능을 없애면서 민간인들도 정확한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관련 활용 산업이 크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게가 16Kg에 달하던 초기의 군용 GPS 수신기는 1990년대 초에는 1.25Kg 수준으로 줄어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었었고, 이제는 1년에 수억대의 수요가 있는 휴대전화기의 필수부품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조그마한 칩 하나로 대부분의 GNSS 채널을 수신해서 처리할 수 있게 되는 등 단말 수신기 분야는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다.
GPS 위성부분도 관련 기술 발전과 사용자들로부터의 새로운 요구사항들을 참작하여 미 공군이 Block-2, 2A, 2R, 2RM, 2F을 차례로 궤도에 올리면서 점진적인 성능개선이 이루어졌다. 2018년부터는 Block-3A를 올리기 시작하여 2022년 8월 현재 5기의 3A 위성이 궤도상에서 작동 중이며 미 국방부는 2023년까지 5기의 Block-3A 위성을 더 발사할 예정으로 있다.
종합 정리하면 현재 GPS 위성군에는 Block-2R이 7기, Block-2RM이 7기, Block-2F가 12기 그리고 Block-3A가 5기 총합 31기가 궤도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2R 2기와 2RM 1기는 예비위성으로 궤도에서 대기하고 있다. 앞으로는 3A의 후속(Follow on)으로 기술 진화가 이루어진 Block-3F를 2026년부터 2034년까지 총 22기를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 GPS 위성들에는 당연히 최신 버전으로 갈수록 향상된 성능과 새로운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는데 가장 최근에 올려진 15년 수명으로 설계된 3A의 경우 다음과 같은 최신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 L1C 신호: 1575.42 MHz,
- L2C 신호: 1227.6 MHz,
- L5 신호: 1176.45 MHz, 인명보호용(Safety of Life),
L1/L2보다 2배 더 강한 신호,
- Military M-code: L1, L2 신호 대역내의 군 전용 신호
광각 안테나를 사용한 전 지구용과, 고이득 방향성 안테나를 사용한
스팟 이중신호 방사빔(Spot Beam).
광각보다 좁은 지역을 20dB 더 강한 신호(100배의 신호강도)로 송신
신호강도가 향상된 새롭게 장착한 L5 밴드를 사용하면 30cm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고 L1과 L2주파수 밴드를 함께 섞어 사용하는(Trilaning) 고급 사양 GPS 수신기들은 2cm 이내의 정밀도를 얻을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12기의 GPS 2F 위성과 5기의 GPS block 3 위성 등 17기의 GPS 위성들이 L5 밴드 송신기를 탑재하고 있다. 앞으로 4톤에 달하는 거대한 GPS block 3 위성 5기가 2023년까지 추가로 궤도에 투입되고 성능이 더욱 향상된 GPS 3F 위성 22기가 2034년까지 궤도에 오르면 늘어난 송신기 밴드와 높아진 신호 강도로 인해 지상에서의 GPS 신호의 재밍과 기만신호에 대한 방어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GPS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GNSS 위성들은 2만 Km 높이에 올려져 있어 신호가 지상에 도달했을 때는 상당히 미약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마음만 먹으면 간단한 휴대용 기기로도 재밍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거짓 기만 신호를 보내어 자동차, 항공기, 선박을 엉뚱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용 기기들에서는 GPS 신호의 항재밍이나 항기만 능력 확보가 중요한 일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GPS 체계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 국방부는 대안 PNT체계로 LEO 위성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 히고 있다. 미국 DARPA는 Blackjack 2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항재밍 능력이 뛰어난 저궤도 PNT 위성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일례로 DARPA와 Northrop Grumman사가 지난해 LEO PNT 기술 개발과 탑재용 항법장비 관련 예비연구 계약을 들 수 있겠다.
3. 한국형 GPS, KPS
대한민국은 2021년 지역 항법 시스템으로 KPS(Korea Positioning System) 개발사업을 국가 우주위원회를 통해 공식화했다. KPS 계획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가 참여하는 다부처 사업으로 1기의 시험 위성을 포함하여 총 8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게 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3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배치하고 4기의 경사지구동기궤도(Inclined Geo-Synchronous Orbit, IGSO) 위성을 같이 활용하여 기존의 GPS 신호를 보강하면서 유사시에는 독자 위치정보 위성 시스템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KPS 개발계획서에 의하면 지금부터 13년간 3조 7천여 억원의 예산을 들여 2035년경에 완성될 KPS는 현재의 6.6m GPS 정확도를 5m 이내로 높여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아울러 cm 수준의 정확도가 필요한 미래의 자율주행, 자율 비행에 대비하여서는 SBAS나 GBAS 기술을 같이 개발해 미래 수요에 대응한다고 한다. 바로 20여 년 전에 제안되어 구축중에 있는 지역항법 체계인 일본의 QZSS나 인도의 NavIC와 같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 계획은 GPS를 위시한 GNSS 기술이 앞으로 전혀 발전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새로운 PNT 체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이 시점에 20여 년 전에 시작한 QZSS와 거의 차이가 없는 위성구성과 제원으로 말이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GPS가 3F 위성으로 군집을 완성하게 되면 2035년경에는 신호강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은 위치 정보가 공짜로 구득 가능한데 누가 이 낡아 빠진 KPS 위치정보를 사용할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특히 우리 군이 이 무렵에는 대부분의 군장비들이 cm 정밀도의 군용 GPS 수신기를 장착하고 있을 텐데 거액의 국민 세금을 들인 KPS의 완성으로 인해 훨씬 정확한 군용 GPS 수신기 대신에 구시대 유물 수준의 스펙을 가진 KPS 수신기를 활용해야 한다는 기가 막힐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GPS신호를 못 받게 되는 상황을 말하면서 독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누구와 전쟁하려고 미국 GPS 정보를 못 받게 된다는 것인가? 일본의 QZSS는 공개적으로 GPS를 보완한다고 되어 있고 실제로 GPS 없이 단독으로는 목표로 하는 신호 정확도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공동 개발 부처중 하나인 국토부는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UAM 등 항공기의 자율 운항을 목표로 정밀 위치 정보 제공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에도 이미 듀얼, 트리플 밴드 기술을 적용하면 cm 수준의 정확도 확보가 가능하고 또한 국토부가 진행 중인 SBAS나 GBAS 기술로 초정밀 위치 정보 확보가 가능한데 왜 이 기술적으로 애매모호한 KPS 사업을 엄청난 예산을 들여 시작하려 하는지 모르겠다.
4. KPS의 기술적 취약성과 문제점
그러면 KPS의 문제점을 좀 더 전문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구상되고 있는 이들 KPS 위성들은 3만 6천 Km의 정지궤도와 3만 2천에서 4만 2천 Km 고도의 경사 동기궤도에 올라가 있어 기존의 전지구 GNSS 시스템의 2만 킬로 고도에 비해 거의 2배쯤 더 높은 고도이다. 따라서 신호강도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로 약해지는 원리에 의해 KPS 신호 송신기가 GPS 송신기의 3-4배의 강도로 신호를 보내더라도 지상에서는 현재의 GNSS 수준의 강도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신호 강도를 현재의 GPS 수준으로라도 유지하려면 항법 탑재체의 송신 파워가 3-4배 높아져야 한다. 그러면 GNSS 기술 선진국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고강도항법탑재체 송신기는 누가 만들어 줄 것이며 설사 구득 가능하더라도 현재 GPS 수준보다 나을 것이 없는, 재밍과 기만신호에 취약한 시스템이 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예비타당성검토를 통과하기 위해서 마지막 순간에 들어온 국방부 참여는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국방부가 1조에 가까운 금액을 투입하게 되면 연구 개발사업의 형태가 아니라 속 내용은 획득사업의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군 획득 사업 특성상 1조 가까운 국방예산을 쓰고는 약속한 대로 기능이 발휘되지 않으면 엄청난 후 폭풍이 온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특히 이미 각 군에서는 이 KPS 시스템이 “항재밍“과 ”항기만(Anti-Spoofing)“ 성능이 뛰어나 미래 전장의 새로운 전력이 될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KPS 계획에서 구상한 기능대로 시스템이 구현된다 하더라도 13년 후인 2035년에 2022년의 GPS보다 항기만, 항재밍 성능과 정확도가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전장에서 이 체계를 사용하게 될 병사들의 당혹감은 어떨까?.
다시 한 번 더 강조하면 KPS 위성은 GPS 위성 보다 거의 2배 높이에 있어 물리적으로 전파 강도는 4분에 1이 될 수밖에 없다. 수신하려는 전파가 약하면 재밍과 기만 시도에 강하게 버틸 수 없다. 항재밍, 항기만 성능이 개선된다고 13년간 1조에 가까운 국방예산을 투입했는데 2035년의 일반 GPS보다 정확도도 낮고 신호 강도도 약한, 전장 상황에 취약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가 닥치면(아마 필연적으로)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과기부? 출연연? 방사청? 국방부?
그러면 이 사업을 통해 국내 위성 산업이 발전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KPS 위성 탑재체에 들어가는 원자시계, 고성능 프로세서와 송신기 등 고난도의 장비를 우리가 만들 수 없어 결국 미국 Lockheed의 GPS 위성에 항법 탑재체를 납품하는 L3Harris사로부터 수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술 개발을 하려해도 단 8대의 수요만으로 우리가 개발하기에는 경제성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KPS를 군이 사용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최종 시스템이 방사청(기품원)의 엄격한 시험 검사를 통과하여야 할 것이다. 과연 현재의 KPS 제원을 만족시키는 항법탑재체를 국내기업이 개발할 수 있을까? 아직은 우리 위성산업체의 기술 능력 밖이라고 본다. 통상의 과기부 연구개발처럼 하다가 안 되면 가능한 수준까지만 노력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하면서 개발 결과를 내놓는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계약한 제원에 따라 엄격한 합격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마도 과기부 연구개발 꼭지 덕분에 지체상금은 피해 가더라도 개발 결과뭉의 품질은 확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핵심 부분인 L3Harris 제품을 수입해 그대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들 8기의 위성용 PNT 탑재체를 누가 제공하는냐는 질문에 국방과학연구소와 방위사업청 담당자들은 L3Haris를 쓰게 될 것이라고 답변하였었다.
과연 미국 정부가 우리에게 GPS-3F 수준의 최신 GPS 장비를 제공할지 모르겠지만 획득할 수 있다 치더라도, 이 탑재체들 값이 얼마일까? 2021년 Lockheed Martin이 미국 공군과 맺은 GPS-3F 계약금액을 참작할 때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최근의 환율급등을 고려하면 2조원을 훌쩍 넘어 2조원 중반대가 될 것이다. 일단 60-70% 이상의 예산이 이 항법탑재체 회사로 보내져야 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8기의 대형 정지궤도(경사궤도)위성 발사비는? SpaceX에서 싸게 발사해도 6000만 달러씩 8회 발사면 4억8천만 달러이다. 할인을 크게 받는다 해도 5000억원은 넘을 것이다. 여기에다 고성능 탑재체의 수준에 맞춰 지상 제어 장비 등 필요 장비들도 수입해야 할 것이니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래된 천리안 정지궤도위성 용 버스를 KPS설계에 쓰게 된다는 것 정도이다. 국내 기업이 KPS 사업참여로 기여할 수 있는 일감은 껌값 수준인 상황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KPS 사업은 한국의 위성산업을 진흥시킨다는 정부의 홍보와는 달리 국내의 위성 산업 활성화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이다. 우리 기업으로 배정될 예산 몪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마 복덕방 역할로 복비(?) 조금 챙기는 수준이 아닐까 한다.
지난해 과기부 전임 장관이 미국과 Artemis 사업 참여 발표할 때 미국 측이 난데없이 KPS 사업 협력을 언급한 것은 분명 L3Harris가 로비한 결과라고 본다. 구글에서 L3Harris 쳐서 홈페이지 들어가 보라! 한국어로 된 홈페이지 내용이 확 나타난다. 일반인 고객이 별로 있지도 않은 군수업자가 웬일로 한글 설명 홈페이지까지?
아마도 엄청난 매출과 이윤을 보장하는 KPS 탑재체 독점 납품이 물 건너가지 않게 혹시 모를 한국인 방문자를 위한 인터넷 홍보 로비가 아닐까 한다.
사실 PNT 시스템 구성은 말 그대로 시스템이기에 항법 전문가들만이 모여서 가타부타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 위성기술 전문가, 전파기술전문가, 그리고 실제로 사용할 자율주행 현장 전문가, 자율비행 운항 전문가들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들이 결국 시스템을 운용하고, 사용할 사람들이니까!
그런데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중요한 질문은 ”KPS가 계획된대로 완성되었을 때 우리 군이 이 체계를 잘 사용할 수 있겠는가?“이다. 이미 우리 군은 각종 군수품에 미국의 군용 GPS 수신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에도 일부 고급 군용 장비들은 L1, L2, L5, M-code 등의 기능들을 적절히 사용한 군용 GPS 수신기를 장착하여 서브 미터 혹은 센티미터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1조원의 국방비를 넣어 개발했다고 억지로 우리 무기 시스템에 항재밀, 항기만 능력도 개선되지 않은 열악한 KPS용 수신기를 강제로 사용하게 한다면 우리 군의 PNT 능력은 퇴보할 수밖에 없다. 13년 후에 이 결정적인 문제점들이 수면으로 드러나게 되었을 때 이 국고 낭비와 더욱 치명적인 우리 국방 능력 약화의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5. 현재 GNSS의 현장 성능
그럼 현재의 GNSS 정확도는 어느 수준일까? 우리 모두가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 체크를 해보자. 여러 개의 GNSS 성능 체크용 프로그램이 있지만 “GPS Test“ 앱을 사용해 정확도를 살펴보자. 아래 사진에 4회의 시험 결과를 보였다. 서울 시내 대로변 인도에서 걸어 다니며 측정한 것으로 최고 성능의 갤럭시 노트 20과 10만원대 저렴한 휴대폰에서 측정한 결과이다. 모두 3미터 대의 정확도가 나왔다. GPS 전용 수신기가 아닌 일반 휴대폰에서 말이다. 비싼 갤럭시 폰만이 아니라 10만원 대 중국산 휴대폰에서도 아래의 화면 캡쳐 화면에서처럼 3m 수준의 정확도가 찍힌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밀도를 올려 보려고 사용 가능한 GPS, Galileo, Glonas, Beidou 등의 모든 GNSS 위성들을 포함해도 더 이상 정확해지지 않는다. 위성들이 너무 높은 고도에 올라가 있어 생기는 기하학적 오차가 위성 수를 무작정 증가시킨다고 더 이상 정확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화면 중간에 “In Use“의 숫자가 측정에 사용된 위성 수효이다. GPS만 한정해 7기만 사용되는 경우와 4대 GNSS의 가용한 위성 모두가 사용되어 최대 34를 확보한 경우 모두 3미터 대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간단한 실험 결과는 KPS가 계획대로 개발 완료되어 구동되더라도 기존의 GNSS 신호 이상의 정확도 개선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 KPS 위성은 기존 GNSS보다 훨씬 높은 정지궤도 내지는 경사궤도에 올라가기에 KPS 위성 5-6기의 위성 신호가 추가되어도 더 이상의 정확도 향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기술적한계를 미리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 GPS TEST로 서울시내에서 측정한 위치정밀도
앞의 두사진은 갤럭시노트20, 뒤의 두사진은 10여만원의 저렴한 단말기에서의 측정결과
이상과 같이 전문적인 안목으로 잠시만 분석해 보아도 KPS 프로그램의 문제점이 확연히 보이는데 정부는 계속 원론적인 홍보만 해대면서 국민과 정부 고위층을 오도하고 있다.
휴대폰에서 GNSS 수신 칩은 탑재된 수많은 센서 중 하나로써 아주 단순한 칩이다. 이 저렴하고 단순한 수신기로도 이미 KPS가 구현하고자 하는 정확도를 넘어섰는데, 빨라야 2036년에 지금보다 못한 정밀도의 위치 항법 체계를 4조원에 가까운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한다는 것은 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든다.
6. 미국 GPS website의 성능 안내
“GPS-enabled smartphones are typically accurate to within a 4.9 m (16 ft.) radius under open sky (VIEW SOURCE AT ION.ORG). However, their accuracy worsens near buildings, bridges, and trees.
High-end users boost GPS accuracy with dual-frequency receivers and/or augmentation systems. These can enable real-time positioning within a few centimeters, and long-term measurements at the millimeter level.
For example, the government commits to broadcasting the GPS signal in space with a daily global average user range error (URE) of ≤2.0 m (6.6 ft.), with 95% probability, across all healthy satellites in constellation slots. Actual performance is typically much better. On April 20, 2021, the global average URE across all satellites was ≤0.643 m (2.1 ft.), 95% of the time.“
이 내용에 의하면 우선 하늘이 가려져 있지 않은 지역에서 GPS 수신 가능한 휴대폰이 평균적으로 4.9m 이내의 정밀도가 나온다고 안내하면서 듀얼 주파수를 활용하면 수 센티 미터 수준의 정밀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가 이미 우리 KPS 사업이 가정하고 시작한 현재의 6.6미터 정확도를 훨씬 넘어선다. 그리고 2021년 4월에 이미 글로벌 평균 정확도는 0.643 미터 이하 수준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KPS가 13년 후에 5미터 정확도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7. 유럽의 PNT 현황
그러면 이제 유럽쪽을 한번 살펴 보자. 유럽이 구축하고 있는 지역 PNT 시스템은 우리의 한국형 GPS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3대의 정지궤도 위성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유럽과 아프리카 및 일부 미주 지역의 방대한 지역에 흩어져 설치되는 40개소의 RIMS(Ranging Integrity Monitoring Stations), 4개소의 MCC(Mission Control Center), 6개소의 NlES(Navigation Land Earth Stations) 사이의 신속한 통신 중계를 전용으로 담당하면서 역내의 PNT 사용자들에게 GALILEO/GPS 신호를 보완할 수 있는 정보를 내려주는 것으로 그 역할이 정보 전달 통신용이라는 것이 명료하게 이해된다. 국토부의 SBAS 위성과 유사한 역할이다. 우리 KPS처럼 그 역할과 이점이 불분명한 경사 동기궤도 위성의 존재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유럽우주청(ESA)의 website (https://www.esa.int/ESA_Multimedia/Images/2022/07/LEO_PNT) 에 들어가 보면 유럽도 LEO PNT 체계로 GALILEO의 약점을 보완하겠다고 한다. 아울러 LEO PNT 위성군 지원을 통해 10년 이내에 일어날 각종 응용의 LEO 경제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은 최신 PNT 기술을 위해 점점 낮은 궤도로 향하는데 대한민국은 더 높은 궤도로 올라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저궤도 전지구측위시스템 (LeGNSS, LEO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8. PNT 기술의 국제적인 발전 방향
전 세계적으로 GPS가 본격적으로 운용되면서 미국의 Transit과 같은 초기의 저궤도 위성항법시스템이 사라졌었으나 최근 들어 저궤도 군집위성을 이용한 위치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일어나면서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780Km 궤도에 66기의 위성을 올려 전 세계를 커버하고 있는 IRIDIUM을 활용하여 위성항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Satelles사를 살펴보자. STL(Satellite Time and Location)이라는 상표명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대용 위성기반 PNT 시스템은 GPS의 2만 Km에 비해 가까운 780Km이어서 신호 강도가 GPS에 비해 1000배 이상 높다고 한다. 그야말로 실내 항법이 가능한 수준이다. 미국 국가표준원(NIST)은 STL을 GNSS와 독립적인 정확한 시간 자원으로 인정하는 보고서를 내었다. (Inside GNSS 의 기사,”NIST Confirms STL as Accurate Time Source Independent of GNSS — and Indoors“참조)
미국의 Orolia사는 재밍, 기만신호에 강한 PNT(Resilient PNT) 시스템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LEO PNT 시스템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의 GNSS 시스템을 탈피하여 새로운 혁신 기술들과 접합하여 나아가야 할 지향점으로 LEO PNT 체계를 잡고 이를 구현하여 신뢰성과 성능이 보다 개선되고 육 해 공에서의 중요 임무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Washington DC 지역의 벤쳐 기업 Trust Point사도 저궤도 위성군을 이용한 정밀하고 안전하며 빠른 GNSS 시스템 구축을 통해 UAM, 자율주행 등에 필수적인 시스템 개발을 공언하고 있다.
한편 벤처 신생기업인 Xona Space는 아예 독자적인 정교한 PNT 시스템 구축을 회사의 제 1 목표로 삼았다. 스탠포드 대학 항법연구실 출신들이 모여 창업한 Xona는 Pulsar라는 LEO PNT 서비스를 개발해 자율주행 자동차나 자율 비행 항공기와 같은 신뢰도 높은 정교한 PNT 정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달 초에 Zona가 2천 5배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이렇듯 전 세계는 새로운 PNT 시스템이 국가 안보와 미래의 기술 발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중요 기반 기술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산업으로써 대규모의 시장을 만들어 나갈 유망한 먹거리 분야이기 때문이다.
9. 한국 실정에 맞는 정교한 PNT 시스템을 갖추자
그러면 우리는 GPS 시스템이 있으니 뭐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은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우리만을 위한 자체 PNT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준 전시상태의 우리 여건을 고려할 때 강력한 항재밍, 항기만 능력을 갖춘 독자 시스템을 갖추어 국가 안보를 뒷받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성기술이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면서 정교한 독자 PNT 구축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UAM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가 조종사가 없는 자율비행이고 자동차들도 자율주행이 가능해져 로봇 택시 시대에 대비하려면 위성에서 cm 급의 강력한 PNT 신호를 내려주어 실내 항법도 어느 정도 가능해져야 한다. 특히 우리 군이 전시에 참호 속이나 위장막 안에서도 위치 신호를 정확히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PNT 신호가 지금보다 500배에 1000배 이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PNT 신호가 실내 전화 접속이 가능한 현재의 4G나 5G 셀룰라 폰 신호강도에 근접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 3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1) 독자적인 한국형 LEO PNT 체계
독자적 LEO PNT 체계는 우선 국방 목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고 본다. KPS에 투자하는 국방부의 예산이 거의 1조원이다. 이 금액이면 급격하게 낮아진 위성제작비와 발사비를 고려할때 충분한 수효의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수 있다고 본다.
2022년 2월 14일 Forbes 보도에 의하면 300Kg에 가까운 버전 1.5 Starlink 위성 1회 발사분 총비용은 1천 5백만 달러 정도라고 한다. 한꺼번에 50-60대의 위성을 발사하고 있지만 대략 50으로 나누면 위성 1기가 궤도에 올라가는 데 드는 총비용이 위성 제작비 포함 약 3십만 달러이다. SpaceX의 저렴한 생산 단가를 당장 흉내내기 어려우니 2배로 60만 달러로 하자. 여기에 개발비, 지상 장비 설치 및 유지비용 이윤 등을 고려하여 1기당 100만 달러 정도가 든다고 가정하자.
그 다음으로 몇 기가 필요할지를 추산해 보자. 끊김이 없는 PNT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몇 대의 저궤도 위성이 필요할까? 현재 전 지구를 커버하고 있는 Iridium 위성망에는 66대의 위성이 궤도에 있다. 궤도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는 예비용 위성 포함하면 70여 기이다. 각 위성의 무게는 689Kg이고 681Km 고도에 경사각 86.4도의 6개 궤도 면 각각에 11기씩의 위성이 배치되어 있다.
현재 구성중인 OneWeb 위성망은 648기의 위성으로 구성된다. Arrow라고 불리는 OneWeb 위성망의 기본 플랫폼의 전체 무게는 150Kg이고 장비 탑재가능 무게는 약 60Kg정도이다. OneWeb 위성망은 86.4도의 경사각을 가진 12 궤도면에 각각 54대씩의 위성을 배치해서 전체 위성망을 완성하게 된다. 이들은 전 지구를 대부분 커버하려다 보니 극궤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에는 경사각 40-45도로 올려 한반도 방문 횟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본다. 고도는 Iridium과 유사하게 800Km로 하고 좀 더 촘촘한 위성 배치를 위해 2배의 궤도면과 궤도면 별 2배의 위성을 배치하면 66x4= 264기 위성이 되겠다. 예비용을 감안해 300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앞에서 추산한 1기당 비용 100만달러를 적용하여 3억달러 정도가 된다. 현재의 환율로도 4000억원 정도이다. 물론 너무 획기적으로 낮은 가격 추산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인지해야 하는 사실은 이미 해외 기업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비용으로 저궤도 위성을 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성들을 800Km 궤도에 올리면 방사능 손상이 적은 밴 앨런 방사능대 아래쪽에 위치하게 되어 훨씬 저렴한 위성 부품들을 사용할 수 있어 제작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짧은 지구 전리층 통과로 인해 이에 의한 항법신호 오차도 줄어들어 이중의 이득을 볼 수도 있겠다.
더욱 혁신적인 저궤도 위성망을 생각한다면 위성을 좀 더 대형화하여 통신 탑재 장비와 PNT 탑재체를 같이 올려 활용도와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겠다. 국방부의 군통신 군집위성 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하면 추가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40-45도 경사각의 우리 위성망이 안정적으로 작동되면 동남아나 호주 등의 국가들에도 통신 및 PNT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겠다. 우리의 저궤도 위성망이 안정적으로 작동되어 PNT와 통신 중계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 남, 북반구 45도 위도 이하에 자리한 여러 국가에 서비스를 판매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LEO 위성 체계를 구성하려면 많은 수의 위성이 필요하여 대량생산이 보장되므로 위성 산업체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어 국내 위성산업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낮은 중궤도 위성군을 이용한 독자적 PNT 시스템을 검토
저궤도 PNT 체계가 많은 위성을 필요로 하고 현실적으로 위성 제작비와 발사비를 낮출 수 없다면 위성 숫자가 훨씬 적게 필요한 낮은 중궤도 PNT 체계도 고려해 볼만 하다. 이 경우 통신 방송 중계, 휴대폰 기능까지 고려한 대형 위성을 올려 효용성을 극대화해 사업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경사도는 저궤도와 마찬가지로 40-45도로 하고 고도는 정지궤도의 1/10 정도로 3,600Km를 고려해 보자. 이렇게 높이 올라가더라도 KPS보다는 1/10 높이이므로 신호강도가 100배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100배정도만 강해져도 계곡안의 가려진 위치에서 작전하는 병사들이 용이하게 PNT 신호를 수신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6개 궤도면에 6기씩 배치하면 36기가 필요하고 4기를 예비위성으로 하면 40기 정도의 위성이 궤도에 있으면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겠다. 1기당 400억원 정도로 가정하면 1조 6천억이면 위성망을 꾸밀 수 있겠다.
3) 기존의 저궤도 위성의 주파수 변화를 활용하는 방안
상기 1안과 2안이 비용이나 기술적인 문제로 구현이 어려우면 아예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방안을 고려해 보자. 현재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Starlink 위성이나 여타 다른 저궤도 위성들이 궤도 이동 중에 관측되는 수신 주파수 변화를 활용해 보는 것이다. 위성이 빠른 속도로 다가와서 사라지면서 지상의 관측자에게는 위성의 방사 주파수가 변하여 잡힌다. 거리에서 구급차가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 사이렌의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것과 같은 도플러 효과 때문이다. 레이더 스피드 건이 사용하는 속도 측정과 유사한 알고리듬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여러 대의 위성 주파수 변화를 처리하여 자기 속도와 위치를 확인해 내게 되는 것이다. 여러 위성의 상대적인 속도를 계산한후 이를 적분하여 위치를 찾아내고 3차원 측량 알고리듬을 사용하면 위치 정보를 계산해낼 수가 있다. 물론 4대 이상의 위성을 주파수를 관측해야 할 것이고, 위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한한 많은 저궤도 위성을 관측해 활용하면 상당히 정교한 위치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는 위성을 만들어 발사할 필요도 운영할 필요도 없고 단지 지나가는 위성들의 주파수의 변화만 관측하는 것이라 위성 주인의 허락을 얻을 필요도 없다.
이 원리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위성항법 개념 자체가 1957년 10월 4일 궤도에 올려져 세계를 놀라게 한 소련의 인공위성, Sputnik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Sputnik가 미국 상공을 지나가면서 보내는 Morse 무선신호를 수신하던 미 국방부 소속 연구소 APL(Applied Physics Laboratory)의 William Guier와 George Weiffenbach 두 박사는 수신되는 신호가 하늘 위로 지나가면서 도플러 효과에 의해 다가올 때와 멀어질 때의 변화하는 주파수를 측정하게 되었고 이 주파수 변화량을 분석한 결과 Sputnik의 궤도를 알아낼 수 있었다. 당시의 APL 연구센터 소장이었던 Frank McClure 박사는 이들의 보고를 듣고 그렇다면 여러 대로부터의 위성 전파의 주파수 변화를 반대로 응용하면 수신자의 위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위성항법시스템을 제안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 주파수 변화 관측에 의한 위치 정보 획득은 재밍과 기만신호로부터 절대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이 PNT 시스템의 주파수 분석기가 상공을 지나가는 수많은 위성 중 어느 위성의 주파수를 관측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재밍과 기만신호 같은 방해 시도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이 PNT 체계 개발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쉽게 연구 개발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1, 2안이 진행되더라도 무조건 시도해볼 만하다고 본다.
10. LEO PNT 체계 구축으로 전 세계적 LEO 산업의 개화에 대비
결론적으로 필자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KPS 사업 개발 방향을 국내 PNT 산업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게 바꾸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4조 원의 국가지원을 미래 지향적이고 국내 산업진흥이 가능하게끔 바꾸어 주어 대한민국이 인공위성 산업과 통신, PNT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10여 년간 전 세계 우주산업 분야에는 파괴적인 혁신이 밀어닥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아니 이미 많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도전적인 신생기업들이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에 나서고 이를 과감한 벤처투자가들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LEO 경제로 부를 수 있는 저궤도에서의 사업 기회가 활짝 열리고 있다. 저궤도 위성망을 이용하여 통신 지연시간을 최소화한 전 지구 인터넷, 방송통신 중계, 실내 항법까지 가능한 LEO PNT 체계 개발, 그리고 대형 우주정거장 건설을 통한 우주공장, 우주공원, 우주놀이터 사업에 더하여 우주태양광 발전, 우주비행기, 우주관광 사업 등 우주 전 영역에서의 사업이 번창하게 되면 1년에 5조 내지 10조 달러의 세계 시장이 창출될 것이다. 그야말로 다음 차의 산업혁명 즉, 제5차산업혁명의 시작이 다양한 우주 산업의 파괴적 혁신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대한민국도 우주기술 개발의 목표를 국제적 수준으로 높이고 도전적인 생각으로 우주사업을 추진해 대한민국 미래의 먹거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우주기술은 첨단 기술들의 집합체이다. 우주기술을 위한 전후방 산업의 기술수준이 우주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기술이 세계 상위권인데 왜 우주분야만은 30-40년전 기술을 답습하면서 만족하고 있는가? 기술개발은 목표가 높지 않으면 높은 수준의 제품이 나올 수 없다. 과학 연구에서는 목표하지 않았던, 생각지도 못한 발견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기술개발에 있어서는 고려하지 않은 기능이 완성하고 보니 우연히 나오는 경우는 전혀 없다. 이것이 과학연구와 기술개발의 차이점이다. 필자는 4조원의 KPS 사업이 LEO 경제를 기반으로 재편되어 대한민국의 우주기술 산업화의 초석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