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서울 시내버스, 새벽 4시 첫차부터 운행 중단 .. 오늘 서울시내버스 노조 총파업

 

“버스 1시간 기다려서야 파업 알아”
“비까지 와 택시 잡기도 어려워 큰일”

입력 2024.03.28. 08:30업데이트 2024.03.28. 08:49
 
서울 시내버스 총파업이 시작된 28일 오전 중구 서울역 인근 버스 정류장 안내판에 버스들이 출발 대기 중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연합뉴스

28일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012년 이후 12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출근길 시민들의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파업에 돌입한 버스는 서울 시내버스 7382대 중 97.6%에 해당하는 72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 시간이 가까워진 오전 8시 20분쯤, 지하철 구로디지털단지역 대림 방면 플랫폼에는 입구마다 10명 정도의 승객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줄이 길어 승객들이 서로 길을 터줘야만 지나갈 정도였다. 정백훈(55)씨는 “거주지인 시흥동에서 구로까지 경기도 버스를 타고 왔는데, 서울 버스가 없으니까 경기 버스에 사람들이 몰려 평소보다 2배 많은 승객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며 “버스를 못 탄 승객들도 정류장에 많았다”고 했다. 플랫폼 벤치에 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던 이모(65)씨는 “원래 버스를 타고 나갔어야 했던 건데 정류장에 가서야 파업 중인 걸 알았다”라며 “지하철을 타고 삼성역으로 가려고 냉큼 역까지 뛰어왔다”고 했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김모(39)씨는 “원래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파업 때문에 지하철역을 찾았다”며 “버스로 가면 한번에 갈 수 있는데 지하철을 타면 두어번을 갈아타야 해서 불편하다”고 했다. 관악구에 사는 정모(25)씨는 “출근길부터 비도 오고 파업도 겹쳐서 2호선에 평소보다 사람이 많아 보인다”며 “지하철에 인파가 몰리면 종종 쓰러지곤 하는데, 오늘도 그럴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28일 오전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김도연 기자

동작 방면으로 가는 5621번 버스는 ‘서울 시내버스 파업 기간 중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차량 앞에 붙이고 정상 운행 중이었다. 7분 간격으로 오는 이 버스는 타고 내리는 승객들로 붐볐고, 한 버스에서 30~40명가량의 승객이 하차해 지하철역 방면으로 이동했다. 정류장에 앉아 기다리다 이미 닫힌 버스의 문을 노크해 뒤늦게 탑승하는 승객도 있었다.

지하철역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붐볐다. 구로디지털단지역에는 서울시가 버스 파업에 대비해 열차 투입량을 늘린 덕분에 적어도 5분에 한 대의 열차가 들어왔다. 오전 7시를 넘어서자 열차 플랫폼은 더 붐비기 시작해 입구 하나마다 8명 이상의 승객이 기다리고, 들어오는 열차에 이미 타고 있던 승객도 많아져 들어온 열차를 타지 못하고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도 생기기 시작했다.

 
 

오전 7시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버스 도착시간 안내 화면과 함께 “28일 시내버스 파업 / 타 교통수단 이용 바람”이라는 문구가 표시되고 있었다. 정류장에 있던 천유진(41)씨는 “경기 수원시에서 서울 중구로 출근 중인데, 평소 중구 백병원 정류장에서 내린 후 100번 버스를 이용한다”며 “늦지 않으려 방금 택시를 불렀다”고 했다. 또 천씨는 “퇴근 때도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못하니 택시를 타고 광역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귀가할 것 같다”고 했다.

28일 오전 출근길 서울 지하철 구로디지털단지역. 서울 버스 파업으로 시민들이 버스 대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김도연 기자

파업 소식을 모르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크게 당황했다. 오전 6시 50분쯤 을지로3가역 12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 앞에서 만난 박해균(63)씨는 버스 파업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박씨는 “안전재난문자는 받은 것 같은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며 “대체 언제 파업이 결정 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문성일(42)씨는 정류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버스가 오는지 살피고 있었다. 문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 중구로 출근 중인데, 시내버스 파업사실은 알고 있지만 전자알림판에 시내버스 도착시간이 안내되고 있어 일단 기다려 보려고 한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이희승(42)씨도 서울시내버스 파업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이씨는 “파업 사실을 이제야 알았고, 택시를 타야할 것 같다”고 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서울 서대문구로 통학 중인 전상기(24)씨는 15분가량 이 정류장에서 7021번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씨는 “귀가할 때도 시간이 더 걸리는 지하철을 이용하게 생겼다며 뭐 이렇게 갑자기 파업을 하냐”고 했다.

서울 강남역 9번 출구 앞 버스정보 안내 단말기(BIT)에도 ‘28일 시내버스 파업 지하철 이용 바람’이라고 적혀있었다. 이호성(43)씨는 “‘버스가 오겠지’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계속 안 와서 보니까 배차간격이 20분이 넘더라”고 했다. 또 다른 시민 이모(33)씨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해왔는데, 파업으로 지하철을 탔다”며 “혹시 몰라 평상시보다 20분 더 일찍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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