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2020.08.25 09:59 수정 2020.08.25 10:16

 

유상철 기자

SNS 공유 및 댓글SNS 클릭 수1카카오톡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스토리SNS 공유 더보기

핀터레스트URL 복사SNS 공유 더보기 닫기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4개 바다에서 실탄까지 동원한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는 전례 없는 행동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대만을 겨냥한 것으로 이달 초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차원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의 이달 초 대만 방문 이후 대만을 무력으로 위협하는 실전 군사훈련을 발해와 서해(황해), 동해, 남해 등 4개 바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다. [중국 정즈다오망 캡처]

먼저 중국 해방군의 동부전구(東部戰區)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동안 다양한 군종(軍種)의 병력을 동원해 중국의 동해(東海)에서 훈련을 벌였다. 대만해협은 물론 대만의 남북, 즉 대만의 위와 아래를 모두 협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해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 넘어
에이자 미 보건장관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
“대만 겨냥 군사투쟁 준비”란 해석도 나와

실탄까지 사격하는 조직적인 실전 훈련으로 대만을 위협하는 무력시위였다. 중국의 압박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동해 훈련이 끝나자마자 22일부터는 발해(渤海)와 서해(黃海), 중국 남해(南海) 등 세 바다에서 동시 훈련에 돌입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부대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 간 대만을 겨냥한 대대적인 실탄 훈련을 벌여 대만을 압박했다. [중국 국방부망 캡처]

4개 바다에서 이처럼 거의 같은 시점에 훈련을 벌이는 건 이례적이다. 중국의 각 해사국(海事局)은 지난 21일 일제히 항행 경고를 내보냈다. 칭다오(靑島)해사국은 22일부터 26일까지 칭다오에서 롄윈강(連云港)에 이르는 동쪽 서해에서 훈련을 벌인다고 밝혔다.
하이난(海南)해사국은 24일부터 29일까지 하이난다오(海南島) 동남해역에서, 또 광둥(廣東)해사국은 역시 같은 기간 광둥성 동쪽 해역의 남해에서 실탄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벌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칭다오해사국은 22일 12시부터 26일 12시까지 칭다오와 롄윈강 동쪽 바다에서 중대한 군사훈련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망 캡처]

탕산(唐山)해사국은 발해 해역에서의 실탄사격 훈련이 24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실탄이 오가는 실전 훈련으로 무려 한 달이 넘는 기간 훈련 수역으로 들어오지 말 것을 경고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군사평론가 쑹중핑(宋忠平)은 중국의 실전 훈련을 “대만을 겨냥한 군사투쟁 준비”로 해석했다. 대만의 남북에서 훈련했다는 건 대만 전역을 군사훈련의 장소로 보고 있는 의미라고도 했다.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은 ’일각에서 중국 해방군이 훈련만 할 뿐 실제론 행동을 취하지 않아 소용이 없다는 말은 틀린 것“이라며 ’위협만으로도 상대를 굴복시키는 게 최상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전쟁에 대비한 훈련이지 보여주기 훈련”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24일 “일각에선 해방군이 훈련만 할 뿐 실제론 행동을 취하지 않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시진은 “군대의 가장 큰 역할은 무력 위협이며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싸우지 않고도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인 압박을 통해 굳이 전쟁을 하지 않아도 대만이 독립을 추구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 행동을 막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동해함대의 훈련 모습. 중국 동부전구는 대만해협은 물론 대만의 남북, 즉 위와 아래를 모두 협공하는 실전 훈련을 벌였다. [중국 CCTV 캡처]

한편 홍콩 명보(明報)는 24일 대만군이 이 같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동시 다발적인 군사적 압박에 대해 “최후의 한 명까지 싸워 적군이 감히 한계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中, 4개 바다서 동시다발 실탄훈련···대만 겨냥 군사투쟁 준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