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張家界) 사람이 태어나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장가계(張家界)의 절경을 비유한 중국인의 노랫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중국 후난(호남)성 서북부에 위치한 장가계의 공식명칭은 ‘무릉원’.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하는 무릉도원에서 따왔다. 수려한 산세와 계곡, 기암괴석과 동굴이 빚어낸 원시자연이 영락없이 무릉도원을 닮았기 때문이다. 한 폭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비경은 보는 이의 넋을 빼놓을 정도. 꿈 속 세상이 아닌 현세의 무릉도원이다.
장가계는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 BC200년께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 채고 도망쳐 정착한 곳이 바로 토가족이 살던 장가계다.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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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지도를 살펴보면서 장가계의 위치도 알아보자. 장가계는 중국 최대의 호수인 동정호의 남쪽에 있는 호남(허난)성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호남성의 주도시는 장사(長沙)로서 인구 580만에 이르고 이 곳으로부터 약400km서쪽에 고속도로로 3시간 반 거리에 있는 장가계시는 인구 약160만으로 10년전까지만해도 볼품없는 소도시였는데, 1982년에 장가계가 중국최초로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이 되었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등록된 후 끊임없이 발전되어 지금에 이르렀다고한다.
대구에서 장사시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10분이 걸렸고, 장가계시에도 지방공항이 있긴하지만 국제공항이 아닌지라 우리나라에서는 상해를 거쳐 장사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서쪽으로는 쿤밍(곤명,昆明)이 있고 위쪽으로는 진시황능과 병마총으로 유명한 씨안(서안,西安)과 더 위쪽으로 베이징(북경,北京)과 톈진(천진,天津), 동쪽으로 칭다오(청도,靑島) 상하이(상해,上海), 내륙으로 명나라의 도읍지였던 난징(남경,南京)과 황산(黃山)이 있고, 멀리 남쪽으로는 광쬬우(광주, 廣州) 홍공(香港) 마카오(澳門)가 있다. 또다시 서쪽으로 그 유명한 구이린(계림,桂林)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의 성(省)이름을 정하는 방법도 간단하고 재미있다. 호남성은 동정호의 남쪽에 있다고하여 호남성이 되었고 동정호의 북쪽은 호북성이다. 큰 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강동성이요, 서쪽은 강서성이고 산맥을 중심으로하여 동쪽은 산동성이고 서쪽은 산서성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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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관광의 교통은 일단 무릉원매표소까지는 각 그룹별버스를 이용하고 그 다음부터는 셔틀버스가 무료로 운행되고있다. 색깔별로 구분된 노선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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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식사를 7시에 호텔식으로 하고 7시 30분에 장가계를 향했다. 약 400km고속도로는 완전 개통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기에 비교적 깨끗하고 중앙분리대의 나무들도 싼 인건비를 동원해서인지 잘 정돈되어 있었고 차량 통행도 거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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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창 밖으로 펼쳐지는 정형적인 시골풍경으로 건물은 거의 규격화 되어있고 띄엄 띄엄 떨어져 있는 것이 우리나라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 형태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사람들은 원래부터 모여서 살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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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와 물세가 심상치 않은 것을 보니 이제 장가계가 거의 가까워 졌는가보다. 강넘어 중간 아주 저 멀리 바위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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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장가계시로 진입한다. 사진으로 보았던 낯익은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다가온다. 천문산과 장가계 일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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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국식당에서 삼겹살로 점심부터 먹었다. 돼지고기는 의외로 우리것보다 훨씬 맛있다. 우리나라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다녀가는지 왠만한 가게는 거의 한글을 병용하고 있고 종업원들도 간단한 우리말로 "마시께 드세요..."를 번번이 외친다.
김치는 흉내만 냈을 뿐 허벌렁한 배추에 쌈된장과 나오는 상추는 히마리가 없긴하여도 삼겹살이 맛이있는데 어찌 소주가 빠질 수 있으랴. 일행 16명중 우리가 거의 연장자인지라 가이드를 시켜서 중국소주를 주문하였다. 500ml한병에 우리돈으로 1,500원, 56도의 짜릿한 맛이 거의 잡내도없이 맛이 깨끗하다. 우리가 가지고 간 참소주보다 오해려 내 입에는 더 좋다. 잠시 취기가 올랐다가 곧 사라지는 것도 중국 독주의 매력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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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원의 백미는 해발 2084m의 천자산(天子山). 2km에 걸친 케이블카가 설치되기 전까지 발품을 팔아 3500개의 계단을 올라야 비경을 담아 올 수 있었던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있노라면 협곡과 원시림, 수천 개의 석봉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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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되나보다'하는 실감이 나고 케이블카 아래를 내려다보면 깊이를 알 수없는 천길 낭떠러지에 오금이 저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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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닥 줄에 동동 매달려있는 우리의 처지가 한 갓 보잘 것 없는 존재인 것같이 느껴지고 위험도 염려되지만 프랑스기술에 몸을 마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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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는 산이 아니었다. 사진만 보면 이게 무슨 엉뚱한 소리냐고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장가계는 먼 옛날엔 평평한 땅이었다. 3억8000만년 전 해저가 융기하면서 생겨난 장가계는 사암의 평평한 땅이 오랜 세월 풍화작용을 거쳐 규암으로 굳어져 지금의 모습으로 변한 것. 두 명이 마주앉아 바둑을 두기에 적당할 정도의 ‘평지’를 머리에 얹은 봉우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통 봉우리가 화강암으로 된 우리와 달리 장가계는 부서지기 쉬운 흙으로 돼 있었던 모양이다. 비바람에 씻기고 파여서 이런 모습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가계 봉우리들의 높이는 거의 비슷하다. 평균높이는 400m안밖이란다. 저 멀리 있는 산은 너무나 평범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고 지금도 새로운 봉우리들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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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필봉(御筆峰)은 진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이 쓰던 붓을 천자를 향해 던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바위봉우리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모습이 기이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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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선녀헌화(仙女獻花)라 이름 붙혀진 봉우리를 포함한 풍경. 좀 더 줌인 해보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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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가 꽃바구니를 들고 있는 모습같다고해서 선녀헌화(仙女獻花)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그럴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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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룡공원은 모택동과 함께 중국을 세운 10대 장성 중 하나인 허룽(賀龍)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이며, 그의 동상높이는 6.5m 무게 9톤으로 중국에서는 제일 큰 동상이란다. 밑에는 그가 타고다녔던 애마가 함께 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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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계의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이제부터 보기 지겨울정도로 아찔한 봉우리들이 발아래 3,000여개나 이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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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길 난간에 왠 자물통이냐...!! 사랑하는 연인끼리 여기에 와서 사랑을 언약하는 자물통을 채우고는 자물쇠를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천길 낭떠러지에 던져 버린단다. 영원한 ♡^♡의 결속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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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교이다. 워낙 깊어서 카메라앵글을 잡기가 힘들다. 자세히 보며는 두봉우리가 아취형태로 연결되어 있고 그 밑으로의 깊이는 약 300m나 된다고하니 사실 몸둥아리를 난간밖으로 내어서 사진찍기가 무서웠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 처럼 구경하는 코스가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전망이 좋은 곳마다 잠시 머물며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나는 번번이 난간을 흔들어보고야 만 안심을 할 수 있었다. Made in China를 어떻게 믿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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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교를 넘어면 저기로 간다. 다시 돌아와야 하기에 그냥 여기서 지나쳤다. 사진찍기에 바빠서 항상 꼴찌다. 가이드도 재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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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봉이란다. 키하고 덩치크기가 조금씩 달라서 이름과 어울린다. 하지만 키는 어느봉이나 비슷하다. 이유는 좀 전에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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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대(迷魂臺)에서 바라본 풍경들이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나도 정신이 혼미하다. 그냥 구경만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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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8천만 년에 걸친 융기·풍화·침식작용이 장가계를 오늘날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무른 흙더미는 비바람에 쓸려나가고 바위 덩어리만 남아 봉우리가 됐다. 억겁의 세월이 봉우리를 하나하나 깎아 세운 셈이다. 암봉은 장기알을 쌓아 올린 것처럼 위태롭고, 피뢰침처럼 수직으로 꽂혀 있다. 윗부분이 넓고 산 아랫부분이 가늘어 쓰러질 것 같은 봉우리도 있다. 어떤 봉우리엔 구멍이 났고, 어떤 봉우리는 사람이나 거북 모양으로 생겼다. 키 작은 청솔이 자라는 봉우리도 있다. 해발은 1,200m 정도. 암봉은 대부분 수직으로 400m 안팎이다.<또 다른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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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있는 계단길과 그 끝에서 사진찍는 사람도 쬐그맣게 보인다. 난간끝에 가서 밑은 내려다 보지마라. 魂迷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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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룡 에리베이트, 저런 곳에 어찌 에리베이트를 만들려고 생각을 했을까. 높이 326m로서 전망용으로 3개가 오르내린다. 2분간동안 내려오면서 2/3정도 내려오면 나머지는 바위를 뚫고 바닥에 도착한다. 내려오는 재미보다는 올라가는 재미가 몇배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가 지나온 코스를 거꾸로 여기서 시작하는게 더 정규코스란다. 일반 에리베이트처럼 갇혀서 올라가다가 갑자기 확 트이는 풍경에 모두들 환성을 지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어찌되었던 300여m를 걸어서 내려오는 무르팍 수고를 들어준다. 이 에리베이트는 독일기술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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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편계곡입구에서 다시 올려닫 본 봉우리들, 이제는 봉우리도 지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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